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

Risk Management

개념

회사를 흔들 수 있는 일을 미리 목록으로 적고, 가능성과 피해 크기를 견줘 먼저 손댈 것부터 대비하는 활동입니다.

등장 배경

회사가 무너지는 이유는 대개 새롭지 않습니다. 매출의 절반을 주던 고객사가 계약을 끝내거나, 결제 시스템을 혼자 만든 사람이 퇴사하거나, 고객 자료가 밖으로 새거나, 지금 방식이 법에 걸리는 것으로 바뀌는 일입니다. 넷 다 터지기 전부터 보이는 신호가 있었고, 대부분 누군가는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적어 두고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할지 정해 둔 자리가 없었을 뿐입니다.

그 자리가 없으면 회사는 터진 다음에만 움직입니다. 그런데 터진 다음에는 고를 수 있는 것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매출의 절반을 주던 고객이 나가겠다고 통보한 날부터 새 고객을 구하기 시작하면, 계약 한 건이 여덟 달 걸리는 시장에서는 이미 늦습니다. 사람이 나간 다음에 그 사람이 만든 것을 파악하기 시작하면 인수인계는 링크 몇 개와 기억나는 말 몇 마디로 끝납니다. 미리 다루는 것과 터진 뒤에 다루는 것의 차이는 부지런함이 아니라 남아 있는 선택지의 개수입니다. 그리고 이 개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기만 합니다. 여섯 달 전에 알았다면 사람을 한 명 더 붙이는 것으로 끝났을 일이, 그날 알았을 때는 다른 일을 멈추고 전원이 매달려도 될까 말까 한 일이 되어 있습니다.

페이지덱도 같은 자리에서 한 번 놀랐습니다. 구성원 45명이던 해에 가장 큰 고객사가 다음 해 갱신을 하지 않겠다고 알려 왔습니다. 그 한 곳이 연 매출의 23퍼센트였습니다. 규원이 대응책을 묻자 수아는 비슷한 규모의 후보 고객사 명단을 만드는 데만 몇 주가 걸린다고 답했고, 현우는 그런 규모의 회사에 닿는 광고를 돌려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뒤늦게 계산해 보니 상위 세 고객사가 매출의 47퍼센트였고, 그 숫자는 2년 전부터 매달 나오던 보고서 안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 줄을 위험으로 읽지 않았을 뿐입니다.

리스크 관리는 이 읽기를 습관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일어날 법한 사고를 빠짐없이 적고, 각각이 일어날 가능성과 터졌을 때의 크기를 함께 따져 순서를 매기고, 위쪽부터 대비를 붙입니다. 두 축을 같이 보는 것이 이 일의 핵심 장치입니다. 고객 자료가 새는 사고는 몇 해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지만 터지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으니 목록 위쪽에 놓이고, 서비스가 두 시간 멈추는 일은 분기마다 생겨도 하루면 회복되니 아래쪽에 놓입니다. 가능성만 보면 앞의 것이 목록 맨 아래로 내려가고, 크기만 보면 모든 항목이 위험해 보여 아무것도 고를 수 없습니다.

분야 구성

이 이름 아래 묶인 용어는 두 갈래입니다. 무엇이 위험인지에 이름을 붙인 갈래(유형)와, 그 위험에 무엇을 준비해 두는지 다루는 갈래(대비)입니다. 앞쪽이 목록을 만들고 뒤쪽이 목록 위쪽 항목에 답을 답니다.

유형은 반복해서 나타나는 위험에 미리 이름을 붙여 둔 것입니다. 이름이 붙어 있으면 빠뜨리지 않고, 다른 회사가 같은 위험을 어떻게 다뤘는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네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1. 고객 편중 위험 — 매출이 소수 고객에 쏠려 있는 상태입니다. 한 곳이 전체의 10퍼센트를 넘거나 상위 다섯 곳이 절반을 넘으면 신호로 봅니다. 위험한 이유는 그 고객이 나가는 것만이 아닙니다. 나가지 않아도 협상에서 이쪽이 거절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값을 깎아 달라거나 우리 회사만을 위한 기능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2. 핵심 인물 의존 위험 — 특정 사람이 빠지면 조직이 멈추는 상태입니다. 그 사람만 아는 절차나 그 사람만 가진 권한이 있을 때 생깁니다. 나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급하게 만든 것을 급한 채로 둔 결과라, 문서로 옮기고 두 사람이 나눠 갖게 하는 일로 풀립니다.
  3. 규제 위험 — 법과 제도가 바뀌어 지금 방식이 막히거나 비용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개인정보를 어디에 보관해야 하는지, 결제 정보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가 대표적입니다. 바뀐 날부터 지키면 되는 것이 아니라 대개 몇 달의 준비 기간이 필요해서, 논의가 시작된 시점부터 지켜봐야 합니다.
  4. 평판 위험 — 신뢰가 무너져 영업과 채용이 함께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사고 자체보다 사고 뒤의 대응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장애라도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을 고쳤는지 그날 안에 알린 회사와 사흘 뒤에 짧게 알린 회사는 다음 계약에서 다른 대접을 받습니다.

대비는 목록 위쪽에 올라온 항목에 실제로 붙이는 준비입니다. 둘로 나뉘고, 나뉘는 기준은 평소에 갖춰 두는 것이냐 특정 상황을 위해 미리 짜 두는 것이냐입니다.

  1. 사업 연속성 — 사고가 나도 사업이 이어지게 만드는 체계입니다. 사무실을 못 쓰게 되거나 데이터센터가 멈추거나 인력의 절반이 한꺼번에 아플 때도 최소한의 기능은 돌아가게 준비해 둡니다. 여기서 정하는 숫자는 둘입니다. 몇 시간 안에 복구할 것인가, 그리고 최대 몇 분 치의 데이터까지 잃어도 되는가. 두 숫자를 정하고 나면 백업을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지, 예비 시스템을 어디까지 갖춰야 하는지가 따라옵니다.
  2. 비상 계획 — 특정한 일이 잘못됐을 때 쓸 대안 계획입니다. 사업 연속성이 평소 체질이라면 이쪽은 상황별 각본입니다. 가장 큰 고객이 갱신하지 않으면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킬지, 투자 유치가 밀리면 몇 개월 치 현금으로 버틸지 미리 적어 둡니다. 쓸모를 가르는 것은 발동 조건입니다. 상위 고객 한 곳이 갱신 의사가 없다고 알려 온 날, 또는 남은 현금이 9개월 아래로 떨어진 날처럼 숫자로 적어 두어야 회의 없이도 계획이 켜집니다.

두 갈래는 하나의 표 위에서 만납니다. 유형이 목록의 행을 만들고, 각 행에 가능성과 크기를 적어 순서를 매기고, 위쪽 행에만 대비를 붙입니다. 아래쪽 행은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두고 다음 점검 때 다시 봅니다. 순위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구성원 45명일 때 가장 위에 있던 항목과 200명일 때 가장 위에 있는 항목은 다릅니다. 그래서 이 표는 한 번 만들고 끝나지 않고 분기마다 다시 읽는 물건입니다.

순서를 매기는 방법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개 두 축에 각각 1점에서 5점을 주고 곱합니다. 고객 자료 유출은 가능성 2에 크기 5를 곱해 10, 서비스가 반나절 멈추는 일은 가능성 4에 크기 2를 곱해 8, 상위 고객 한 곳의 이탈은 가능성 3에 크기 5를 곱해 15가 되는 식입니다. 숫자 자체가 정밀한 것은 아닙니다. 쓸모는 다른 데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항목에 서로 다른 점수를 매기면 그 자리에서 왜 다르게 보는지를 이야기하게 되고, 대개 한쪽이 모르던 사실이 그때 나옵니다.

실무 용례

"이건 가능성은 낮은데 터지면 회사가 없어지는 쪽이에요. 확률로 줄 세우지 말죠."

두 축 가운데 크기를 먼저 보자는 제안이고, 드문 일이라는 이유로 목록 아래에 두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상위 고객 셋이 매출의 절반이면 다음 투자 심사에서 반드시 나옵니다."

고객 편중이 내부 걱정거리가 아니라 회사 가치를 평가받을 때 바로 걸리는 항목이라는 뜻입니다.

"태오 말고 그 배포 절차 아는 사람이 아직 없어요. 다음 분기 안에 한 명 더 붙입시다."

핵심 인물 의존을 걱정으로 두지 않고 담당자와 기한이 붙은 과제로 바꾸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은 가장 큰 고객사를 잃을 뻔한 뒤로 분기마다 한 시간짜리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규원이 표를 띄우고 각 팀이 자기 쪽 항목을 읽습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 행은 23개였고, 가능성과 크기를 적어 줄을 세운 뒤 위에서 다섯 개에만 담당자와 기한을 붙였습니다. 나머지 열여덟 개는 지운 것이 아니라 다음 분기에 다시 보기로 남겨 두었습니다.

다섯 개 가운데 셋이 그해에 실제로 움직였습니다. 상위 세 곳이 매출의 47퍼센트이던 것을 수아가 1년에 걸쳐 35퍼센트까지 낮췄고, 태오가 혼자 알던 배포 절차는 문서로 옮겨져 두 사람이 나눠 맡게 됐고, 고객 자료를 다루는 방식은 외부 점검을 한 번 받았습니다. 넷째 항목이던 규제 변경은 그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규원은 그것을 시간 낭비로 치지 않았습니다. 목록에 올라와 있던 덕분에 법이 바뀐다는 소식이 나온 주에 이미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와 장애 대응은 다른 회의입니다. 장애 대응은 지금 서비스가 멈춰 있을 때 여는 자리이고, 이쪽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평온한 분기에 여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이 회의는 밀리기 쉽습니다. 급한 일이 하나도 없는 회의이기 때문입니다.

흔한 오해

위험 목록을 만드는 일을 겁 많은 회사의 습관으로 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시기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니 그렇게 읽힙니다. 하지만 이 일의 결과는 모든 위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위험을 알고도 안고 갈지 정하는 것입니다. 상위 고객 한 곳이 매출의 30퍼센트인 상태를 그대로 두기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그렇게 정한 회사는 그 고객의 갱신 시점을 달력에 적어 두고, 그 시기에 현금을 더 쥐고 있고, 다른 후보 고객 명단을 미리 만들어 둡니다. 모르고 안고 가는 것과 알고 안고 가는 것의 차이가 여기 있습니다. 목록을 만들지 않은 회사는 위험이 없는 회사가 아니라 어떤 위험을 지고 있는지 모르는 회사입니다. 이 일이 속도를 늦춘다는 느낌도 대개 순서를 거꾸로 본 것입니다. 무엇을 안고 갈지 정해 둔 팀은 그 항목에 대해 다시 논의하지 않고 지나가지만, 정해 두지 않은 팀은 같은 걱정이 회의마다 다시 올라와 매번 처음부터 이야기합니다.

목록을 만들어 두면 관리가 됐다고 여기는 생각도 흔합니다. 문서가 생기면 일이 끝난 느낌이 들고, 투자 심사나 기업 고객의 보안 점검에서 그 문서를 보여 달라고 하니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항목마다 담당자와 기한과 다음 점검일이 붙어 있지 않으면 그 문서는 분기마다 날짜만 바뀝니다. 페이지덱이 다섯 개에만 담당자를 붙인 것도 스물세 개 전부에 이름을 달면 아무도 자기 것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손을 대지 않은 채 목록만 길어지면 부작용이 하나 더 생깁니다. 모든 것이 위험으로 적혀 있는 문서는 아무것도 가리키지 못하고, 진짜 위쪽에 있어야 할 항목이 스무 번째 줄과 같은 무게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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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일이 회사의 다른 결정들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봅니다. 사업 구조와 전략과 계획 주기를 알면 위험 목록의 순서가 왜 회사마다 다른지가 설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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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용어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