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셔티브
Initiative
개념
에픽 여러 개를 하나로 묶어, 분기나 반기 동안 이루려는 상태를 적어 두는 가장 큰 백로그 단위입니다.
등장 배경
백로그에 담긴 항목의 크기가 몇 주짜리에서 더 커지지 않으면 분기 계획 자리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백로그는 앞으로 만들 후보를 순서대로 모아 둔 목록인데, 여기에 몇 주짜리 덩어리만 40줄쯤 늘어서 있으면 그 목록을 놓고는 세 달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는 이런 장면이었습니다. 분기 계획 자리에서 대표가 "이번 분기에 뭘 하죠" 하고 물으면 담당자가 목록을 읽어 내려갑니다. 카드 등록, 환불 처리, 영수증 발송, 결제 실패 알림. 열 줄쯤 지나면 듣는 쪽은 각 줄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것들이 다 같은 이야기라는 것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열 줄이 사실 한 가지 일이었는데 그 한 가지를 가리키는 이름이 목록에 없었던 겁니다.
이니셔티브는 그 이름을 만들려고 둔 층입니다. 제품 백로그의 단위 갈래는 한 줄이 얼마나 큰 일을 가리키는지로 층을 나누는데, 이니셔티브가 가장 위이고 그 아래에 에픽, 그 아래에 유저 스토리, 맨 아래에 태스크가 놓입니다. 층을 나누는 이유는 순서를 정하는 시점과 만드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분기 계획은 큰 덩어리 열 개를 놓고 이야기해야 한눈에 들어오고, 이번 주 개발은 며칠짜리 항목으로 내려와 있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작동 방식
이니셔티브 한 줄에는 무엇을 만들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져 있어야 하는지를 적습니다. "결제 경험을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 가 이름이고, 그 아래에 카드 등록·환불 처리·영수증 발송 같은 에픽이 붙습니다. 에픽은 여러 조각으로 쪼개지는 큰 작업 덩어리로 대개 몇 주짜리이고, 그 아래로 내려가면 며칠 안에 한 사람이 끝낼 수 있는 태스크가 됩니다.
한 건에 들어가는 칸은 다섯입니다.
- 이루려는 상태 — 끝났을 때 무엇이 달라져 있는지를 문장으로 적습니다. "결제 실패로 이탈하는 사용자가 지금의 절반이 된다" 처럼 씁니다. 여기에 "결제 모듈 교체" 같은 수단을 적으면 그 수단이 틀렸을 때 이니셔티브 전체가 같이 틀린 게 됩니다.
- 왜 지금인지 — 이번 분기에 이걸 하는 근거입니다. 이 칸이 비어 있으면 두 달 뒤 다른 일이 급해졌을 때 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판단할 재료가 없습니다.
- 어떻게 확인할지 — 됐는지 안 됐는지를 가를 숫자나 조건입니다. 1번을 그대로 잴 수 있는 값이면 가장 좋고, 아니면 대신 볼 값을 적습니다.
- 기간 — 분기 하나나 반기 하나가 보통입니다. 세 달 안에 어림도 안 되는 크기면 두 개로 쪼갭니다.
- 딸린 에픽 — 이 상태에 닿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목록으로 붙입니다. 처음부터 다 알 수는 없어서, 시작할 때 서넛으로 두고 진행하며 늘리거나 지웁니다.
순서를 정하는 일은 이 층에서도 그대로 일어납니다. 다섯 개를 올려 두고 무엇을 먼저 할지 고르는 우선순위 결정은 이 층에서 자르는 편이 아래층에서 자르는 것보다 낫습니다. 에픽 단위로 자르면 결제 이니셔티브의 절반만 나가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기 쉽습니다.
쓰이는 곳
세 자리에서 쓰입니다. 첫째는 분기나 반기 계획 자리입니다. 회의에 들고 들어가는 목록이 다섯 줄이면 무엇을 안 하기로 했는지까지 한 화면에서 보입니다. 둘째는 제품 로드맵의 표시 단위입니다. 로드맵은 무엇을 언제쯤 만들지 보여 주는 계획표인데, 여기에 에픽을 늘어놓으면 보는 사람이 사십 줄을 읽어야 합니다. 셋째는 여러 팀이 걸린 과제를 한 이름으로 부를 때입니다. 결제 하나에 개발·디자인·고객 지원이 물려 있으면 팀마다 자기 목록을 갖게 되는데, 위에 이름 하나가 있어야 세 목록이 같은 일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반대로 이 층을 두지 않는 편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팀이 하나뿐이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제품에서는 이니셔티브와 에픽이 사실상 같은 줄이 됩니다. 층이 늘면 항목을 옮기고 이름을 맞추는 품도 같이 늘어나므로, 나눌 실익이 없으면 에픽까지만 둡니다.
실무 용례
"이건 에픽이 아니라 이니셔티브로 올려야 할 것 같은데요. 팀 세 개가 걸려 있어요."
한 팀이 몇 주 만에 끝낼 크기를 넘었으니 위층에서 다뤄야 한다는 제안입니다.
"이번 분기 이니셔티브는 세 개로 가고, 나머지는 다음으로 미룹니다."
분기에 담을 큰 덩어리의 수를 정하는 선언입니다.
"이니셔티브 설명에 '모듈 교체' 라고 적혀 있는데, 그건 방법이잖아요."
이 층에는 수단이 아니라 이루려는 상태가 와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분기가 시작되기 2주 전에 지현이 후보를 정리합니다. 지난 분기에는 결제 관련 항목이 목록 곳곳에 열두 줄 흩어져 있었는데, 그걸 "결제에서 막혀 나가는 사용자를 절반으로 줄인다" 라는 한 줄 아래로 모았습니다. 확인할 값은 결제 화면에 들어와 끝내지 못하고 나간 비율 하나로 잡았습니다.
규원이 이 한 줄을 보고 물은 것은 열두 줄이 다 필요하냐는 것이었습니다. 태오가 그중 넷은 실패 원인을 알아야 손댈 수 있는 항목이라고 답해서, 첫 6주는 실패 로그를 남기는 에픽 하나만 붙이고 나머지는 결과를 보고 정하기로 했습니다. 분기 중간에 딸린 에픽 목록이 여섯으로 바뀌었지만 위의 한 줄은 그대로였습니다.
흔한 오해
이니셔티브를 그냥 아주 큰 에픽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층이 하나 위라는 설명만 들으면 크기 차이로만 보이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하지만 두 층은 적히는 내용의 종류가 다릅니다. 에픽에는 무엇을 만드는지가 적히고 이니셔티브에는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가 적힙니다. 크기만 보고 만들 것을 그대로 크게 적으면 "결제 시스템 전면 개편" 같은 줄이 남는데, 이런 줄은 분기 말에 끝났는지 안 끝났는지를 아무도 판정하지 못합니다.
한 분기에 이니셔티브를 여러 개 올릴 수 있다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목록에 줄 하나를 더하는 일이니 부담이 없어 보이고, 하고 싶은 일이 많으면 다섯이나 여섯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 이 층의 한 줄은 분기 하나를 통째로 쓰는 크기입니다. 팀이 둘인 회사가 이니셔티브 다섯 개를 시작하면 분기 말에는 다섯 개가 전부 절반씩 진행된 상태가 되고, 사용자 쪽에서 보기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분기가 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한 줄에 적히는 것 | 이니셔티브와의 차이 |
|---|---|---|
| 에픽 | 무엇을 만드는지, 보통 몇 주 분량 | 이니셔티브 하나 아래에 여러 개가 붙습니다. 에픽은 끝나면 기능 하나가 나오고, 이니셔티브는 딸린 에픽이 다 끝나야 목표한 상태에 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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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