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

Sprint

단계

쓸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기로 정한 고정 길이의 작업 주기로, 1주에서 4주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 계속 같은 길이로 돌립니다.

등장 배경

끝나는 날만 정해 두고 몇 달을 달리던 시절에는 중간에 무엇이 되고 있는지 볼 방법이 없었습니다. 6개월짜리 계획을 세우고 넉 달째에 처음 돌아가는 화면을 보는데, 그때 방향이 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넉 달치가 그대로 버려집니다.

계획이 오래 버티지도 않았습니다. 6개월 동안 시장도 경쟁 제품도 고객의 요구도 움직이는데, 문서에 적힌 범위는 첫 달에 정해진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요구가 끼어들고, 끼어든 것을 받으면 일정이 밀리고, 밀린 일정을 맞추려고 범위를 줄이다 보면 처음 세운 계획과 아무 관계없는 결과물이 나옵니다.

긴 일정을 같은 길이의 짧은 구간으로 자르는 방식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구간마다 쓸 수 있는 것을 남기면 넉 달을 버리는 일이 2주를 버리는 일로 줄어듭니다. 그리고 구간이 끝날 때마다 방향을 다시 볼 자리가 생깁니다.

구간의 특징

시작과 끝이 날짜로 못 박힌 구간이고, 그 안에서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이 갈립니다. 성질은 다섯입니다.

  1. 길이가 고정돼 있습니다. 한 번 2주로 정하면 계속 2주로 돌립니다. 한 스프린트를 며칠로 할지 정한 스프린트 주기를 매번 바꾸면 지난 주기의 실적을 다음 계획에 쓸 수 없습니다. 3주와 1주를 번갈아 돌리면 두 주기의 실적을 견줄 수 없습니다.
  2. 담은 것이 도중에 바뀌지 않습니다. 시작하고 나면 밖에서 새 일을 끼워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원칙이 팀에게 2주치 집중을 보장하고, 대신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다음 주기를 기다리게 만듭니다. 기다릴 수 없는 일이 매주 생기는 조직에서는 이 규칙이 가장 먼저 깨집니다.
  3. 한 문장짜리 목적이 붙습니다. 이번 주기에 이루기로 한 것을 한 문장으로 적은 스프린트 목표입니다. 항목 열두 개를 나열한 목록과는 다릅니다. 목록은 무엇을 하는지 알려 주고 목표는 왜 이번 2주를 그렇게 쓰는지 알려 줍니다.
  4. 안에 정해진 자리가 있습니다. 첫날에 무엇을 할지 고르는 스프린트 플래닝, 매일 같은 시각의 데일리 스크럼, 마지막 날 만든 것을 보이는 스프린트 리뷰, 그리고 같은 날 방식을 돌아보는 회고입니다.
  5. 각 자리에 시간 상한이 붙습니다. 정해진 시간을 넘기지 않기로 한 제한을 타임박스라고 하고, 2주 주기라면 플래닝 두세 시간, 데일리 15분, 리뷰와 회고 각 한 시간쯤입니다. 열 근무일 가운데 회의로 쓰는 시간이 반나절을 넘지 않게 잡습니다.

다음 구간의 조건

날짜가 되면 끝납니다. 일이 남아 있어도 구간을 늘리지 않는 것이 이 방식의 성질입니다. 한 번 늘리면 날짜가 근거를 잃고, 근거를 잃으면 이번 주기의 실적으로 다음 주기를 계획할 수 없습니다. 넘어가기 전에 셋을 정리합니다.

  1. 쓸 수 있는 상태로 남은 것을 확정합니다. 주기가 끝났을 때 실제로 쓸 수 있게 더해진 결과물을 인크리먼트라고 하고, 팀이 미리 합의한 완료 기준을 통과한 것만 여기 들어갑니다. 개발은 끝났고 검수가 남은 작업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2. 못 끝낸 작업을 다음 주기로 넘기고 이번 주기의 점수는 0으로 둡니다. 8짜리 작업을 90퍼센트 했다고 7점을 주면 매 주기 숫자가 실제보다 높게 잡히고, 그 부푼 값으로 세운 다음 계획이 다시 밀립니다. 넘어간 작업은 완료되는 주기에 8점을 온전히 받습니다.
  3. 회고에서 다음 주기에 바꿀 것 한두 개를 정합니다. 이 결정이 다음 플래닝의 입력이 되고, 이 자리를 생략하면 같은 문제가 매 주기 반복됩니다.

다음 주기에 얼마를 담을지는 지난 서너 주기의 실적 평균으로 가늠합니다. 그 평균값을 벨로시티라고 부르고, 32·30·34처럼 붙어 있으면 다음에 32 정도를 담는 계획이 섭니다. 12·40·25처럼 흩어져 있으면 평균 26은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습니다.

실무 용례

"이건 이번 스프린트에 못 넣습니다. 다음 주기 플래닝에서 보죠."

시작한 구간에 새 일을 끼워 넣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말입니다.

"3일 남았는데 목표에 닿을 것 같지 않아요. 범위를 줄일지 지금 정해야 합니다."

구간을 늘리는 대신 범위를 조정하자는 제안입니다.

"지난 세 주기 다 두세 건이 넘어갔어요. 담는 양을 줄여야 합니다."

넘어가는 작업이 반복되면 계획의 양이 잘못됐다는 신호라는 판단입니다.

페이지덱은 2주 주기로 돌립니다. 지현이 첫날 오전에 플래닝을 열고 목표 한 문장을 칠판에 적어 두면 2주 동안 그 문장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태오가 중간에 급한 요청을 받으면 지현에게 넘기고, 지현은 다음 주기로 미룰지 이번 목표와 바꿀지를 그 자리에서 정합니다. 마지막 날 오후에 리뷰와 회고를 이어서 하고, 회고에서 나온 한두 가지가 다음 첫날 플래닝의 첫 안건이 됩니다.

흔한 오해

스프린트를 전력으로 달리는 기간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름 자체가 단거리 질주를 뜻하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이 노리는 것은 반대쪽입니다. 매 주기 같은 양을 꾸준히 내놓을 수 있는 속도를 찾는 것이고, 그래서 실적 평균을 근거로 담는 양을 정합니다. 야근으로 한 주기를 밀어 올리면 그 주기의 숫자가 부풀고, 다음 계획이 그 부푼 값으로 세워집니다. 두세 주기 뒤에는 같은 야근으로도 못 채우는 상태가 되고 팀은 매 주기 실패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주기를 짧게 하면 빨리 만든다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2주를 1주로 줄이면 결과가 두 배로 빨리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기 길이가 정하는 것은 만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되짚는 간격입니다. 1주로 줄이면 열 근무일에 한 번 열던 회의를 다섯 근무일에 한 번 열게 되어 회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두 배가 되고, 1주 안에 끝나는 크기로 작업을 쪼개는 데 따로 시간이 듭니다. 짧은 주기가 맞는 자리는 방향이 자주 바뀌는 일이고, 요구가 안정된 일에서는 2주나 3주가 대개 낫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인지스프린트와의 차이
그로스 스프린트짧은 주기로 실험을 돌리는 운영 리듬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설을 검증하는 주기입니다. 끝에 남는 것이 쓸 수 있는 기능이 아니라 실험 결과여서, 완료 기준도 배포가 아니라 판정입니다
디자인 스프린트닷새 안에 문제 정의부터 검증까지 끝내는 집중 워크숍반복해서 도는 주기가 아니라 한 번 여는 행사입니다. 닷새라는 길이가 고정돼 있지만 다음 닷새가 이어지지 않고, 목적이 결과물 인도가 아니라 방향 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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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