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 티어
Launch Tier
개념
이번 출시를 얼마나 크게 알릴지 미리 나눠 둔 등급으로, 등급마다 준비할 일의 양을 다르게 정합니다.
등장 배경
기능을 내보낼 때마다 같은 절차를 밟던 팀이 많았습니다. 버튼 문구 하나를 고치는 출시에도 도움말 문서를 갈아 끼우고, 사내 공지를 쓰고, 고객 응대 문답을 만들고, 관련 팀 네 곳의 확인을 받았습니다. 한 해에 200건을 내보내는 팀이라면 200번을 그렇게 합니다.
그러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먼저 사람들이 절차를 건너뛰기 시작합니다. 페이지덱도 처음에는 출시 준비 목록을 한 벌만 두었는데, 두 달이 지나자 다들 목록을 열어 놓고 항목을 전부 체크한 다음 넘어가게 됐습니다. 실제로 확인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바깥에서 벌어집니다. 사소한 변경까지 메일로 알리고 소개 글을 쓰면 고객은 그 발신자의 알림을 무시하는 법을 배웁니다. 정작 반년을 들여 만든 기능을 내보낸 날에도 열어 보지 않습니다. 알림의 값어치는 보낸 횟수에 반비례해서 떨어집니다.
런치 티어는 이 둘을 한꺼번에 막으려고 만든 장치입니다. 모든 출시를 똑같이 다루지 않겠다고 미리 선언하고, 어떤 출시를 크게 다룰지를 그때그때가 아니라 규칙으로 정해 둡니다.
작동 방식
등급을 보통 셋으로 나누고, 등급마다 반드시 하는 일을 미리 묶어 둡니다. 출시 건이 생기면 먼저 등급부터 정하고 그 등급에 딸린 묶음을 그대로 꺼내 씁니다.
- 1티어는 회사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말할 만한 출시입니다.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고객을 모아 놓고 설명하는 온라인 세미나인 웨비나를 열고, 별도 소개 페이지를 만들고, 영업이 쓸 자료까지 새로 씁니다. 한 해에 두세 번이면 많습니다.
- 2티어는 쓰던 고객이 알아차릴 만한 기능입니다. 제품 안 알림과 고객 메일, 도움말 문서 갱신, 그리고 내부 인에이블먼트까지 합니다. 내부 인에이블먼트는 세일즈와 고객 응대 팀이 그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두는 일입니다. 한 달에 두세 건쯤 나옵니다.
- 3티어는 나머지 전부입니다. 변경 이력을 시간순으로 쌓아 두는 체인지로그에 한 줄을 남기면 끝입니다. 버그 수정, 문구 정리, 속도 개선이 여기 들어갑니다.
등급을 가르는 기준은 팀마다 다르지만, 대개 세 가지를 봅니다. 이 출시로 영향을 받는 고객이 전체의 몇 퍼센트인지, 고객이 지금 하던 방식을 바꿔야 하는지, 그리고 이 기능 때문에 새로 계약할 사람이 있는지입니다. 세 가지 모두 해당하면 1티어, 하나도 걸리지 않으면 3티어입니다.
등급을 먼저 정하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티어가 정해지면 런치 체크리스트의 길이가 따라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런치 체크리스트는 출시 전에 끝나 있어야 할 항목을 적어 둔 목록인데, 1티어는 스무 개가 넘고 3티어는 두 개입니다. 반대로 목록부터 펼치면 모든 출시가 다시 같은 무게로 돌아갑니다.
쓰이는 곳
출시 일정을 정하는 자리에서 가장 먼저 오가는 말입니다. 어떤 기능을 언제 내보낼지 정하기 전에 몇 티어인지를 합의해야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준비할지가 정해집니다. 1티어로 정해진 순간 마케팅은 4주 전부터 일정을 잡아야 하고, 3티어면 전날에 알아도 됩니다.
런치 플랜을 짜는 자리에서도 이 등급이 입력값입니다. 런치 플랜은 출시 시점에 어떤 글과 어떤 메일을 언제 내보낼지 날짜별로 적은 문서인데, 티어가 없으면 이 문서를 매번 백지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분기 로드맵을 볼 때도 씁니다. 다음 분기에 1티어가 하나도 없다면 고객에게 내세울 이야기가 없다는 뜻이고, 반대로 1티어가 네 건이면 마케팅 인원이 감당하지 못합니다. 개수를 세는 것만으로 앞의 문제를 미리 봅니다. 1티어 하나에 붙는 준비가 사람 한 명의 3주치라면 분기에 두 건이 상한이고, 세 번째가 들어오는 순간 앞의 둘 중 하나는 2티어로 내려가거나 다음 분기로 밀립니다.
값을 매기는 자리에서도 등급이 쓰입니다. 유료 플랜에만 열어 줄 기능이라면 요금제 설명과 안내 메일이 함께 나가야 하므로 3티어로 조용히 내보낼 수 없습니다. 돈을 받는 조건이 바뀌는 출시는 규모와 상관없이 등급을 한 단계 올려 잡는 팀이 많습니다.
실무 용례
"이건 몇 티어로 갈까요? 저는 2티어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준비할 일의 양을 먼저 정하자는 말입니다. 기능 이야기가 아니라 일정과 인원 이야기입니다.
"1티어면 보도자료까지 나가야 해서 최소 3주는 필요합니다."
등급이 곧 마케팅의 준비 기간이라는 뜻입니다. 날짜를 당기려면 등급을 낮춰야 합니다.
"3티어인데 웨비나까지 하자고요? 그럼 티어를 올리세요."
등급에 딸리지 않은 일을 끼워 넣지 말라는 말입니다. 필요하면 등급 자체를 다시 정합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출시 두 주 전 회의에서 지현이 등급을 부르는 것으로 준비가 시작됩니다. 권한 관리 기능을 낼 때 지현이 2티어를 부르자 현우가 1티어를 주장했습니다. 기업 고객 계약에서 매번 막히던 항목이라 새로 계약할 회사가 실제로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등급이 올라가면서 출시일이 2주 밀렸고, 대신 보도자료와 소개 페이지가 붙었습니다.
반대 방향도 자주 일어납니다. 태오가 속도 개선을 내보내며 3티어를 부르면 그날 체인지로그 한 줄로 끝납니다. 아무도 서운해하지 않습니다. 등급이 낮다는 게 일의 값어치가 낮다는 뜻이 아니라는 데 합의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흔한 오해
등급을 기능의 중요도 점수로 읽는 일이 가장 흔합니다. 1이 3보다 위에 있으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하지만 이 등급이 재는 것은 고객에게 설명할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입니다. 데이터베이스를 통째로 갈아 치워 장애가 절반으로 줄어든 작업도 고객이 할 일이 없으면 3티어입니다. 중요도로 읽기 시작하면 개발팀은 자기 작업이 3티어로 불릴 때마다 등급을 올려 달라고 싸우게 되고, 등급 제도는 반년 안에 전부 1티어가 되면서 무너집니다.
등급을 나중에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입니다. 출시가 다가오면서 기능 범위가 줄거나 늘면 등급도 따라 움직입니다. 정해진 때에 다시 확인만 하면 됩니다. 바꿀 수 없다고 여기면 팀은 처음부터 안전하게 높은 등급을 부르고, 그러면 3주 준비 기간이 필요 없는 출시에도 3주가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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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