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Press Release
산출물
알리려는 사실을 기사에 가까운 형태로 정리해 기자에게 배포하는 문서로, 그대로 기사가 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등장 배경
회사에 알릴 일이 생겨도 그것을 바깥에 전할 통로는 오랫동안 없었습니다. 기자에게 연락해 설명하는 방법뿐이었는데, 기자 한 명이 하루에 받는 연락이 수십 건입니다. 전화로 15분씩 설명을 듣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은 읽을지 말지를 앞의 몇 줄에서 결정합니다. 페이지덱이 시리즈 A 투자를 알리려 할 때 현우가 쓴 첫 초안은 "저희는 협업의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 로 시작했습니다. 스무 곳에 보내 회신이 한 건도 없었습니다. 두 번째 초안은 "페이지덱이 8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로 시작했고 다섯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보도자료는 이 판단을 30초 안에 할 수 있게 만든 서식입니다. 기사에 필요한 것을 기사 순서대로 미리 정리해 줍니다. 기자가 새로 물어야 할 것을 줄이는 만큼 기사가 될 확률이 올라갑니다.
구성 항목
한 장 안에 여섯 가지가 들어갑니다.
- 제목. 일어난 사실 하나를 적습니다. "페이지덱, 회의록 자동 정리 기능 출시" 처럼 주체와 사건이 드러나야 합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새로운 시작" 같은 제목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 주지 않아 다음 줄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 첫 문단.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왜 했는지를 한 문단에 몰아 씁니다. 기자가 여기까지만 읽고 판단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사실이 첫 문장에 와야 합니다. 뒤로 갈수록 덜 중요한 내용이 오게 배치합니다.
- 본문. 첫 문단을 뒷받침하는 숫자와 맥락을 답니다. 사전 신청 회사가 1,200곳이라거나 기존 방식보다 회의록 정리 시간이 3분의 1로 줄었다는 식입니다. 형용사가 아니라 숫자를 씁니다.
- 인용문. 대표나 담당자의 말 한두 줄을 넣습니다. 사실이 아닌 의미 부여는 이 자리에 넣습니다. 본문에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이라고 쓰면 과장이 되지만, 인용문 안이면 회사의 견해로 읽힙니다.
- 회사 소개.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한 문단으로 적고 발표마다 같은 문단을 씁니다. 설립 시기, 구성원 수, 투자 이력 정도가 들어갑니다.
- 연락처와 자료. 담당자 이름과 전화번호, 메일 주소를 답니다. 로고와 제품 화면을 내려받을 수 있는 미디어 킷 주소도 함께 적습니다. 마감 두 시간 전에 이미지를 메일로 주고받게 되는 일을 이 한 줄이 막습니다.
길이는 A4 한 장을 넘기지 않습니다. 넘어가면 뒤쪽은 읽히지 않고, 읽히지 않을 내용을 넣느라 앞쪽이 밀립니다.
작성자와 독자
쓰는 사람은 홍보나 마케팅 담당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현우가 씁니다. 다만 혼자 완성하지 않습니다. 숫자는 그 일을 한 팀에서 확인받고, 대표 인용문은 규원이 직접 보고, 투자나 계약 금액이 들어가면 밝혀도 되는 범위인지 확인합니다. 발표 뒤에 숫자를 정정하는 일은 다음 발표의 회신율까지 떨어뜨립니다.
읽는 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독자가 대중이 아니라 기자라는 점입니다. 기자는 이 문서를 기사 재료로 읽습니다. 그래서 문장이 멋있는지보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몇 개인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대중은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읽습니다. 그 밖에 투자자, 채용 후보, 경쟁사도 읽습니다. 채용 페이지에 들어온 사람이 회사 이름을 검색했을 때 반년 전 보도자료가 나오는 경우가 흔해서, 그때 읽힐 것까지 감안해 씁니다.
배포는 아무에게나 돌리지 않습니다. 미디어 관계로 쌓아 둔 명단에서 우리 분야를 실제로 다루는 기자를 골라, 각자 관심 있을 각도로 보냅니다. 취재할 시간이 필요한 발표라면 며칠 전에 넘기고 엠바고를 걸어 보도 시각을 맞춥니다. 회사 홈페이지의 프레스 페이지에도 같은 문서를 올려 둡니다.
실무 용례
"보도자료 초안 왔는데 첫 문단에 사실이 하나도 없어요."
기자가 기사로 옮길 재료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 문장은 인용문으로 빼죠. 본문에 있으면 과장으로 읽힙니다."
회사의 견해와 확인 가능한 사실을 나누자는 제안입니다.
"목요일 10시로 엠바고 걸고 화요일에 넘기겠습니다."
기자에게 취재할 시간을 주고 보도 시각은 맞추자는 뜻입니다.
페이지덱이 회의록 자동 정리 기능을 낼 때 현우가 자료를 세 번 고쳤습니다. 첫 판은 기능 설명이 열두 줄이었고 숫자가 없었습니다. 두 번째 판에서 사전 신청 회사 수와 내부 시험에서 줄어든 회의록 정리 시간을 넣었습니다. 세 번째 판에서는 첫 문단을 한 줄로 줄이고 나머지를 뒤로 옮겼습니다.
보낸 곳은 명단에서 고른 다섯 곳이었습니다. 스타트업 소식을 주로 다루는 기자에게는 투자 이후의 성장 속도를 앞에 놓고, 일하는 방식을 다루는 기자에게는 회의 시간이 줄어든다는 쪽을 앞에 놓았습니다. 같은 사실을 담은 자료인데 앞줄만 바꿔 보낸 것입니다. 세 곳에서 기사가 나왔습니다.
흔한 오해
자료를 내면 기사가 난다고 여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보내는 쪽에서 보면 배포가 마지막 단계처럼 보이니 그렇게 읽힙니다. 하지만 실을지는 기자가 정하고, 그 판단은 이 발표가 독자에게 이야깃거리가 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새 기능을 냈다는 사실만으로는 대개 부족합니다. 그 기능이 얼마나 많은 회사의 무엇을 바꾸는지가 숫자로 붙어야 합니다. 발표할 것이 없는 달에 억지로 자료를 만들어 보내면 다음에 정말 알릴 일이 생겼을 때 그 메일이 먼저 지워집니다.
대중을 향해 쓰는 글로 보는 것도 흔합니다. 회사 이름이 들어간 공식 문서이니 광고 문구처럼 쓰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쓰면 기자가 쓸 수 있는 문장이 한 줄도 남지 않습니다. 기사에 옮길 수 없는 형용사만 있고 확인할 수 있는 숫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일은 기사가 나온 다음에 일어납니다. 자료 자체가 그 일을 하려고 하면 기사도 인지도도 얻지 못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인가 | 보도자료와의 차이 |
|---|---|---|
| 미디어 킷 | 로고·이미지·회사 소개를 모아 둔 자료 묶음 | 발표가 있을 때 보내는 문서가 아니라 늘 열어 두는 폴더입니다. 보도자료가 이번 사실을 전하고, 미디어 킷은 기사를 쓰기로 한 기자가 필요한 것을 꺼내 가는 자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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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