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Epic

산출물

여러 개의 작은 요구로 쪼개져야 착수할 수 있는 몇 주짜리 작업 덩어리로, 분기 계획과 이번 주 개발 사이를 잇는 층입니다.

등장 배경

앞으로 만들 후보를 우선순위대로 모아 둔 목록이 제품 백로그입니다. 이 목록을 한 가지 굵기로만 적으면 반드시 한쪽이 망가집니다.

전부 잘게 적으면 목록이 300줄이 됩니다. 결제와 관련된 항목이 그중 40줄쯤 흩어져 있는데, 위에서부터 읽어도 지금 결제를 고치는 중인지 아닌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분기 계획 자리에서 규원이 "이번 분기에 결제는 어떻게 되는 거죠" 하고 물으면 답하는 데 화면을 열 번 넘겨야 합니다.

반대로 전부 크게 적으면 목록은 열 줄로 줄어드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결제 개선" 한 줄을 받은 태오가 물을 것은 하나입니다. 무엇부터 만들까요. 카드 등록인지 환불 처리인지 영수증 발송인지가 그 줄에는 없습니다. 크기를 매길 수도 없어서 이번 주기에 담을지 말지도 정하지 못합니다.

에픽은 이 사이에 층을 하나 더 넣어 만든 자리입니다. 한 줄로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크고, 쪼개면 이번 주에 손댈 수 있을 만큼 작습니다. 목록을 읽는 목적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같은 일을 두 가지 굵기로 동시에 적어 두기로 한 것입니다.

구성 항목

에픽 한 건에 적히는 칸은 다섯 개입니다. 쪼개진 조각에는 없고 에픽에만 있는 칸이 섞여 있습니다.

  1. 제목. 목록에서 한 줄로 보이는 이름입니다. "결제 개선" 처럼 넓게 적으면 두 달 뒤에 그 줄이 무엇을 가리켰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카드 등록 후 재입력 없이 결제" 정도까지 좁힙니다.
  2. 배경. 왜 필요한지를 적습니다. 요청한 사람과 그 요청이 나온 자리를 함께 남겨 두면 나중에 순서를 다시 볼 때 근거가 됩니다. 수아가 3월에 기업 고객 미팅에서 들은 말이라는 한 줄이 그런 기록입니다.
  3. 완료 조건. 무엇이 되면 이 에픽이 끝인지를 적습니다. "카드를 등록한 사용자가 다음 결제에서 번호를 다시 입력하지 않는다" 처럼 됐는지 안 됐는지를 한 번에 판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에픽에서 가장 자주 비는 칸이기도 합니다.
  4. 쪼갠 목록. 이 에픽이 어떤 조각으로 나뉘는지를 답니다. 조각 하나하나는 사용자 관점 한 문장으로 적은 유저 스토리 형태가 보통입니다. 이 칸이 비어 있으면 아직 착수할 수 없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5. 크기. 몇 주짜리인지를 적습니다. 에픽 자체는 한 주기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정확한 숫자보다 몇 주 규모인지가 쓸모 있습니다. 쪼갠 뒤에 조각마다 다시 크기를 매깁니다.

더 길게 써야 할 내용은 에픽 안에 밀어 넣지 않습니다. 화면 흐름과 예외 처리까지 적어야 하면 PRD를 따로 만들고 에픽에는 그 문서로 가는 길만 남깁니다. 에픽은 읽는 문서가 아니라 목록의 한 줄입니다.

작성자와 독자

쓰는 사람은 목록의 순서를 정하는 사람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지현이 씁니다. 다만 혼자 완성하지는 않습니다. 쪼갠 목록은 태오와 함께 채우고, 화면이 걸린 에픽이면 민서가 배경 칸에 지금 화면의 문제를 적어 넣습니다. 등록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오히려 여러 곳에서 들어오는 편이 낫지만, 순서를 정하는 손이 둘이면 목록이 두 개인 것과 같아집니다.

읽는 사람은 넷으로 갈리고 보는 칸도 서로 다릅니다.

  1. 개발과 디자인은 쪼갠 목록과 완료 조건을 봅니다. 이번 주기에 무엇을 담을지가 거기서 나옵니다.
  2. 세일즈와 고객 성공은 제목과 순서만 봅니다. 수아가 고객에게 "그 기능은 다음 분기에 봅니다" 라고 답할 근거가 이 두 칸입니다.
  3. 경영진은 위쪽 열 줄과 아래로 밀린 구간을 봅니다. 규원이 확인하려는 것은 무엇을 하는지보다 무엇을 안 하기로 했는지입니다.
  4. 나중의 자신도 독자입니다. 반년 뒤에 같은 요청이 다시 들어왔을 때 배경 칸이 비어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목적이 다르니 에픽 한 건은 위에서부터 읽는 사람과 이 항목 하나만 찾아온 사람 양쪽이 같이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제목 한 줄로 무엇인지 알게 하고, 열어 본 사람에게는 다섯 칸이 순서대로 보이게 두는 것이 그 방법입니다.

실무 용례

"이건 스토리가 아니라 에픽이에요. 한 스프린트에 안 들어갑니다."

크기를 잘못 잡았으니 쪼개고 나서 다시 가져오라는 뜻입니다.

"결제 에픽을 다섯 조각으로 쪼갰고 이번 주기엔 앞의 둘만 담을게요."

에픽 전체가 아니라 그 일부만 이번에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이 에픽 완료 조건이 비어 있어서 어디까지가 이번 범위인지 모르겠어요."

끝을 정하지 않은 항목이라 지금은 착수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두 주에 한 번 열리는 백로그 정리 자리에서 에픽이 주로 다뤄집니다. 지현이 위쪽 항목을 순서대로 열면 태오가 쪼갠 목록을 보고 빠진 조각을 짚고, 크기가 잡히지 않는 항목은 그 자리에서 나누다 시간을 다 씁니다. 그래서 손대는 범위는 위쪽 이삼십 건까지입니다. 아래쪽 에픽은 우선순위 결정에서 순서가 바뀔 확률이 높아 지금 다듬어 봐야 다시 다듬게 됩니다.

흔한 오해

에픽을 그냥 큰 작업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름이 크다는 뜻이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하지만 에픽은 크기가 큰 항목이 아니라 쪼개질 것을 전제로 만든 그릇입니다. 에픽 자체는 누구도 만들지 않습니다. 만드는 것은 조각이고, 에픽은 그 조각들이 같은 목적에서 나왔다는 사실만 붙들고 있습니다. 이 차이를 놓치면 에픽 하나를 통째로 한 사람에게 배정하는 일이 생기고, 몇 주 동안 진행 상황이 보이지 않다가 마감 직전에 절반만 됐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에픽을 다 끝내야 사용자에게 가치가 간다고 보는 것도 흔합니다. 그렇게 보면 여섯 조각을 전부 만든 뒤에 한 번에 내보내게 되고, 그 사이 두 달 동안 아무것도 확인하지 못합니다. 조각은 하나씩 나갈 수 있게 쪼개는 것이 원칙입니다. 카드 등록만 먼저 나가도 쓰는 사람이 생기고, 그 반응을 보고 나머지 다섯 조각의 순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크기에픽과의 차이
유저 스토리며칠에서 한 주기에픽을 쪼갠 조각입니다. 사용자 관점 한 문장으로 적고 그 자체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태스크하루에서 며칠스토리를 다시 실행 단위로 쪼갠 항목입니다. 사용자가 아니라 만드는 방법이 적힙니다
이니셔티브분기에서 반기에픽 여러 개를 묶는 위층입니다.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이루려는 상태가 적힙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 제품 백로그

    에픽이 어느 목록의 한 줄인지 먼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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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 바로 위층이라 둘을 같이 보면 층이 잡힙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