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Localization

개념

제품 안의 문구와 형식을 특정 언어권 사용자가 자기 나라 제품처럼 읽도록 바꾸는 작업입니다.

등장 배경

제품을 다른 나라에 내놓는 일을 번역 한 번으로 끝낼 수 있다고 보던 시기가 길었습니다. 화면의 문장을 뽑아 번역가에게 넘기고 받아서 다시 넣으면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내보낸 제품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됐습니다.

버튼이 깨졌습니다. "Save" 자리에 독일어가 들어가면 두 배 가까이 길어져 글자가 잘리거나 두 줄로 흘러넘쳤습니다. 날짜도 어긋났습니다. 03/04/2026 을 미국 사용자는 3월 4일로, 유럽 사용자는 4월 3일로 읽어 예약이 한 달 밀리는 일이 생겼습니다. "Order" 한 단어만 건네받은 번역가가 주문인지 정렬인지 몰라 엉뚱하게 옮기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문장을 옮기는 작업 바깥에 있었습니다. 문구를 코드 안에 박아 두었거나 글자 수를 고정한 버튼을 썼으면 번역이 아무리 정확해도 화면이 깨집니다. 그래서 작업을 둘로 갈랐습니다. 여러 언어를 담을 구조를 미리 잡는 일과, 그 구조 위에서 언어권에 맞게 표현을 바꾸는 일입니다. 뒤쪽이 현지화입니다. l10n 은 localization 의 첫 글자와 끝 글자 사이에 열 글자가 있다는 뜻으로, 긴 단어를 줄여 쓰다 굳은 표기입니다.

작동 방식

문구를 화면에서 떼어 낸 목록으로 관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코드에는 "저장" 대신 button.save 같은 이름만 두고, 언어별 파일에 그 이름에 대응하는 문장을 적습니다. 언어를 하나 더하는 일이 파일을 하나 더하는 일이 되도록 만드는 겁니다. 이 구조를 잡는 단계가 국제화이고, 현지화는 그 목록을 받아 언어권마다 채웁니다.

채우는 대상은 문장만이 아닙니다.

  1. 형식. 날짜, 시각, 숫자 구분 기호, 통화, 주소 칸의 순서가 나라마다 다릅니다. 주소는 한국에서 큰 단위부터, 미국에서는 작은 단위부터 적어서 칸 순서 자체를 바꿔야 자연스럽습니다.
  2. 예시에 들어가는 내용. 도움말의 인물 이름, 회사 이름, 전화번호 형식, 캡처 안의 글자가 그 나라 것으로 바뀝니다.
  3. 말의 높낮이. 한국어와 일본어는 존댓말의 정도를 골라야 하는데 영어에는 그 선택이 없습니다. 보이스 앤 톤에서 정해 둔 태도를 언어마다 다시 해석하는 일이 여기 듭니다.
  4. 문장 구조에 얽힌 규칙. 수를 세는 방식이 언어마다 달라, "문서 1개" 와 "문서 3개" 를 영어처럼 단수·복수 둘로만 나눠 두면 다른 언어에서 어긋납니다. 문장을 조각으로 이어 붙이는 방식도 어순이 다른 언어에서 깨집니다.
  5. 화면 방향. 아랍어와 히브리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 배치 전체를 좌우로 뒤집습니다.

번역하는 사람에게 맥락을 함께 주는 것이 품질을 가릅니다. 문장 목록만 넘기면 "Order" 가 주문인지 정렬인지, 버튼 레이블인지 제목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문구마다 어느 화면에 놓이는지 설명과 캡처를 붙이고, 용어 일관성 목록을 언어별로 따로 관리합니다. 워크스페이스를 일본어로 무엇이라 부를지 한 번 정하면 그 뒤로는 그 단어만 씁니다.

쓰이는 곳

새 시장에 들어가기로 정한 다음 무엇을 어디까지 옮길지 고르는 자리에서 씁니다. 제품 화면, 도움말, 마케팅 페이지, 메일과 알림, 약관이 모두 대상인데 값과 효과가 다릅니다. 제품 화면은 안 하면 못 쓰니 먼저 하고, 도움말은 분량이 많아 밀리고, 약관은 법률 검토가 붙어 따로 갑니다.

품질 등급을 나눠 붙이는 방식이 흔합니다. 가입과 결제처럼 틀리면 돈이 걸리는 화면은 사람이 번역하고 현지 사용자가 확인하고, 설정 화면 깊은 곳은 기계 번역에 검수만 붙입니다. 전부 사람이 하면 값이 언어 수만큼 곱해집니다.

유지가 실제 부담입니다. 한 번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기능이 바뀔 때마다 따라옵니다. 문구 하나를 고치면 그 자리에 여섯 언어가 걸려 있고, 번역이 도착하기 전에 배포하면 그 화면만 영어로 남습니다. 그래서 번역 요청이 자동으로 생기도록 배포 절차에 묶어 둡니다.

웹 페이지는 검색 쪽 작업이 하나 더 붙습니다. 같은 내용의 한국어 페이지와 일본어 페이지가 따로 있으면 검색 엔진이 중복으로 볼 수 있어서, hreflang 속성으로 서로가 같은 페이지의 다른 언어판임을 알려 줍니다.

실무 용례

"번역은 끝났는데 현지화는 아직이에요. 날짜 형식이랑 캡처가 그대로입니다."

문장만 옮겼고 형식과 이미지가 남았다는 보고입니다.

"이번 스프린트에 들어가는 문구는 금요일까지 확정해 주세요. 번역 돌려야 합니다."

문구가 늦게 정해지면 그만큼 출시가 밀린다는 요청입니다.

"일본어는 사람이 하고 나머지 세 언어는 기계 번역에 검수만 붙이죠."

시장 규모에 따라 품질 등급을 다르게 가져가자는 제안입니다.

페이지덱은 일본어판을 먼저 냈습니다. 태오가 문구를 코드에서 빼내 언어 파일로 옮기는 데 3주를 썼고, 민서가 설명을 붙인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이 목록이 없던 초기 번역본에서는 "공유" 가 주소 복사와 권한 부여 두 자리에 서로 다른 단어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첫 검수에서 가장 많이 걸린 것은 문장이 아니라 길이였습니다. 일본어는 짧아 문제가 없었는데 함께 준비하던 독일어에서 설정 화면 탭 이름이 줄을 넘겼습니다. 민서가 탭 폭을 글자 수에 따라 늘어나게 바꾸면서 이 문제는 디자인 쪽 일이 됐습니다. 지현은 그 뒤로 새 시안에 가장 긴 언어의 문구를 넣어 보는 절차를 추가했습니다.

흔한 오해

현지화를 번역의 다른 이름으로 아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바뀐 문장이니 그렇게 읽힙니다. 하지만 번역이 끝난 뒤에도 남는 일이 많습니다. 통화 기호, 주소 칸 순서, 예시 이름, 캡처, 결제 수단이 전부 그 나라 기준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번역만 하고 끝내면 문장은 매끄러운데 어딘가 남의 나라 제품처럼 읽히는 화면이 남고, 사용자는 그 어색함을 이유로 신뢰를 거둡니다.

언어를 많이 지원할수록 좋다고 보는 것도 흔합니다. 목록이 길면 제품이 커 보이니 자연스러운 판단입니다. 실제로는 언어 하나가 늘 때마다 모든 기능 변경에 번역과 검수가 따라붙고, 관리하지 못한 언어는 화면 절반이 영어로 남습니다. 어설프게 현지화된 화면은 영어로만 된 화면보다 나쁜 인상을 줍니다. 그래서 언어를 늘리는 결정은 그 시장에서 실제로 매출이 나는지를 확인한 뒤에 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하는가현지화와의 차이
국제화여러 언어를 담을 수 있게 구조를 잡습니다언어와 무관한 준비 작업이라 한 번 해 두면 끝입니다. 현지화는 언어마다 한 번씩 반복되고, 국제화가 안 돼 있으면 시작할 수 없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 UX 라이팅

    현지화 대상이 되는 문구를 애초에 어떻게 쓰는지 봅니다

  • 국제화

    이 작업의 앞 단계이고 순서가 뒤집히면 값이 커집니다

  • hreflang

    웹 페이지를 여러 언어로 낼 때 검색 쪽에서 붙는 작업입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