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한
Due Date
개념
작업 한 건을 언제까지 끝내기로 했는지 적어 두는 날짜로, 도구가 그 건을 지연이나 임박으로 가려낼 때 쓰는 값입니다.
등장 배경
할 일을 목록에 적어 두기만 하던 시절에는 목록이 길어질수록 쓸모가 줄었습니다. 서른 줄짜리 목록을 아침에 펼쳐 놓아도 어느 것을 오늘 해야 하는지가 목록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하면 되는 것 같지만, 위에 있는 건 먼저 적힌 것일 뿐이고 아래쪽에 다음 주 계약이 걸린 일이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급한 일은 목록이 아니라 사람 입으로 전달됐습니다. 누군가 자리로 찾아와 "그거 금요일까지예요" 하고 말하고 가면 그 말을 기억하는 사람만 날짜를 압니다. 기억한 사람이 휴가를 가면 날짜도 같이 사라졌고, 월요일에 "지난주에 됐어야 하는 건데요" 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약속이 없었던 게 아니라 약속이 기록된 자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기한은 그 말을 항목 안으로 집어넣은 값입니다. 날짜가 항목에 붙어 있으면 말한 사람이 자리에 없어도 남아 있고, 도구가 그 날짜를 읽어 목록을 다시 세워 줍니다. 무엇이 급한지를 사람의 기억이 아니라 데이터가 답하게 만든 셈입니다.
작동 방식
항목 하나에 날짜 하나를 적어 두면 도구가 오늘 날짜와 비교해 그 항목을 세 가지 상태 중 하나로 표시합니다. 아직 남았음, 오늘 또는 며칠 안, 이미 지남입니다. 목록을 날짜순으로 세우거나 "이번 주에 마감인 것만" 으로 걸러 보는 것도 이 값 하나로 돌아갑니다.
날짜를 적을 때 팀이 함께 정해 두는 것이 셋 있습니다.
- 누가 정하는지. 일을 넘긴 사람이 혼자 박으면 그건 기한이 아니라 요청입니다. 맡을 사람이 일의 크기를 보고 동의한 날짜여야 지켜집니다. 담당자가 비어 있는 항목에 날짜만 박혀 있는 경우가 흔한데, 맡은 사람이 없으니 그 날짜에 대해 답할 사람도 없습니다.
- 무엇을 뜻하는지. 그날까지 개발이 끝나는 것인지, 검수까지 끝나 배포된 상태인지를 정해 둬야 합니다. 같은 12일을 두고 한쪽은 코드가 올라간 날로, 다른 쪽은 고객이 쓸 수 있게 된 날로 읽으면 이틀이 통째로 어긋납니다.
- 옮길 때 무엇을 남길지. 날짜를 미루는 일 자체는 정상입니다. 다만 조용히 고쳐 놓으면 세 번째 연기인지 첫 연기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옮긴 이유를 한 줄 남겨 두면 같은 항목이 네 번 밀린 시점에 그 이유들이 한눈에 보입니다.
날짜 하나로는 진행 상황을 알 수 없다는 점도 알아 둘 만합니다. 기한은 끝나는 날만 말하고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워크플로 상태처럼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과 함께 봐야 뜻이 생깁니다. 기한이 내일인데 상태가 아직 할 일에 있으면 그건 늦은 것이고, 같은 날짜라도 상태가 리뷰 중이면 대개 지켜집니다.
쓰이는 곳
밖으로 한 약속이 걸린 항목에 주로 붙습니다. 고객 문의를 하나씩 끊어 등록한 티켓에는 응답 기한이 붙는데, 계약으로 약속한 서비스 수준인 SLA에 "문의 접수 후 24시간 내 1차 답변" 같은 조항이 있으면 그 시각이 그대로 날짜가 됩니다. 법이 바뀌어 특정 일자까지 화면을 고쳐야 하는 일, 광고가 나가는 날에 맞춰 열어야 하는 기능도 같습니다. 이런 항목은 팀이 일정을 조정할 수 없으니 날짜가 항목 안에 박혀 있어야 합니다.
안에서 잡은 일정에도 쓰이지만 층이 다릅니다. 개별 항목마다 날짜를 박는 대신 진척을 확인하는 중간 기준점인 마일스톤이나 사용자에게 내보내는 릴리스에 날짜를 두고, 항목은 거기에 매달아 두는 방식이 흔합니다. 그러면 기준점 날짜를 한 번 옮길 때 매달린 항목 마흔 개의 날짜를 하나씩 고치지 않아도 됩니다.
고정된 주기로 도는 팀은 기한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2주짜리 스프린트로 일하면 주기의 끝이 그 안에 담긴 모든 항목의 기한 노릇을 합니다. 여기에 항목마다 따로 날짜를 또 박으면 같은 말을 두 곳에 적어 두는 꼴이고, 주기가 하루 밀릴 때 마흔 개의 날짜가 전부 틀린 값이 됩니다. 이런 팀에서 기한은 주기 바깥의 약속에만 남습니다.
실무 용례
"이 건 기한이 왜 어제예요? 옮길 거면 이유를 코멘트로 남겨 주세요."
날짜가 지났는데 아무 기록이 없는 상태를 짚는 말입니다.
"기한은 12일인데 그날 배포까지 끝나는 건가요, 코드만 올라가는 건가요?"
날짜가 무엇의 완료를 뜻하는지 합의가 안 됐다는 뜻입니다.
"이건 기한 빼고 우선순위만 올려 주세요. 날짜 약속한 데가 없어요."
밖으로 한 약속이 없으니 날짜 대신 순서로 관리하자는 제안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기한이 붙는 항목이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스프린트 주기로 돌기 때문에 날짜 칸이 비어 있고, 수아가 기업 고객과 맺은 계약에 걸린 일과 현우가 광고 집행 날짜에 맞춰야 하는 일에만 날짜가 박힙니다. 태오는 보드에서 날짜가 있는 항목을 먼저 확인하는데, 그 칸이 대부분 비어 있어야 그 방법이 통합니다.
한동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든 항목에 날짜를 넣어 보던 분기에는 보드 절반이 붉게 물들었고, 그 뒤로는 아무도 빨간 표시를 보지 않았습니다. 지현이 날짜를 전부 지우고 밖으로 약속한 건에만 다시 붙이면서 표시가 다시 신호로 돌아왔습니다.
흔한 오해
모든 항목에 기한을 넣어 두면 일이 잘 굴러갈 것이라 여기기 쉽습니다. 날짜가 있으면 긴장이 생기고 없으면 늘어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반대로 움직입니다. 백 건 중 백 건에 날짜가 있으면 그중 서른 건은 늘 지나 있고, 지난 항목이 상시로 서른 개 보이는 화면에서는 사람이 빨간색을 그냥 배경으로 읽습니다. 그대로 두면 정작 계약이 걸린 한 건이 같은 빨간색에 섞여 눈에 띄지 않습니다. 날짜는 적게 붙일수록 세게 작동합니다.
기한을 우선순위와 같은 것으로 읽는 오해도 잦습니다. 둘 다 무엇을 먼저 할지에 관여하니 겹쳐 보입니다. 하지만 기한은 언제까지인지를, 우선순위는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합니다. 다음 주가 기한인 사소한 정산 작업과 날짜가 없는 결제 장애 수정 중에서는 뒤쪽을 먼저 잡아야 합니다. 날짜만 보고 순서를 정하면 급해 보이는 일이 중요한 일을 계속 밀어냅니다. 라벨이나 별도의 우선순위 값을 따로 두는 도구가 많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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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