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
Typeface
도구
글자의 생김새를 한 벌로 규정한 디자인으로, 화면의 글자를 어떤 모양으로 보여 줄지 정할 때 고릅니다.
등장 배경
제품 화면에서 사용자가 마주하는 것의 대부분은 글자입니다. 어떤 글자로 보여 줄지 한 번 정해 두지 않으면 화면마다 다른 글자가 쓰이고, 지정하지 않은 자리에는 기기의 기본 글자가 대신 뜹니다.
페이지덱의 초기 화면이 그랬습니다. 문서 편집기와 설정 화면과 안내 메일의 글자가 서로 달랐고, 한 화면 안에서도 버튼과 본문이 달랐습니다. 같은 제품을 쓰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인터뷰에서 두 번 나왔지만 무엇이 다른지는 짚지 못했습니다. 더 분명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인증번호에서 숫자 0과 대문자 O가 구분되지 않아 잘못 입력했다는 문의가 한 달에 열 건 넘게 들어왔습니다.
해결하는 문제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몫이고, 화면들을 한 제품으로 묶는 것이 두 번째 몫입니다.
- 판독성입니다. 숫자 0과 대문자 O, 소문자 l과 숫자 1이 구분되는지 먼저 봅니다. 인증번호와 금액을 띄우는 제품에서는 이 구분 하나가 문의 건수를 바꿉니다.
- 일관성입니다. 한 벌을 정해 모든 화면과 메일에 같은 것을 쓰면 화면들이 한 제품으로 읽힙니다. 화면마다 다르면 사용자는 이유를 짚지 못한 채 어수선하다고 느낍니다.
- 위계를 만들 재료입니다. 한 벌 안에 굵기 단계가 몇 개인지 확인합니다. 본문과 소제목과 강조를 구분하려면 셋이 필요해서, 웨이트가 두 단계뿐인 서체는 제품 화면에 쓰기 어렵습니다.
- 인상입니다. 같은 문장도 어떤 글자로 쓰느냐에 따라 딱딱하게도 부드럽게도 읽힙니다. 다만 순서상 마지막입니다. 읽히지 않는 글자는 어떤 인상도 전달하지 못합니다.
한글을 쓰는 제품에서는 확인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한 벌에 들어가야 할 글자 수가 영문보다 많아 자주 쓰는 글자만 만들고 멈춘 서체가 흔합니다. 고르기 전에 사람 이름과 주소를 넣어 보면 드문 글자에서 모양이 무너지는지 드러납니다. 고른 서체가 사용자 기기에 없을 때 무엇으로 대신할지는 폰트 폴백에서 정합니다.
실무 용례
"이 서체는 0과 O가 똑같아서 인증번호 화면에는 못 씁니다."
판독성 확인에서 걸렸으니 다른 것을 고르자는 말입니다.
"웨이트가 두 개뿐이라 제목이랑 본문 구분이 안 됩니다."
굵기 단계가 부족해 위계를 만들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름에 흔치 않은 글자가 들어가면 모양이 깨지네요."
한글 글자 수가 덜 채워진 서체라는 뜻입니다.
민서가 서체를 정할 때 후보 넷으로 같은 화면을 네 번 만들었습니다. 고른 것은 결제 안내 화면이었고, 숫자와 영문 아이디와 한글 이름이 모두 거기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후보 둘은 0과 O가 구분되지 않아 그 자리에서 빠졌고, 남은 둘 중 굵기 단계가 넷 있는 쪽을 골랐습니다. 취향은 마지막 두 후보 사이에서만 작동했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