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링
Labeling
개념
메뉴와 항목에 어떤 이름을 붙일지 정하는 일로, 사용자가 찾는 것을 그 이름으로 알아보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등장 배경
제품 안의 갈래를 잘 나눠 놓고도 사용자가 목적지에 닿지 못하는 일이 생깁니다. 구조가 틀려서가 아니라 그 갈래에 붙은 이름이 사용자의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페이지덱을 처음 만들 때 팀 단위로 문서를 모아 두는 자리가 필요했고, 내부 회의에서는 그 자리를 줄곧 워크스페이스라고 불렀습니다. 그대로 메뉴에 올렸더니 가입 첫 주 사용자들에게서 같은 문의가 반복해서 들어왔습니다. 팀 문서를 어디서 보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그 사용자들이 찾던 화면은 워크스페이스 메뉴 뒤에 이미 있었고, 다들 그 글자를 보고도 자기가 찾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름을 잘못 붙이면 없는 기능이 됩니다. 분류가 맞고 화면도 다 만들어져 있는데 사용자는 맞는 문 앞에서 지나쳐 가고, 팀은 기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미 있는 것을 또 만들기 시작합니다. 레이블링은 이 손실을 막으려고 이름 짓기를 취향이 아니라 결정으로 다루는 일입니다.
작동 방식
이름을 고르는 순서는 다섯 단계입니다. 회의실에서 떠오른 말을 바로 쓰지 않는다는 점이 이 순서의 핵심입니다.
- 사용자가 쓰는 말을 모읍니다. 고객 문의에 적힌 표현, 제품 안 검색창에 실제로 입력된 검색어, 사용자 인터뷰 녹취가 재료입니다. 페이지덱 검색어 목록에서 워크스페이스는 한 달에 세 번 나왔고 팀 문서는 이백 번 넘게 나왔습니다.
- 한 층 안에서 형태를 맞춥니다. 같은 줄에 놓인 메뉴가 문서, 설정, 공유하기처럼 명사와 동사가 섞이면 읽는 사람이 무엇을 고르는 자리인지 매번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명사면 전부 명사로, 동작이면 전부 동작으로 통일합니다.
- 폭이 좁은 낱말을 고릅니다. 관리, 도구, 기타처럼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는 말은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넣을 것을 못 정했을 때 기타라는 이름이 붙는데, 그 이름이 붙은 순간 그 갈래는 계속 자랍니다. 이름이 넓을수록 나중에 그 안을 다시 나눠야 하는 시점이 빨리 옵니다.
- 시험합니다. 카드 소팅은 사용자가 항목을 직접 묶게 해서 어떤 기준으로 나누는지 보는 방법이고, 트리 테스트는 화면 없이 메뉴 이름만 보여 주고 특정 항목을 어디서 찾을지 짚게 하는 방법입니다. 후자가 이름 자체를 재는 데 맞습니다. 열 명 중 세 명만 맞는 갈래를 짚는다면 그 이름은 바꿔야 합니다.
- 정한 이름을 한 곳에 적어 둡니다. 제품 안 화면과 안내 메일과 고객지원 문서가 같은 자리를 다르게 부르면 사용자는 둘을 다른 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UX 라이팅을 맡은 사람이 관리하는 용어 목록에 이 결정을 올려 두고 이후 화면은 거기서 가져다 씁니다.
쓰이는 곳
이름을 정하는 자리는 메뉴만이 아닙니다.
내비게이션이 가장 눈에 띄는 자리입니다. 위쪽 메뉴와 왼쪽 목록에 적힌 다섯에서 일곱 개의 낱말이 제품의 구조를 사용자에게 보여 주는 전부입니다. 사이트맵에 그려 둔 나무의 각 마디에 무슨 이름을 달지가 여기서 결정됩니다.
버튼과 안내문도 같은 일을 합니다. 짧은 문구를 마이크로카피라고 하는데, 삭제 확인 창의 버튼을 확인이라고 쓸지 문서 삭제라고 쓸지에 따라 사용자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누르는지가 갈립니다. 취소 옆에 확인만 놓인 창에서는 어느 쪽이 지우는 쪽인지 문구를 다시 읽어야 합니다.
분류 체계의 각 마디에도 이름이 붙습니다. 택소노미가 항목을 어떤 계층으로 나눌지 정한다면 레이블링은 그 계층의 각 칸을 뭐라고 부를지 정합니다. 필터 항목도 마찬가지입니다. 상태라는 이름 아래 열린 문서와 잠긴 문서를 나열할지, 공개 범위라는 이름을 쓸지에 따라 사용자가 그 필터를 열어 보는 비율이 달라집니다.
검색 UX와도 맞물립니다. 사용자가 입력한 말과 제품에 적힌 말이 다르면 결과가 비는데, 이때 검색을 고치는 방법과 이름을 사용자의 말로 바꾸는 방법 둘 다 있습니다. 후자를 먼저 검토하는 편이 대개 낫습니다. 이름을 바꾸면 검색뿐 아니라 메뉴에서 찾는 사람도 같이 구제되기 때문입니다.
실무 용례
"이 메뉴 이름 내부 용어예요. 처음 온 사람은 못 알아봅니다."
팀 안에서만 통하는 말이 화면에 그대로 나갔다는 지적입니다.
"같은 걸 화면마다 다르게 부르고 있어요. 하나로 맞추죠."
이름 결정이 한 곳에 기록돼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름 후보 셋 놓고 트리 테스트 돌려 보고 정하죠."
회의에서 고르지 말고 사용자가 어느 쪽을 짚는지 재 보자는 제안입니다.
페이지덱은 워크스페이스 문의가 쌓인 뒤에 민서가 이름 후보를 셋 만들었습니다. 워크스페이스, 팀 공간, 팀 문서였습니다. 트리 테스트에서 열두 명에게 지난주 팀 회의록을 어디서 찾겠느냐고 물었더니 워크스페이스를 짚은 사람이 넷, 팀 문서를 짚은 사람이 아홉이었습니다.
바꾸는 데는 화면 하나를 고치는 것 이상이 들었습니다. 도움말 문서 열네 개, 가입 안내 메일 두 통, 고객지원 답변 양식에 그 낱말이 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현이 목록을 만들어 한 번에 바꿨고, 바꾼 뒤 한 달 동안 팀 문서를 어디서 보느냐는 문의는 열한 건에서 한 건으로 줄었습니다.
흔한 오해
이름 짓기를 취향 문제로 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정답이 없어 보이니 결정권자의 선호로 정하거나 회의에서 손을 들어 고르게 됩니다. 하지만 이름은 사용자가 맞는 자리를 짚는 비율로 잴 수 있는 값입니다. 재 보면 후보 사이의 차이가 두 배 넘게 벌어지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취향으로 고른 이름은 그 차이만큼의 사용자를 조용히 잃고, 잃었다는 사실이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습니다.
나중에 바꾸면 된다고 미루는 것도 흔합니다. 화면의 글자 하나라 고치기 쉬워 보이지만, 그 낱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제품 밖으로 번집니다. 도움말과 안내 메일에 적히고, 고객이 문의할 때 쓰는 말이 되고, 다른 팀이 만든 연동 문서에도 들어갑니다. 출시 직후라면 한 시간이면 끝날 변경이 일 년 뒤에는 며칠짜리 일이 되고, 그래서 대부분의 팀은 끝내 바꾸지 않은 채로 둡니다. 이름은 굳기 전에 정하는 편이 싸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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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