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널 분석

Funnel Analysis

방법

사용자가 거치는 단계를 순서대로 늘어놓고 칸마다 몇 명이 남는지 세어, 어디서 유독 많이 빠져나가는지 찾아내는 분석입니다.

등장 배경

제품이 기대만큼 안 팔릴 때 팀이 쥔 숫자는 대개 두 개뿐이었습니다. 이번 달 방문 4만 명, 유료 전환 210건. 그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전환율 0.5퍼센트라는 값은 결과만 말해 줄 뿐, 어디를 고쳐야 그 값이 오르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회의는 추측 대결이 됐습니다. 디자이너는 가입 화면이 복잡해서라고 하고, 마케터는 광고로 들어온 사람의 질이 낮아서라고 하고, 개발자는 로딩이 느려서라고 합니다. 셋 다 그럴듯하고 셋 다 근거가 없습니다. 결국 목소리가 큰 쪽 의견대로 한 달을 쓰고, 숫자가 안 움직이면 같은 대화를 다시 합니다.

퍼널 분석은 이 구간을 잘게 끊어 보자는 발상입니다. 4만과 210 사이에 화면 네댓 개를 세워 놓고 칸마다 사람 수를 세면, 4만이 210이 되는 일이 한 번에 터지는 사고가 아니라 여러 칸에서 조금씩 깎여 나가는 과정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어디서 유독 크게 깎였는지가 보이면 추측할 일이 줄어듭니다.

사용 절차

목표 행동을 하나 정하고, 거기까지 가는 단계를 순서대로 세운 뒤, 칸마다 사람 수를 세어 통과 비율을 앞뒤와 견줍니다.

  1. 목표 행동을 하나 고릅니다. 퍼널의 마지막 칸이 될 행동으로, 유료 결제와 첫 문서 생성 중 하나만 고릅니다. 둘을 같이 넣으면 어느 쪽 기준으로 사람을 세야 하는지가 칸마다 갈립니다.
  2. 그 행동에 이르는 단계를 순서대로 적습니다. 보통 네댓 칸입니다. 페이지덱의 무료 가입 퍼널이라면 홈페이지 방문, 가입 화면 진입, 가입 완료, 첫 문서 생성 순입니다. 목적까지 거치는 화면과 분기를 그려 둔 유저 플로우가 있다면 거기서 칸을 뽑아 옵니다. 너무 잘게 쪼개면 모든 칸이 조금씩만 깎여 어디가 문제인지 안 보입니다.
  3. 칸마다 사람 수를 셉니다. 단위는 행동 횟수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한 사람이 가입 화면을 세 번 들락거려도 그 칸에서는 1명입니다.
  4. 칸별 통과 비율을 냅니다. 앞 칸 대비 뒷 칸입니다. 4만, 5,000, 1,200, 700으로 이어지면 비율은 12.5퍼센트, 24퍼센트, 58퍼센트입니다. 전체 비율 1.75퍼센트도 적어 두지만 고칠 자리를 고르는 근거는 칸 사이 비율입니다.
  5. 유독 낮은 칸을 고릅니다. 가장 낮은 칸이 아니라 앞뒤보다 유독 낮은 칸입니다. 첫 칸의 12.5퍼센트는 구경만 하러 온 사람이 섞여 있어 원래 그런 자리입니다. 반면 가입 화면까지 온 사람의 24퍼센트만 계정을 만들었다면, 만들 마음으로 들어온 넷 중 셋이 나간 것이라 설명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지목된 칸을 퍼널 이탈 구간이라고 부릅니다.
  6. 같은 퍼널을 집단별로 다시 그립니다. 전체를 한 줄로 그리면 평균만 보입니다. 집단을 갈라 비교하는 세그먼트 분석을 겹쳐 유입 경로별로 그렸더니 광고로 들어온 사람의 가입 완료 비율이 8퍼센트, 검색으로 들어온 사람이 34퍼센트라면 손댈 자리는 화면이 아니라 광고입니다.

적합한 상황과 한계

길이 미리 정해져 있고 사용자가 그 순서대로 지나야 하는 흐름에 잘 맞습니다. 가입, 결제, 온보딩처럼 우리가 칸을 그려 둔 자리입니다. 반대로 아무 화면에서나 시작해 아무 데서나 끝내는 흐름, 이를테면 문서를 찾아 읽는 동선에는 칸을 세워 봐야 숫자가 뜻을 갖지 않습니다.

한계는 셋입니다.

  1. 어디서 나갔는지는 알려 주지만 왜 나갔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이유는 그 화면을 직접 써 보거나 떠난 사람에게 물어야 나옵니다. 찾은 자리를 실제로 고치는 일은 같은 유입에서 더 많은 전환을 만들어 내는 작업인 전환 최적화가 맡습니다.
  2. 정해 둔 길 밖은 보이지 않습니다. 요금 페이지와 도움말을 오간 뒤 나간 사람은 어느 칸에도 기록되지 않아, 정작 결정이 난 자리가 그림에 남지 않습니다.
  3. 한 번의 여정만 봅니다. 목표 행동에 닿은 뒤 그 사람이 다시 오는지는 다루지 않아, 돌아오는 정도를 시간축으로 보는 리텐션 분석이 그 자리를 맡습니다. 가입 비율만 올려 놓고 한 달 뒤를 안 보면 퍼널 숫자는 좋아졌는데 매출은 그대로인 분기를 맞습니다.

실무 용례

"퍼널 그려 봤는데 가입 화면에서 76퍼센트가 나가요."

가입 화면까지 온 사람 넷 중 셋이 계정을 만들지 않고 떠났다는 뜻이고, 이번에 손댈 자리가 그 화면이라는 제안입니다.

"이 숫자 세션 기준이에요, 사용자 기준이에요?"

한 사람이 여러 번 들어온 것을 몇으로 셌는지 묻는 말입니다. 기준이 다르면 같은 퍼널에서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달라집니다.

"전체 말고 유입 경로별로 쪼개서 다시 봐 주세요."

평균 하나로는 원인이 안 보이니 집단을 갈라 비교해 달라는 요청입니다.

페이지덱의 월요일 지표 회의에 자주 나오는 그림입니다. 유료 전환이 두 달째 제자리라는 말에 현우가 광고 예산을 올리자고 하면, 지현이 퍼널을 띄웁니다. 방문은 3만에서 4만으로 늘었는데 가입 완료는 1,200에서 1,210으로 거의 그대로입니다. 늘어난 1만 명이 가입 화면까지는 왔는데 계정을 만들지 않고 나갔다는 뜻이라, 예산을 두 배로 올려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비율로 샙니다. 그다음 대화는 그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민서가 입력 칸 아홉 개를 세어 보이고, 태오가 회사명과 직무는 나중에 받아도 되는 값이라고 말합니다. 퍼널이 답을 준 것은 아니고, 광고 이야기로 흘러갈 회의를 화면 이야기로 돌려놓았을 뿐입니다.

흔한 오해

가장 낮은 칸이 가장 큰 문제라고 읽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숫자가 제일 작으니 제일 심각해 보이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퍼널의 첫 칸은 원래 낮습니다. 방문자 대부분은 살 마음 없이 들어온 사람이라, 방문 대비 가입 12.5퍼센트는 고장이 아니라 그 자리의 정상값입니다. 이 함정에 빠지면 팀은 가장 안 움직이는 칸에 분기 내내 매달리고, 손대면 바로 오를 칸은 건드리지 못합니다.

퍼널 그림을 사용자의 실제 이동으로 믿는 것도 같은 종류의 오해입니다. 깔끔한 계단으로 그려지니 정말 저 순서대로 움직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정한 칸에 기록을 끼워 맞춰 줄을 세운 그림이라 동료가 보낸 링크로 중간에 들어온 사람도 같은 줄에 섭니다. 실제 동선으로 믿으면 아무도 밟지 않은 칸을 고치느라 시간을 씁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인가퍼널 분석과의 차이
마케팅 퍼널인지에서 구매까지 좁아지는 고객 단계 모형이쪽은 보는 틀이고 퍼널 분석은 그 틀에 숫자를 채워 읽는 작업입니다. 틀은 하나여도 제품마다 재는 칸은 다릅니다
경로 분석사용자가 실제로 지나간 화면 순서퍼널은 정해 둔 길을 얼마나 따라왔는지 재고, 경로 분석은 정해 두지 않은 길로 얼마나 샜는지 보여 줍니다
그로스 분석성장의 어느 부분이 막혀 있는지 숫자로 가려내는 일퍼널 분석은 그 일에 쓰는 여러 기법 중 하나입니다. 범위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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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