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성
Usefulness
개념
이 제품이 사용자가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을 해결해 주는 정도이고, 다른 품질을 재기 전에 먼저 걸리는 관문입니다.
등장 배경
경험이 안 좋다는 말로는 아무것도 고치지 못합니다. 무엇이 안 좋은지 짚어야 담당자와 순서가 정해지기 때문에 경험을 축으로 쪼개는데, 그 축 가운데 하나가 먼저 무너지면 나머지를 손봐도 헛일이 되는 자리가 있습니다.
이 일이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한 장면으로 드러납니다. 새 기능을 만들고 사용성 테스트를 돌렸더니 참가자 다섯 명이 모두 과업을 30초 안에 끝냈습니다. 화면은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출시 두 달 뒤 그 기능을 한 번이라도 쓴 사람이 전체의 1퍼센트였습니다. 테스트는 시켰을 때 할 수 있는지를 물었고,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인지는 묻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경험을 재는 축을 늘어놓을 때 이 질문을 맨 앞에 두게 됐습니다. 쓰기 쉬운지를 묻기 전에 쓸 일이 있는지를 먼저 묻는 것입니다.
작동 방식
유용성은 기능의 완성도가 아니라 그 기능이 겨냥한 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로 정해집니다. 그래서 확인하는 방법도 화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는 쪽입니다.
물어야 하는 것은 셋입니다.
- 그 일을 지금도 하고 있는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을 때 답이 나오면 그 일은 존재합니다. 회의록을 찾을 때 대화방을 위로 한참 올려 본다는 답이 나오면 그 일은 있는 일입니다. 반대로 안 한다는 답이 돌아오면 만들 대상이 아직 없는 것입니다.
-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가. 하루에 한 번 하는 일과 분기에 한 번 하는 일은 다릅니다. 분기에 한 번 필요한 기능은 다음에 필요해진 순간 그런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해서 결국 안 쓰입니다.
- 지금 방식이 얼마나 불편한가. 5분 걸리는 일을 4분으로 줄이는 것과 40분 걸리는 일을 5분으로 줄이는 것은 같은 개선이 아닙니다. 앞쪽은 옮겨 갈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만든 뒤에는 두 숫자로 봅니다. 한 번이라도 쓴 사람의 비율과, 써 본 사람 가운데 2주 뒤에 다시 쓴 사람의 비율입니다. 앞 숫자는 알려졌는지를 섞어 담고 있어서 뒤 숫자가 이 축에 더 가깝습니다. 백 명이 한 번 써 보고 다음 달에 여덟 명만 돌아왔다면 그 기능은 필요한 일을 겨냥하지 못한 것입니다.
아무도 요청한 적 없는 글자 효과 열 가지를 넣는 작업이 이 축에서 걸리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만들 수 있고 예쁘게 만들었고 쓰기도 쉽지만, 그 일을 하려던 사람이 없습니다.
이 축의 점수는 화면을 그리기 전에 거의 정해집니다. 무엇을 만들지 고르는 단계에서 결판이 나기 때문에 디자인이 나중에 끌어올릴 수 있는 폭이 좁습니다. 그래서 다섯 축 가운데 가장 앞에 놓입니다. 목적을 쉽고 정확하게 이룰 수 있는지를 보는 사용성, 원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는지 보는 발견성, 믿고 맡길 만한지 보는 신뢰성, 다시 열고 싶게 만드는지 보는 매력성은 모두 쓸 일이 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쓰이는 곳
이 축이 판단에 쓰이는 자리는 넷입니다.
첫째는 만들 것을 고를 때입니다. 요청 목록에는 이 일을 대신해 달라는 요청과 지금 쓰는 것을 편하게 해 달라는 요청이 섞여 있습니다. 앞쪽은 이 축의 문제이고 뒤쪽은 사용성의 문제라, 둘을 갈라 놓으면 할 일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둘째는 기능을 접을 때입니다. 사용률이 1퍼센트인 기능을 지우자고 말하려면 근거가 필요합니다. 이 기능이 겨냥한 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확인이 그 근거가 됩니다.
셋째는 사용성 테스트를 설계할 때입니다. 과업을 시키기 전에 그 일을 최근에 한 적이 있는지 먼저 묻습니다. 한 적 없는 사람에게 시키면 할 수 있는지만 확인되고, 하고 싶은지는 끝까지 알 수 없습니다.
넷째는 사용자와 이야기할 때입니다. 이 기능이 필요하냐고 묻지 않고 지난주에 그 일을 어떻게 했는지 묻습니다. 앞쪽 질문에는 대개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오고, 뒤쪽 질문에는 실제로 한 행동이 돌아옵니다.
실무 용례
"쓰기는 쉬워졌는데 쓰는 사람이 없어요."
화면 문제가 아니라 겨냥한 일이 없었다는 진단입니다.
"이 기능이 필요한지 묻지 말고, 지난주에 그 일을 어떻게 했는지 물어봅시다."
말이 아니라 지난 행동으로 판단하자는 제안입니다.
"쓴 사람이 1퍼센트면 유용성 문제고, 아는 사람이 1퍼센트면 발견성 문제입니다."
같은 낮은 숫자를 두고 고칠 자리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지현과 민서가 글자 꾸미기 기능 요청을 두 달 미뤄 둔 적이 있습니다. 대신 사용자 열 명에게 지난주에 지난 회의록을 찾은 방법을 물었고, 열 명 가운데 일곱이 대화방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동료에게 물어봤다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분기 앞자리에 놓인 것은 글자 효과가 아니라 지난 문서를 찾는 화면이었습니다.
민서는 시안을 만들면서 질문을 하나 더 확인했습니다. 찾으려는 문서가 사흘 전 것인지 반년 전 것인지에 따라 기억하는 단서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사흘 전 문서는 제목을 기억하고 반년 전 문서는 누구와 쓴 것인지만 기억합니다.
흔한 오해
사용자가 원한다고 말한 기능은 유용하다고 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당사자가 직접 한 말이라 가장 믿음직한 근거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이 대개 그렇다고 답합니다. 없어도 손해가 없는 것을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말과 행동이 갈리는 자리라서 묻는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이 오해를 그대로 두면 요청이 많았던 기능부터 만들게 되고, 출시 두 달 뒤 사용률 1퍼센트를 확인한 다음에야 그 요청이 의견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유용성은 디자인이 손댈 수 없는 축이라고 보는 오해도 흔합니다. 무엇을 만들지는 앞 단계에서 정해지니 맞는 말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디자인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판정을 앞으로 당기는 것입니다. 시안 몇 장을 이어 붙여 눌러 보게 만들면, 여섯 달을 들여 만들기 전에 2주 안에 이 일이 존재하는 일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가능성을 포기하면 유용성 판정이 출시 뒤로 밀리고, 그때는 되돌리는 비용이 여섯 달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묻는가 | 유용성과의 차이 |
|---|---|---|
| 사용성 | 그 일을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가 | 기능에 닿기까지 몇 번 막히는지를 봅니다. 유용성은 그 기능이 겨냥한 일이 있는지를 묻기 때문에, 사용성 점수가 높아도 유용성이 0이면 아무도 쓰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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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