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프레미스
On-premise
도구
만든 회사의 서버에서 빌려 쓰는 대신 고객사가 직접 관리하는 서버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돌리는 방식입니다.
등장 배경
이 말은 반대편이 생긴 뒤에 만들어졌습니다. 예전에는 소프트웨어를 산다는 것이 곧 설치를 뜻했습니다. 회사가 서버실을 두고 거기에 프로그램을 깔아 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으니 따로 이름을 붙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클라우드로 빌려 쓰는 방식이 퍼지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접속만 하면 되는 제품이 흔해지자 "우리는 우리 서버에 깝니다" 를 한 단어로 말할 필요가 생겼고, 그 자리에 온프레미스가 들어왔습니다. 구내에 둔다는 뜻의 영어 표현을 그대로 가져온 말입니다.
그래서 이 용어는 제품을 설명할 때보다 계약을 협의할 때 더 자주 나옵니다. 영업이 "저희는 클라우드로 제공합니다" 라고 말하면 고객사 보안 담당자가 "온프레미스는 안 되나요" 라고 되묻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이 한 마디에 제품 구조, 가격, 지원 인력, 다음 분기 일정이 한꺼번에 걸립니다. 그 자리에서 답을 정하지 못하고 검토해 보겠다고 미루는 일이 잦은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해결하는 문제
고객사의 데이터가 회사 바깥으로 나가면 안 되는 상황을 풉니다. 이 조건은 취향이 아니라 대개 규정이나 심사 항목으로 박혀 있어서,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그 조건을 못 맞추면 계약 자체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걸리는 경우는 셋으로 나뉩니다.
- 망이 끊겨 있습니다. 보안 등급이 높은 조직은 업무용 컴퓨터가 외부 인터넷에 아예 닿지 않게 해 둡니다. 이런 곳에서는 접속형 제품을 쓸 방법이 없습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화면이 뜨지 않는 문제입니다.
- 규정이 데이터를 묶어 둡니다. 금융, 공공, 의료 쪽에는 특정 종류의 자료를 외부 사업자 서버에 두지 못하게 한 조항이 있습니다. 담당자가 허용하고 싶어도 감사에서 걸립니다.
- 심사가 오래 걸립니다. 엔터프라이즈 고객은 외부 서비스를 들이기 전에 보안 검토를 돌리는데, 여기서 SOC 2 같은 인증 자료를 요구하고 암호화 방식과 접근 권한을 줄줄이 확인합니다. 자기 서버에 설치하면 이 절차의 상당 부분이 사라집니다.
파는 쪽이 이 요청을 버리기 어려운 이유는 금액입니다. 이런 조건을 다는 고객은 대개 규모가 커서 계약 한 건이 수억 원대로 잡힙니다. 무료 플랜 사용자 수만 명보다 이 한 건이 매출에 더 크게 잡히는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대신 받는 쪽은 비용을 나중에 치릅니다. 고객사 100곳이면 서로 다른 환경 100벌이 생기고, 각자 다른 시기에 설치돼 버전이 갈라집니다. 접속형 제품에서는 한 번 고치면 모두에게 반영되는 문제가 여기서는 100번의 방문 업데이트가 됩니다. 사고가 나도 남의 서버라 로그를 바로 볼 수 없어서, 전화로 고객사 담당자에게 화면을 설명해 가며 원인을 찾습니다.
대안
전부 주거나 전부 거절하는 대신 중간 단계를 제안하는 것이 흔한 대응입니다. 고객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설치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가 남과 섞이지 않는 상태일 때가 많아서, 그 조건만 맞춰 주면 대화가 풀립니다. 자주 쓰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 싱글 테넌시를 엽니다. 고객사마다 서버와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띄워 주되 운영은 만든 쪽이 계속 맡습니다. 남의 데이터와 같은 저장소에 있으면 안 된다는 조건은 여기서 풀립니다. 운영을 넘기지 않으니 버전이 갈라지지도 않습니다.
- 고객이 지정한 지역이나 계정에 배포합니다. 고객사가 쓰는 클라우드 계정 안에 환경을 만들어 주는 방식입니다. 자료가 고객사 통제 아래 남는다는 점에서 설치와 비슷하게 읽히지만, 갱신은 원격으로 계속 처리할 수 있습니다.
- 그래도 안 되면 조건을 붙여 받습니다. 최소 계약 금액과 기간을 정하고, 지원 범위와 업데이트 주기를 계약서에 적고, 지원하는 버전의 수를 못 박습니다. 이 셋을 적지 않고 받은 첫 온프레미스 고객이 이후 몇 년간 개발 일정을 흔드는 일이 흔합니다.
멀티테넌시로 한 벌만 굴리는 회사가 갑자기 설치형을 받으면 조직이 먼저 흔들립니다. 설치와 갱신을 맡을 사람이 따로 필요하고, 그 사람은 제품을 개선하는 대신 고객사 서버를 돌봅니다. 화이트라벨처럼 겉모습만 바꿔 주는 요청과 성격이 다른 지점이 여기입니다.
실무 용례
"이 고객은 온프레미스 아니면 계약이 안 된대요."
제품 기능이 아니라 배포 방식 때문에 계약이 막혔다는 보고입니다.
"온프레미스로 나간 세 곳이 지금 다 다른 버전이에요."
설치형 고객이 늘면서 관리할 버전이 갈라졌다는 뜻입니다.
"설치까지는 어떻게 하는데 업데이트를 누가 갑니까?"
파는 시점이 아니라 그 뒤 몇 년의 운영 부담을 누가 지는지 묻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은 모든 고객을 한 벌의 시스템에 태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아가 가져온 공공기관 건이 외부 인터넷과 끊긴 망에서 써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고, 계약 규모는 그해 기업 고객 매출의 상당 부분에 해당했습니다.
규원과 태오와 수아가 모여 계산한 것은 매출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설치와 이후 업데이트에 붙어야 할 인원, 그 인원이 빠지면서 미뤄질 기능, 몇 년 뒤 버전이 셋으로 갈라졌을 때의 상태를 놓고 봤습니다. 결론은 싱글 테넌시로 먼저 제안하고, 망 분리 조건이 끝내 풀리지 않으면 최소 3년 계약과 연 2회 방문 업데이트를 조건으로 받는 것이었습니다.
흔한 오해
우리 서버에 두면 더 안전하다고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자료가 손닿는 곳에 있으면 안전해 보이니 자연스러운 생각입니다. 실제로는 보안이 저장 위치가 아니라 관리 수준에서 갈립니다. 클라우드 사업자는 보안 인력을 따로 두고 취약점 조치를 상시로 돌리지만, 고객사 서버실의 그 장비는 담당자가 바뀐 뒤 2년째 업데이트가 밀려 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위치만 보고 안심하면 정작 점검 주기와 접근 권한 관리가 빠진 채로 심사를 통과하게 됩니다.
설치해 주면 끝이라고 보는 것도 흔합니다. 계약서에 납품이라고 적히니 한 번의 작업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설치는 시작이고, 그 뒤로 보안 조치 반영, 기능 갱신, 고객사 환경에서만 나는 문제의 대응이 계약 기간 내내 이어집니다. 이 부담을 가격에 넣지 않고 판 첫 건이 나중에 팀 일정을 매 분기 흔드는 짐이 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어디서 돌아가는가 | 온프레미스와의 차이 |
|---|---|---|
| SaaS | 만든 회사가 운영하는 서버 | 고객은 접속만 하고 설치와 갱신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온프레미스는 그 서버가 고객사 쪽에 있어서 운영 책임도 함께 넘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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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