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트리

Metric Tree

산출물

큰 숫자 하나를 곱셈과 덧셈으로 쪼개 그 아래에 작은 지표들을 가지처럼 매달아 놓은 구조입니다.

등장 배경

회사가 보는 숫자 중에는 크고 중요한데 아무도 직접 건드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매출이 대표적입니다.

페이지덱의 분기 회의에서 규원이 이번 분기에 매출을 20퍼센트 올리자고 말했습니다. 회의실을 나온 뒤 각 팀은 저마다 할 일을 정했습니다. 현우는 광고비를 늘렸고, 수아는 미팅 수를 두 배로 잡았고, 지현은 결제 화면을 손봤습니다. 셋 다 열심히 했는데 분기가 끝나고 보니 매출은 4퍼센트 올랐고, 그중 어느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문제는 목표가 아니라 목표와 행동 사이가 비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매출은 여러 숫자가 곱해지고 더해진 결과라서, 매출을 올리라는 지시는 그 여러 숫자 중 무엇을 맡으라는 말인지를 알려 주지 않습니다. 각자 짐작으로 가지를 하나씩 골라 잡은 셈이고, 같은 가지를 둘이 잡거나 아무도 안 잡은 가지가 생겨도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지표 트리는 그 사이를 눈에 보이게 채우는 그림입니다. 큰 숫자를 어떤 요소들의 곱과 합으로 볼지 한 번 정해서 적어 두면, 매출을 올리자는 말이 어느 가지를 몇 퍼센트 움직이자는 말로 바뀝니다. 새 숫자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이미 있는 숫자들의 관계를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구성 항목

트리 한 장에는 다섯 가지가 들어갑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채웁니다.

  1. 꼭대기에 올릴 지표 하나를 고릅니다. 회사가 이번 기간에 책임지는 숫자를 올립니다. 매출일 때도 있고, 팀 전체가 한 방향을 보게 만드는 대표 지표인 북극성 지표일 때도 있습니다. 둘을 동시에 꼭대기에 올리면 아래 가지가 어느 쪽을 받치는지 알 수 없어집니다.
  2. 쪼개는 식을 정합니다. 곱셈이나 덧셈으로 떨어져야 합니다. 페이지덱은 월 매출 6천만 원을 결제 계정 수 1,500개 곱하기 계정당 평균 결제액 4만 원으로 적었습니다. 식이 성립하는지는 실제 값을 넣어 곱해 보면 바로 확인됩니다.
  3. 필요한 만큼 한 단계 더 내려갑니다. 페이지덱은 결제 계정 1,500개를 신규 200 더하기 유지 1,250 더하기 복귀 50으로 다시 쪼갰습니다. 보통 두세 단계면 충분합니다. 더 내려가면 가지 하나하나가 너무 작아져 한 달 동안 움직여도 위에서 표가 나지 않습니다.
  4. 가지마다 지표 정의를 답니다. 유지 계정을 무엇으로 세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그 가지의 숫자는 매달 다르게 나옵니다. 트리를 그리다가 정의가 없는 가지를 발견하는 일이 흔한데, 그때는 그림을 멈추고 정의부터 씁니다.
  5. 가지마다 담당과 현재 값, 목표값을 적습니다. 신규는 마케팅, 유지는 고객 성공, 계정당 결제액은 제품과 가격 정책이 맡는 식입니다. 이 줄이 있어야 목표를 나눠 줄 수 있습니다. 매출 20퍼센트가 신규 200개를 260개로, 유지율 유지, 결제액 4만 원을 4만 4천 원으로 바꾸는 일로 번역됩니다.

가지에는 팀이 그 주에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숫자를 하나씩 붙여 두기도 합니다. 유지 가지 옆에 이번 주에 보낸 사용 안내 메일 수처럼 그날 바로 반영되는 인풋 지표를 놓으면, 아래에서 한 행동과 위의 결과가 연결되는지를 몇 주 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성자와 독자

초안은 꼭대기 숫자를 책임지는 사람이 그립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지현이 흰 종이에 매출부터 적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혼자 그려도 되는 이유는 새로운 정보가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건 이미 회사에 있는 숫자들이고, 하는 일은 그것들을 어떤 식으로 묶을지 고르는 것입니다.

그린 뒤에는 태오가 각 가지의 값을 실제로 뽑아 봅니다. 여기서 식이 안 맞는 경우가 자주 나옵니다. 곱해 보니 매출이 6천만 원이 아니라 5천 4백만 원으로 나오면, 빠진 가지가 있거나 어느 가지의 정의가 다른 것입니다. 환불이나 할인처럼 식에 안 넣은 항목이 대개 범인입니다. 이 차이를 덮고 넘어가면 나중에 트리를 보고 내린 판단이 전부 어긋납니다.

읽는 사람은 목표를 나눠 받는 팀 리드들과 성과를 확인하는 규원입니다. 리드는 자기 가지만 보고, 규원은 위에서 아래로 훑으며 지난달에 어느 가지가 흔들렸는지를 짚습니다. 이 그림이 있으면 매출이 줄었다는 보고가 신규는 유지됐고 복귀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보고로 바뀝니다.

분기마다 다시 볼 대상이기도 합니다. 가격 정책이 바뀌거나 사업 모델에 새 줄기가 생기면 식 자체가 달라집니다. 기업 계약이 매출의 3할을 넘어서면 결제 계정 수 곱하기 평균 결제액이라는 식은 더 이상 회사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실무 용례

"매출 말고 어느 가지를 올릴 건지로 말해 주세요."

목표를 트리 위의 특정 지표로 바꿔서 말해 달라는 요청입니다.

"지난달 빠진 건 신규가 아니라 복귀예요. 트리 따라 내려가 봤어요."

결과 지표의 하락 원인을 가지를 타고 내려가며 찾았다는 뜻입니다.

"이 실험은 트리에서 어디에 붙나요?"

하려는 일이 어느 가지를 움직이는지 먼저 확인하겠다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이 다음 분기 목표를 나눌 때 지현이 트리를 띄워 놓고 회의를 열었습니다. 매출 20퍼센트라는 한 줄이 화면 위에서 세 갈래로 갈라지자, 각 팀이 자기 가지의 목표값을 직접 제안했습니다. 고객 성공팀은 유지 1,250을 1,300으로 올리겠다고 했고, 마케팅은 신규 200을 260으로 잡았습니다.

곱해 본 합이 목표에 100만 원쯤 모자라자 그 자리에서 어느 가지를 더 올릴지 정했습니다. 트리 없던 회의에서는 각 팀이 하겠다는 일을 돌아가며 말했고, 다 듣고 나서도 합이 목표에 닿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흔한 오해

트리를 그리면 숫자가 올라간다고 기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며칠 들여 만들고 나면 뭔가 해결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트리는 지도이지 엔진이 아닙니다. 지도가 있으면 어디로 갈지 고르기 쉬워질 뿐 걸어가는 일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리기만 하고 가지에 담당과 목표값을 붙이지 않은 트리는 벽에 걸린 그림이 되고, 다음 분기 회의는 다시 각자 하겠다는 일을 말하는 자리로 돌아갑니다.

회사의 모든 지표를 매달려는 것도 흔합니다. 빠진 숫자가 있으면 불완전해 보이니 자꾸 가지를 늘리게 됩니다. 그런데 가지가 마흔 개가 되면 한 화면에 안 들어가고, 안 들어가면 아무도 펼쳐 보지 않습니다. 트리에 올릴 것은 꼭대기 숫자를 실제로 구성하는 요소뿐입니다. 고객 만족도처럼 중요하지만 식에 들어가지 않는 숫자는 따로 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인가지표 트리와의 차이
북극성 지표 분해대표 지표를 움직이는 요소로 쪼개 보는 작업한 번 해 보는 분석 쪽입니다. 영향을 주는 요인을 나열하는 것으로 끝나도 되고, 지표 트리는 그 결과를 식이 성립하는 구조로 굳혀 계속 갱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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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