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분석
Descriptive Analysis
방법
이미 일어난 일을 숫자로 요약해 지금 상태가 어떤지 보여 주는 분석으로, 다른 모든 분석의 출발점이 됩니다.
등장 배경
이름부터 짚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서 기술은 기술력의 그 기술이 아니라, 있었던 일을 적어서 서술한다는 뜻의 기술입니다.
이 말이 필요해진 자리는 기록은 쌓여 있는데 아무도 답을 못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입도 결제도 매일 기록에 남는데, 지난달에 몇 명이 가입했느냐고 물으면 방 안에서 세 가지 답이 나옵니다. 한 사람은 가입 버튼을 누른 수를, 한 사람은 이메일 인증까지 끝낸 수를, 한 사람은 기억을 말합니다.
그래서 회의는 늘 같은 자리에서 멈췄습니다. "요즘 팀 요금제가 잘 나가는 것 같아요" 와 "저는 오히려 줄었다고 느꼈는데요" 가 맞붙고, 둘 다 근거가 느낌이라 판정이 안 납니다. 30분을 쓰고 나서야 누가 숫자를 확인해 오기로 하고 회의가 끝납니다.
기술 분석은 이 자리를 먼저 정리하자는 것입니다. 원인을 찾거나 앞날을 점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한 벌의 숫자로 고정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면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원인을 모르면 예측은 숫자놀음이 됩니다.
사용 절차
셀 대상을 못 박고, 기간을 정해 뽑고, 견줄 기준과 나란히 놓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여섯 단계입니다.
- 답할 질문과 기간을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지난달 가입자 수와 유료 전환 수" 처럼 적어 두면 중간에 대상이 슬그머니 바뀌는 일을 막습니다.
- 셀 대상의 정의를 못 박습니다. 활성 사용자를 로그인한 사람으로 볼지, 문서를 하나라도 연 사람으로 볼지에 따라 값이 두 배씩 차이 납니다. 이 정의를 적어 두지 않으면 다음 달에 다른 사람이 다른 값을 들고 옵니다.
- 데이터를 뽑고 재료 상태를 봅니다. 값이 빈 행, 같은 사람이 두 번 들어간 행, 시험용 기록을 먼저 걸러 냅니다. 건너뛰면 사내 테스트 계정 서른 개가 신규 가입자에 섞입니다.
- 요약합니다. 합계와 비율을 내되 평균 하나로 끝내지 않습니다. 계정별 문서 수 평균이 34개인데 중앙값이 6개라면, 큰 계정 몇 개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고 실제 대부분의 계정은 6개 언저리라는 뜻입니다.
- 견줄 기준을 옆에 놓습니다. 지난달 4,120명이라는 숫자 하나로는 많은지 적은지 알 수 없습니다. 그 전달 3,900명, 작년 같은 달 2,700명을 나란히 두면 비로소 읽힙니다.
- 되풀이해 볼 값이면 대시보드에 올립니다. 매달 같은 계산을 손으로 다시 하면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값이 나옵니다.
여기서 나오는 결과물은 표 한 장이거나 그래프 몇 개입니다. 지난달 가입 4,120명, 그중 유료 전환 210명, 전환율 5.1퍼센트처럼 문장으로 읽히는 상태면 이 단계는 끝난 것입니다.
적합한 상황과 한계
현황을 같은 숫자로 맞춰야 할 때 씁니다. 월간 보고, 투자자에게 보내는 지표 요약, 매일 아침 확인하는 운영 지표가 모두 이 자리입니다. 어제 가입이 평소의 3분의 1이라는 사실을 아침에 알아채는 것도 기술 분석의 몫입니다. 원인은 모르지만 뭔가 있다는 신호는 여기서 먼저 나옵니다.
한계는 세 가지입니다.
- 왜 그런지는 답하지 못합니다. 전환율이 12퍼센트에서 8퍼센트로 떨어졌다는 사실까지가 이 분석의 끝이고, 어느 구간에서 떨어졌는지 들어가는 것은 진단 분석의 일입니다.
- 합쳐 놓은 숫자가 집단 차이를 감춥니다. 전체 전환율 9퍼센트가 실은 팀 요금제 21퍼센트와 개인 요금제 4퍼센트의 가운데 값이라면, 9퍼센트에 해당하는 사용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단계별로 쪼개 보려면 퍼널 분석, 시간축으로 보려면 리텐션 분석처럼 자르는 방식을 따로 고릅니다.
- 재료가 치우쳐 있으면 요약도 치우칩니다. 지금 쓰고 있는 고객에게만 만족도를 물어 평균을 내면 이미 떠난 사람이 떠난 이유는 영영 표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런 치우침을 생존 편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분석의 결과를 들고 나가기 전에 두 가지를 스스로 묻습니다. 이 숫자를 만든 사람들이 전체를 대표하는가, 그리고 이 숫자만으로 결정을 내려도 되는가.
실무 용례
"지난달 가입 4,120명, 유료 전환 210명입니다. 전환율은 5.1퍼센트고요."
원인이나 대책 없이 있었던 일만 정리해 내놓은 보고입니다.
"이건 기술 분석까지만 한 겁니다. 왜 떨어졌는지는 아직 안 봤어요."
숫자는 나왔지만 해석은 시작도 안 했다는 뜻입니다.
"평균 말고 중앙값도 같이 주세요. 큰 계정 몇 개가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아서요."
요약 방식 하나로는 분포가 가려진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의 월간 지표 회의가 이 분석으로 시작합니다. 지현이 가입 수, 유료 전환 수, 활성 워크스페이스 수, 해지 수를 지난 12개월과 나란히 놓은 표 한 장을 띄웁니다. 해석은 아직 붙이지 않습니다. 참석자 여덟 명이 같은 숫자를 보고 있게 만드는 것이 이 자리의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회의에서는 여기서 이상한 칸이 하나 나왔습니다. 활성 워크스페이스는 늘었는데 문서 생성 수는 줄어 있었습니다. 지현은 그 자리에서 원인을 추측하지 않고 다음 주에 쪼개 보겠다고만 적었습니다. 한 주 뒤에 요금제별로 갈라 보니 개인 요금제에서만 줄어 있었고, 그때부터가 다른 분석의 영역이었습니다.
흔한 오해
기술 분석을 쉬운 단계로 읽고 건너뛰려는 경우가 흔합니다. 숫자를 세는 일이라 기술적으로 어려울 게 없어 보이고, 원인이나 예측 쪽이 더 값어치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정의를 대충 잡으면 뒤의 모든 분석이 흔들립니다. 활성 사용자의 정의를 적어 두지 않은 채 원인을 파고들면, 두 달 뒤에 다른 담당자가 다른 정의로 같은 분석을 했을 때 정반대 결론이 나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 가릴 방법도 없습니다.
숫자가 나왔으니 원인도 알았다고 넘겨짚는 것도 자주 보입니다. 표를 보다 보면 눈에 띄는 칸이 생기고, 그 옆 칸과 붙여 읽으면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광고비를 늘린 달에 가입이 늘었으니 광고가 효과를 냈다는 식입니다. 같은 달에 경쟁 서비스가 요금을 올렸을 수도 있고 계절 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두 값이 함께 움직인 것은 상관관계이고, 한쪽이 다른 쪽을 일으켰다고 말하려면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면 다음 분기 예산이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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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