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Strategy
개념
회사가 무엇으로 돈을 벌지 정하고, 그 결정을 누가 내려 어떻게 점검하는지까지 다루는 분야입니다.
등장 배경
사람이 다섯인 회사에서 경영은 따로 이름을 가질 일이 없습니다. 창업자 둘이 같은 책상에 앉아 있으니 무엇을 만들지, 얼마를 받을지, 다음 사람을 언제 뽑을지가 점심을 먹다가 정해지고 그날 오후에 실행됩니다. 결정과 실행 사이에 아무것도 끼어 있지 않으니 절차를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사람이 마흔을 넘기면 이 방식이 조용히 무너집니다. 결정이 내려지는 자리에 없었던 사람이 대다수가 되고, 각 팀은 자기가 아는 만큼으로 방향을 짐작해 움직입니다. 짐작이 조금씩 어긋나면 팀마다 다른 회사를 만들게 됩니다.
페이지덱에서 그 장면은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마케팅은 개인 사용자를 늘리는 광고를 돌렸고, 세일즈는 기업 고객과 연간 계약을 따 왔고, 개발팀은 양쪽 요구를 번갈아 받아 개인용 기능과 기업용 기능을 한 주씩 나눠 만들었습니다. 셋 다 부지런했고 셋 다 자기 목표를 채웠는데, 분기가 끝나고 보니 개인 쪽도 기업 쪽도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반년치 인건비만 나갔습니다. 분기 회의에서 누군가 "우리는 개인이 쓰는 제품입니까, 회사가 사는 제품입니까" 하고 물었을 때 방 안의 누구도 답하지 못했습니다.
경영·전략은 그 질문을 누가, 언제, 무엇을 근거로 답할지를 미리 정해 두는 분야입니다. 답이 늘 맞을 필요는 없습니다. 답이 한 군데 적혀 있고 모두가 같은 답을 보고 있으면, 틀렸다는 게 드러났을 때 그 답 하나만 고치면 됩니다. 적힌 답이 없으면 틀렸다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팀 수만큼의 답이 따로 굴러갑니다.
분야 구성
이 분야가 답하는 질문은 네 덩어리입니다. 누가 정하는가,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언제 정하고 언제 점검하는가, 바깥과 앞일을 어떻게 다루는가. 아홉 갈래가 이 넷에 나뉘어 붙습니다.
역할은 결정을 누가 내리는지를 가르는 갈래입니다. 자리를 나누는 기준은 직급이 아니라 맡는 결정의 범위와 그 결정을 되돌릴 수 있는 정도입니다.
- 최고 경영자 — 회사 전체를 대표하고 마지막 결정을 내립니다.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 이를테면 어느 시장을 접을지나 누구를 임원으로 앉힐지가 이 자리까지 올라옵니다.
- 최고 운영 책임자 — 정해진 방향이 실제로 굴러가게 만드는 자리입니다. 부서 사이에 낀 일, 채용 속도, 분기 목표의 진척처럼 매주 손이 가야 하는 것을 맡습니다. 구성원이 백 명을 넘기기 전에는 이 자리를 따로 두지 않고 최고 경영자가 겸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 창업자 — 회사를 처음 세운 사람입니다. 창업 초기에 함께 세운 사람은 공동 창업자로 따로 부릅니다. 이 이름은 직책이 아니라 이력이어서 권한이 자동으로 붙지 않습니다. 창업자가 대표를 맡지 않는 회사도 있고 대표가 창업자가 아닌 회사도 흔합니다.
- 이사회 — 경영진 바깥에서 주요 결정을 감독하고 승인하는 기구입니다. 투자자와 창업자와 외부 인사가 함께 앉습니다. 같은 바깥의 눈이라도 권한 없이 조언만 하는 자리는 어드바이저라 부르고, 이사회는 승인하거나 반대할 권한을 가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지배 구조는 이 자리들을 하나의 규칙으로 묶는 갈래입니다. 거버넌스는 어떤 결정이 대표 선에서 끝나고 어떤 결정이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주주가 무엇을 볼 권리가 있는지를 미리 적어 둡니다. 페이지덱은 한 건에 5천만 원을 넘는 지출과 새 투자 유치, 임원 채용을 이사회 안건으로 정해 두었고 나머지는 대표가 결정합니다. 선을 미리 그어 두는 이유는 사안마다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를 그때그때 따지면 급한 결정이 며칠씩 밀리기 때문입니다.
사업 구조는 돈이 어디서 들어오는지를 다루는 갈래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주고 그 대가를 어떤 방식으로 받는지를 한 덩어리로 묶은 구조입니다. 같은 문서 편집 제품이라도 사람 수대로 매달 받는 회사와 저장 용량만큼 받는 회사와 광고를 붙이고 사용료를 받지 않는 회사는 서로 다른 회사입니다. 받는 방식이 다르면 늘려야 할 숫자가 달라지고, 늘려야 할 숫자가 다르면 만들 기능도 달라집니다.
전략은 그 구조 안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고르는 갈래입니다. 경영 전략은 어느 고객을 상대로 어떤 강점으로 이길지를 정한 선택의 묶음입니다. 전략의 내용은 대개 버리는 쪽에 있습니다. 페이지덱이 올해 기업 고객에 붙기로 했다면, 그 문장은 개인용 요금제에 사람을 넣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버리는 항목이 하나도 없는 문서는 전략이 아니라 희망 목록입니다.
성장 단계는 지금 회사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가르는 갈래입니다. 스타트업 단계는 회사가 커 가며 지나는 구간에 이름을 붙인 것으로, 구간마다 풀어야 할 문제가 다릅니다. 구성원 열 명인 회사의 숙제는 살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고, 마흔다섯인 회사의 숙제는 파는 방식을 사람을 늘려도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같은 조언이 한쪽에서는 맞고 다른 쪽에서는 틀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운영은 결정을 언제 내리고 언제 다시 볼지 정하는 갈래입니다. 경영 계획은 기간을 나눠 목표와 사람과 돈을 배분하고 기간이 끝나면 결과를 확인하는 주기입니다. 페이지덱은 분기를 단위로 돌립니다. 분기가 시작되기 2주 전에 다음 분기에 무엇을 할지 정하고, 끝난 다음 주에 정한 대로 됐는지 확인합니다. 주기를 정해 두지 않으면 목표를 세우는 일은 일어나도 그 목표를 다시 꺼내 보는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습니다.
제휴는 회사 바깥의 힘을 끌어오는 갈래입니다. 파트너십은 다른 회사와 손잡아 혼자서는 못 만들 결과를 내는 관계입니다. 페이지덱이 직접 만들면 1년이 걸릴 화상 회의 기능을 이미 그것만 하는 회사와 연결해 두 달 만에 붙이는 식입니다. 대신 그 회사가 요금을 올리거나 연결을 끊으면 페이지덱의 기능 하나가 같이 흔들립니다. 무엇을 직접 만들고 무엇을 빌릴지는 이 분야에서 반복해 나오는 선택입니다.
혁신은 지금 버는 방법이 낡을 때를 대비하는 갈래입니다. 혁신 관리는 새로운 사업이나 기술을 조직 안에서 키우는 방법을 다룹니다. 어려운 점은 새 시도가 당장 돈이 되는 일과 같은 저울에 오른다는 것입니다. 이번 분기에 확실히 3천만 원이 들어오는 기능과 2년 뒤에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시도를 나란히 놓으면 매번 앞쪽이 이기고, 그렇게 3년을 보내면 회사에 새 물건이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산과 인원을 아예 따로 떼어 두는 방식을 씁니다.
리스크는 회사를 흔들 수 있는 일을 미리 다루는 갈래입니다. 리스크 관리는 일어날 법한 사고를 목록으로 적고, 각각이 일어날 가능성과 터졌을 때의 크기를 견줘 먼저 손댈 것을 고릅니다. 고객 자료가 새는 사고는 가능성이 낮아도 회사가 문을 닫을 만큼 크니 위쪽에 놓이고, 장애로 두 시간 접속이 막히는 일은 자주 있어도 회복이 되니 아래쪽에 놓입니다.
아홉 갈래는 따로 돌지 않습니다. 사업 구조가 정해져야 전략이 고를 것을 갖고, 전략이 정해져야 경영 계획이 분기에 담을 것을 갖고, 계획이 굴러가야 어디까지 왔는지가 성장 단계로 확인됩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 힘만으로 안 되는 자리는 제휴로 메우고, 지금 방식이 낡을 자리는 혁신으로 대비하고, 잘못될 자리는 리스크 관리로 붙듭니다. 이 전부를 누가 결정하는지가 역할이고, 그 결정을 누가 확인하는지가 지배 구조입니다.
실무 용례
"그건 대표 선에서 결정할 게 아니라 이사회 안건입니다."
정해 둔 선을 넘는 사안이라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번 분기에 개인 요금제는 안 합니다. 기업 쪽에만 붙습니다."
하고 싶은 일 가운데 무엇을 버릴지 정한 문장이고, 그게 전략입니다.
"시리즈 A 회사가 시리즈 C처럼 일하고 있어요."
지금 단계에 필요하지 않은 절차와 조직을 미리 만들어 속도를 잃었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의 분기 계획 회의는 규원이 같은 질문으로 엽니다. 이번 분기에 회사가 이기려는 자리가 어디냐는 질문입니다. 지난 분기에 답은 기업 고객이었고, 그래서 수아가 계약 스무 건을 목표로 받았고 지현은 기업 고객이 요구하는 권한 관리 기능을 먼저 만들기로 했습니다. 현우가 준비하던 개인 사용자 대상 광고는 예산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줄어든 쪽이 손해를 본 게 아니라 순서가 정해진 것입니다. 분기가 끝나면 규원은 계약이 몇 건 들어왔는지, 권한 관리가 실제로 계약을 끌어왔는지를 확인하고 다음 분기의 답을 다시 정합니다. 답이 그대로일 때도 있고 바뀔 때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회의실을 나올 때 모두가 같은 문장을 들고 나갑니다.
흔한 오해
경영·전략을 대표와 임원만의 일로 여기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이 분야의 용어가 이사회나 투자 계약처럼 실무자가 앉지 않는 자리에서 주로 오가니 그렇게 보일 만합니다. 하지만 이 결정들은 실무자의 하루를 그대로 바꿉니다. 회사가 기업 고객에 붙기로 하면 디자이너가 그리는 화면이 달라지고, 개발자가 다음 달에 만들 기능이 달라지고, 마케터의 예산이 달라집니다. 이 결정을 남의 일로 두면 왜 갑자기 하던 일이 뒤집혔는지를 알 수 없게 되고, 그때마다 위에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읽게 됩니다. 뒤집힌 게 아니라 답이 적혀 있었는데 읽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전략을 하고 싶은 일의 목록으로 읽는 것도 자주 보는 오해입니다. 분기 계획서에 열두 줄이 적혀 있고 하나하나가 다 그럴듯하면 좋은 전략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과 시간이 정해져 있는 이상 열두 줄을 다 하겠다는 말은 열두 줄 모두를 절반씩 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진짜 전략에는 하지 않기로 한 항목이 함께 적혀 있고, 그 항목이 있어야 급한 일이 끼어들 때 무엇을 거절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버릴 것을 적지 않은 계획은 분기 중반에 들어온 큰 고객의 요구 하나에 통째로 밀려나고, 분기가 끝나면 무엇 하나 끝나지 않은 상태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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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용어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