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에스티메이트
No Estimates
개념
작업 크기를 미리 추정하는 대신 작업을 잘게 쪼개 끝난 개수와 걸린 시간으로 앞일을 가늠하자는 접근입니다.
등장 배경
크기를 매기는 회의는 비용이 큽니다. 여덟 명이 한 시간 반씩 모여 항목마다 숫자를 맞추고, 그 일이 주기마다 반복됩니다. 비용이 크더라도 결과가 맞으면 쓸 만한데, 맞지 않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 이 접근이 출발한 자리입니다.
페이지덱에서 태오가 여섯 주기를 되짚어 봤습니다. 같은 8점으로 매긴 항목들의 실제 소요가 2일에서 11일까지 벌어져 있었습니다. 다섯 배가 넘는 차이가 같은 숫자 안에 들어 있었으니, 그 숫자로 세운 계획이 밀리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같은 분기에 크기를 매기는 회의에 쓴 시간은 합쳐서 열두 시간이었습니다.
노 에스티메이트는 그 열두 시간을 다른 데 쓰자는 제안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짐작하는 대신 지난 몇 주에 실제로 몇 건을 끝냈는지를 세고, 그 실적으로 남은 일을 계산합니다. 추정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추정보다 기록이 잘 맞는다는 관찰에서 나온 방식입니다.
작동 방식
크기를 매기는 단계를 빼고, 대신 작업을 비슷한 크기로 쪼개 끝난 개수를 셉니다. 여섯 단계로 돕니다.
- 항목을 며칠 안에 끝나는 크기로 쪼갭니다. 사흘을 넘길 것 같으면 둘로 나눕니다. 쪼개는 일이 이 방식의 유일한 사전 작업이고, 크기를 맞추는 대신 크기를 만드는 쪽으로 품을 옮긴 것입니다.
- 일정 기간에 끝낸 건수를 셉니다. 이 값이 처리량입니다. 지난 8주의 주당 완료 건수를 늘어놓으면 5, 8, 6, 7처럼 범위가 보입니다. 평균 하나로 줄이지 않고 그 범위를 그대로 씁니다.
- 한 건이 걸린 시간의 분포를 봅니다. 시작해서 끝낼 때까지의 시간이 사이클 타임이고, 중앙값과 함께 85퍼센트가 그 안에 들어오는 값을 같이 기록합니다. 중앙값 3일에 85퍼센트 값이 9일이면 대개 3일이지만 길면 9일까지 간다는 뜻입니다.
- 남은 항목 수를 주당 처리량으로 나눕니다. 남은 것이 24건이고 주당 6건이면 4주입니다.
- 답은 하나가 아니라 범위로 말합니다. 주당 4건에서 8건 사이였다면 24건은 3주에서 6주입니다. 이 범위가 추정치 하나보다 실제에 가깝습니다. 범위의 폭 자체가 흐름이 고른지를 알려 주기도 합니다.
- 동시에 진행하는 작업 수에 상한을 둡니다. WIP 제한을 걸면 한 건이 끝나기 전에 다음 건을 잡는 일이 줄어들고, 사이클 타임 분포가 좁아져 예측 범위도 함께 좁아집니다.
이 계산이 성립하는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항목 크기가 어느 정도 고르게 유지돼야 합니다. 반나절짜리와 3주짜리가 같은 목록에 섞여 있으면 건수를 세는 일 자체가 뜻을 잃습니다. 그래서 1번 단계를 건너뛰면 나머지 다섯 단계가 헛돕니다.
쓰이는 곳
항목을 비슷한 크기로 쪼갤 수 있고 일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팀에서 씁니다. 일의 흐름을 눈에 보이게 만들고 진행 중 작업을 제한하는 칸반으로 일하는 팀과 특히 잘 맞습니다. 주기를 끊어 계획을 세우는 방식보다 흐름을 재는 방식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들어오는 요청을 처리하는 업무에도 맞습니다. 운영 문의 대응이나 버그 수정처럼 항목 크기가 저절로 비슷해지는 일에서는 쪼개는 단계조차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맞지 않는 자리는 셋입니다.
- 계약서에 날짜와 범위가 함께 적힌 일. 상대가 이미 약속을 받았으면 범위로 답할 여지가 없습니다.
- 처음 해 보는 종류의 일. 지난 실적이 없으면 나눌 숫자가 없습니다. 이때는 며칠 써 보고 실적을 만든 뒤에 답하는 쪽이 낫습니다.
- 항목 크기 편차가 큰 초기 제품. 무엇을 만들지가 주마다 바뀌면 쪼개는 기준도 함께 흔들립니다.
조직 쪽 조건도 있습니다. 언제 되느냐는 질문에 3주에서 6주라고 답하는 것이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하나의 날짜를 요구하는 자리에서는 범위가 답변 회피로 읽히므로, 범위로 답하는 대신 그 범위가 어떻게 나왔는지를 함께 보여 주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폭이 좁아지는 것은 기록이 쌓이면서 저절로 일어납니다.
실무 용례
"추정하지 말고 쪼갭시다. 사흘 넘을 것 같은 건 둘로 나누죠."
크기를 맞추는 일을 크기를 만드는 일로 바꾸자는 제안입니다.
"지난 8주 처리량이 주 5건에서 8건이에요. 24건이면 3주에서 5주로 답하겠습니다."
기록을 그대로 예측에 쓴 말입니다.
"이건 해 본 적 없는 종류예요. 이틀 써 보고 다시 이야기합시다."
실적이 없는 일에는 이 방식이 답을 못 낸다는 뜻입니다.
태오와 지현이 한 분기 동안 이 방식을 시험했습니다. 크기를 매기는 회의를 없애고 대신 20분짜리 쪼개기 회의를 뒀습니다. 주당 처리량은 5건에서 8건 사이였고, 분기 목표를 범위로 제시했습니다.
분기 끝에 확인한 결과는 둘이었습니다. 약속한 범위 안에 실제 완료가 들어왔고, 회의에 쓰던 열두 시간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규원에게 범위로 보고하는 방식을 설득하는 데 회의 두 번이 들었습니다. 지현은 범위 옆에 지난 8주 실적 표를 붙여 가져갔고, 숫자의 출처가 보이자 그 뒤로는 범위가 그대로 통과했습니다.
흔한 오해
계획을 세우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름이 추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니 계획도 없는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예측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의 재료를 바꿉니다. 사람의 짐작 대신 지난 기록을 쓰고, 답은 여전히 숫자로 나옵니다. 오히려 범위와 근거를 함께 내놓아야 하므로 기록을 더 꼼꼼히 남기게 됩니다.
추정이 언제나 낭비라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한 팀에서 효과를 본 사람이 전체로 넓혀 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날짜를 먼저 정해야 하는 자리는 실제로 있습니다. 규제 시행일이 박힌 대응이나 외부와 맺은 계약이 그렇습니다. 그런 일에는 범위가 아니라 날짜가 필요하고, 그 답을 만들려면 추정을 해야 합니다. 이 방식은 추정을 금지하는 규칙이 아니라 추정이 값을 못 하는 자리를 가려내는 판단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쓰는가 | 노 에스티메이트와의 차이 |
|---|---|---|
| 스토리 포인트 | 작업마다 매긴 상대 크기 | 항목에 숫자를 붙이고 그 합으로 계획합니다. 이쪽은 항목에 숫자를 붙이지 않고 끝난 건수를 세므로, 쪼개기가 잘 되면 사전 회의가 줄고 안 되면 예측 자체가 서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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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