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의 법칙

Parkinson's Law

개념

일이 주어진 시간을 다 채우도록 늘어난다는 관찰로, 일정을 넉넉히 잡을 때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알려 줍니다.

등장 배경

일정을 넉넉히 잡으면 여유가 생길 것 같습니다. 2주면 될 일에 4주를 주면 2주가 남는다는 계산인데, 현장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4주를 주면 4주에 끝납니다.

페이지덱에서 그 차이가 드러난 일이 있었습니다. 문서 내보내기 기능에 지현이 3주를 잡았습니다. 첫 주에 태오가 기본 동작을 만들었고 둘째 주에는 형식을 두 가지 더 얹었습니다. 셋째 주에는 내보내기 화면의 여백과 버튼 위치를 다듬고, 아무도 요청하지 않은 설정 항목 두 개를 더했습니다. 기능은 정확히 3주 뒤에 나갔습니다. 같은 기능을 급하게 처리해야 했던 다른 팀은 6일 만에 내보냈고, 두 결과물에서 사용자가 실제로 쓴 부분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관찰에 사람 이름이 붙은 것은 행정 조직을 오래 지켜본 기록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요지는 사람이 게으르다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남으면 그 시간에 맞는 일이 자연히 생겨난다는 것이고, 그렇게 생긴 일은 대개 없어도 되는 일입니다.

작동 방식

남은 시간을 채우는 방향으로 작업이 불어납니다. 불어나는 경로가 셋입니다.

  1. 완성의 기준이 올라갑니다. 마감이 멀면 지금 수준으로 충분한지 계속 다시 묻게 되고, 물을 때마다 조금 더 다듬을 자리가 보입니다. 내보내기 화면의 여백을 두 번 고친 셋째 주가 이 경로이고, 이렇게 올라간 기준은 다음 기능의 기본 기대치가 되어 남습니다.
  2. 요청하지 않은 것이 들어옵니다. 시간이 남으니 있으면 좋을 것 같은 항목을 넣게 됩니다. 이 방향으로 늘어난 범위는 합의를 거치지 않아서 스코프 크리프와 겹칩니다. 다른 점은 밖에서 요청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안에서 스스로 늘렸다는 점입니다.
  3. 시작이 늦어집니다. 마감이 3주 뒤면 첫 주는 자료를 모으고 방식을 비교하는 데 쓰기 쉽습니다. 그 비교가 결과를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첫날 골랐을 방식을 여드레 뒤에 고릅니다.
  4. 셋이 합쳐지면 일정은 추정이 아니라 목표가 됩니다. 3주를 잡은 것은 3주가 걸린다는 예상이었는데, 3주를 쓰기로 한 결정이 되어 버립니다.

이 법칙을 뒤집어 쓰는 방법은 시간을 먼저 못 박는 것입니다. 이 작업에 사흘을 쓴다고 정해 두고 사흘 뒤에 있는 것으로 결정을 내리는 방식입니다. 대신 이때 못 박는 것은 시간이고 결과물의 범위가 아닙니다. 사흘 뒤에 무엇이 나올지는 그 사흘이 정합니다. 시간과 범위를 함께 못 박으면 일정 압박이 되고, 그때 줄어드는 것은 범위가 아니라 품질입니다.

짧게 자를 때 함께 정해야 하는 것이 완료의 기준입니다. 사흘 뒤에 무엇이 되어 있으면 끝인지를 미리 한 줄로 적어 두지 않으면, 사흘이 지나도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 상태가 됩니다.

쓰이는 곳

일정을 정하는 자리와 늦어진 이유를 되짚는 자리에서 쓰입니다. 자주 나오는 자리가 넷입니다.

  1. 추정 회의입니다. 넉넉하게 잡자는 제안에 이 법칙이 반대 근거로 나옵니다. 다만 반대편에도 근거가 있어서, 여유를 아예 없애면 예상 못 한 일이 생겼을 때 품질이 먼저 깎입니다. 그래서 대개는 여유를 개별 작업이 아니라 주기 전체에 하나로 모아 둡니다.
  2. 고정 길이 주기입니다. 스프린트처럼 주기의 길이를 2주로 고정해 두는 방식 자체가 이 법칙을 전제로 합니다. 담을 양을 주기에 맞추게 되므로 일이 무한히 늘어날 자리가 없어집니다.
  3. 회의입니다. 한 시간으로 잡은 회의는 한 시간을 씁니다. 30분으로 잡으면 같은 결정이 30분에 나오는 일이 흔하고, 안 나오면 그때 시간이 부족한 주제였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초대장에 안건을 두 줄로 적어 두면 어느 쪽인지가 회의 전에 갈립니다.
  4. 되짚는 자리입니다. 예정보다 늦지 않았는데도 결과물이 얇을 때 이 법칙을 꺼냅니다. 3주를 다 썼는데 나간 것이 6일치와 다르지 않다면 남은 2주가 어디로 갔는지 물을 수 있습니다.

실무 용례

"3주 잡으면 3주 쓸 겁니다. 열흘로 잘라 보죠."

시간을 짧게 못 박아 불어나는 것을 막자는 제안입니다.

"여유는 작업마다 붙이지 말고 주기 전체에 한 번만 두겠습니다."

여유가 개별 작업에서 소진되지 않게 모아 두자는 말입니다.

"사흘 뒤에 결정한다고 정해 두고 그때 있는 것으로 정합시다."

시간을 기준으로 삼고 범위는 결과로 받겠다는 뜻입니다.

지현이 내보내기 기능 뒤에 바꾼 것은 완료 기준을 먼저 적는 습관이었습니다. 다음 기능부터는 착수 전에 무엇이 되어 있으면 끝인지를 세 줄로 적었습니다. 형식 두 가지를 지원하고, 300쪽 문서가 40초 안에 처리되고, 실패했을 때 사용자에게 알린다였습니다. 같은 팀이 비슷한 규모의 기능을 열흘에 내보냈고 셋째 주에 하던 종류의 작업은 아예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여백을 고치는 일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끝났다는 기준이 생기니 그 일이 다음 주기의 후보로 넘어갔습니다.

흔한 오해

사람이 게으르다는 뜻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시간을 다 쓴다는 말이 시간을 낭비한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셋째 주에 여백을 고친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성실함입니다. 남은 시간에 개선할 자리를 찾는 것은 좋은 태도이고, 문제는 그 자리를 찾을 시간이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 법칙을 사람에 대한 평가로 쓰면 팀은 시간이 남았다는 사실을 숨기게 되고, 그러면 일정 계획에 쓸 정보가 사라집니다.

일정을 무조건 짧게 잡으면 된다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4주를 2주로 줄이면 2주에 끝난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는 시간을 줄이면 줄어드는 것이 범위와 품질 가운데 하나입니다. 범위를 함께 줄이기로 합의하면 이 법칙을 쓰는 것이고, 범위를 그대로 두고 시간만 줄이면 테스트와 리뷰가 먼저 빠집니다. 열흘로 자르는 결정은 무엇을 빼기로 했는지와 함께 적혀야 의미가 있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관찰했는가파킨슨의 법칙과의 차이
브룩스의 법칙늦은 프로젝트에 사람을 더하면 더 늦어진다사람 수를 다루는 관찰입니다. 파킨슨의 법칙은 시간을 다루므로 둘은 서로 다른 조정 수단을 가리키고, 늦은 프로젝트에서는 두 관찰이 함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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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