디자인 QA
Design QA
관행
개발이 끝난 화면을 시안과 나란히 놓고 어긋난 곳을 찾아 고치도록 넘기는 검수 절차입니다.
등장 배경
넘기는 것까지는 잘 됐는데 나온 것을 아무도 확인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디자이너는 시안을 넘긴 시점에 그 화면에서 손을 떼고 다음 화면으로 갔고, 개발자는 받은 대로 만들었다고 생각했고, 배포는 그대로 나갔습니다.
문제는 어긋남이 작다는 데 있습니다. 여백 24로 적힌 자리가 20으로 나오고, 글자 크기 14가 13으로 나오고, 회색 하나가 한 단계 옅게 나옵니다. 화면 한 장에서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런 화면이 스무 장 쌓이면 제품 전체가 시안과 조금씩 다른 상태가 되고, 그때 가서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 되짚기는 어렵습니다.
페이지덱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민서가 배포된 문서 공유 화면을 열어 보고 "이거 제가 준 거랑 다른데요" 라고 말했는데, 태오는 시안대로 만들었다고 답했습니다. 둘 다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민서가 본 것은 여백과 글자 크기였고 태오가 맞춘 것은 배치와 기능이었습니다. 무엇을 맞춘 것으로 볼지가 합의된 적이 없었습니다.
디자인 산출물의 전달 단계는 셋으로 나뉩니다. 값을 적고, 넘기고, 맞는지 봅니다. 디자인 QA는 그 마지막 칸이고, 앞의 둘을 아무리 잘해도 이 칸이 비어 있으면 4씩 어긋난 여백이 그대로 배포됩니다.
진행 순서
시안과 실제 화면을 나란히 띄워 놓고 위에서 아래로 훑는 것이 전부입니다. 다만 훑는 순서와 적는 방식이 정해져 있어야 두 번째 회차가 빨라집니다.
- 대상과 환경을 정합니다. 어느 화면 묶음을 보는지, 어떤 브라우저와 화면 폭에서 보는지, 다크 모드도 보는지를 먼저 적습니다. 환경을 안 정하면 민서는 노트북에서 보고 태오는 외부 모니터에서 보면서 서로 다른 것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 정해진 순서로 훑습니다. 배치가 맞는지, 간격과 크기가 맞는지, 색과 서체가 맞는지, 그다음에 상태를 봅니다. 상태란 목록이 비었을 때, 제목이 아주 길 때, 불러오는 중일 때, 요청이 실패했을 때의 화면입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걸립니다. 정상 화면은 시안이 있지만 이 넷은 시안이 없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 어긋난 곳을 목록으로 적습니다. "버튼이 좀 이상해요" 가 아니라 "문서 목록 화면, 저장 버튼 위 여백 24여야 하는데 20입니다" 처럼 위치와 두 값을 함께 적고 스크린샷을 붙입니다. 피그마 같은 도구가 시안 값을 읽어 주므로 값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 심각도를 나눕니다. 배포 전에 고쳐야 하는 것, 이번 주 안에 고칠 것, 나중에 볼 것 셋이면 충분합니다. 전부 같은 무게로 던지면 개발 쪽은 결국 쉬운 것부터 합니다. 긴 제목이 잘려 읽을 수 없는 것은 앞칸이고, 1픽셀 차이는 뒷칸입니다.
- 고친 뒤 다시 봅니다. 항목을 닫는 사람은 고친 사람이 아니라 올린 사람입니다. 이 규칙이 없으면 고쳤다고 표시된 항목이 실제로는 절반만 고쳐진 채 닫힙니다.
남은 항목은 개발 쪽이 쓰는 이슈 도구에 그대로 남깁니다. 같은 항목이 회차마다 되풀이되면 그건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디자인 시스템에 그 값이 없다는 뜻이라, 고칠 곳은 화면이 아니라 시스템입니다.
참여자와 시점
기본은 둘입니다. 화면을 그린 디자이너와 그 화면을 만든 개발자가 같은 자리에 앉습니다. 판정은 디자이너가 하고, 고칠 수 있는지와 값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는 개발자가 답합니다. 셋째 줄에 접근성 확인이 붙는 팀도 있습니다. 글자 색과 배경 색의 차이가 충분한지, 마우스 없이 키보드만으로 버튼에 닿는지를 이 자리에서 함께 봅니다.
의견이 갈리면 지현이 들어옵니다. 디자이너는 고치자고 하고 개발자는 이번 배포에 넣기 어렵다고 할 때, 그 항목이 사용자에게 얼마나 보이는지를 기준으로 어느 칸에 넣을지 정합니다. 이 판단을 둘이서만 하면 대개 목소리 큰 쪽으로 기웁니다.
시점은 기능이 다 붙어 개발 환경에 올라간 뒤, 배포 이틀쯤 전입니다. 더 일찍 보면 아직 만들지 않은 부분을 어긋났다고 적게 되고, 더 늦게 보면 고칠 시간이 없어 목록만 남습니다. 화면이 많으면 한 번에 몰지 않고 묶음이 하나 완성될 때마다 끊어서 봅니다. 스무 장을 한 번에 보면 항목이 80개씩 나오고, 그 목록은 대개 열리지 않습니다.
실무 용례
"이번 주 배포 전에 디자인 QA 한 번 잡죠. 목록 화면이랑 공유 모달 두 개만요."
대상을 좁혀 검수 자리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디자인 QA 목록 올려 뒀어요. 위 세 개만 이번 배포에 부탁드리고 나머지는 다음 주에 봐도 됩니다."
심각도를 이미 나눠 놓았으니 전부 오늘 고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건 디자인 QA 항목이 아니라 새 요청이에요."
시안과 다른 게 아니라 시안 자체를 바꾸자는 말이니 이 자리에서 처리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은 배포 전날 오후에 민서와 태오가 30분씩 잡습니다. 한 사람은 시안을, 다른 사람은 개발 환경 화면을 띄워 놓고 같은 순서로 내려갑니다. 지난 분기에 이 30분에서 나온 항목이 평균 열두 개였고 그중 배포 전에 고친 것이 넷이었습니다.
숫자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되풀이되는 항목이 줄었다는 쪽입니다. 처음 두 달은 여백 값이 매번 걸렸는데, 그 값들을 디자인 시스템에 넣고 나서는 같은 항목이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검수가 하는 일은 이번 배포를 고치는 것만이 아니라 같은 어긋남이 다음에 안 생기게 만드는 것입니다.
흔한 오해
디자인 QA를 디자이너의 트집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1픽셀을 두고 시비를 거는 자리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목록에 값 차이만 적혀 있으면 정말 그렇게 읽힙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자리에서 가장 많이 걸리는 것은 값이 아니라 빈 목록과 긴 제목과 오류 화면처럼 시안에 없던 상태들이고, 그건 누구의 취향 문제가 아니라 아직 아무도 설계하지 않은 화면입니다. 트집으로 여겨 이 자리를 없애면 사용자가 그 화면을 대신 발견합니다.
또 하나는 이 자리에서 더 나은 안이 떠오르면 그것까지 고친다는 생각입니다.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는 자리라 자연스럽게 생기는 일인데, 시안과 다른 것을 찾는 일과 시안을 바꾸는 일은 다릅니다. 검수 중에 시안을 바꾸면 개발 쪽은 무엇이 확정인지 알 수 없게 되고, 배포 전날에 새 작업이 들어옵니다. 떠오른 안은 따로 적어 두고 다음 회차의 디자인 리뷰로 가져갑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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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