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매트릭스
Competitive Matrix
산출물
경쟁 제품과 우리 제품을 같은 항목으로 나란히 놓은 표로, 시장에서 비어 있는 자리를 찾을 때 씁니다.
등장 배경
경쟁사 이야기는 회의에서 늘 나왔지만 사람마다 다른 회사를 떠올렸습니다. 기획자는 기능이 비슷한 회사를 생각하고, 영업은 지난주 거래에서 진 회사를 생각하고, 대표는 투자 소식으로 이름을 들은 회사를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더 낫다" 와 "저쪽이 훨씬 싸다" 가 같은 자리에서 부딪히는데 둘 다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상대를 놓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가격을 내릴지 말지 정하는 회의가 두 시간을 돌다 끝났습니다. 누군가 상대 가격이 월 9달러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19달러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앞사람은 1인 요금을, 뒷사람은 팀 최소 요금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아무도 적어 두지 않았으니 확인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경쟁 매트릭스는 이 대화를 같은 판 위로 옮겨 놓는 표입니다. 표로 만드는 이유는 보기 좋아서가 아니라 빈칸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다섯 회사의 가격 칸 중 두 칸이 비면 그 두 회사가 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정보가 됩니다. 머릿속으로 비교할 때는 빈칸이 안 보입니다.
구성 항목
세로줄에 비교할 항목을 놓고 가로줄에 회사를 놓습니다. 기능만 적으면 표의 절반이 놀게 되므로, 아래 여섯 가지를 기본으로 두고 시작합니다.
- 시작 가격. 최저 요금제의 1인당 월 금액과 최소 인원을 같이 적습니다. 둘 중 하나만 적으면 위의 9달러와 19달러 같은 일이 그대로 생깁니다.
- 무료로 쓸 수 있는 범위. 사용자 수 제한인지 저장 용량 제한인지 기간 제한인지까지 적습니다.
- 주로 파는 고객 규모. 그 회사가 내세우는 고객 사례에 나오는 회사 크기를 보면 됩니다.
- 한 문장으로 내세우는 메시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적힌 문장을 그대로 옮깁니다. 요약하면 그 회사가 고른 단어가 지워집니다.
- 최근 6개월에 새로 낸 기능. 지금 무엇을 갖고 있는지보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가 여기서 보입니다.
- 고객이 실제로 비교하는 핵심 기능 대여섯 개. 우리가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묻는 것을 고릅니다.
칸을 채울 때는 본 것만 적고 들은 것은 적지 않습니다. 가격은 가격 페이지에서, 기능 범위는 직접 가입해 눌러 본 화면에서 꺼냅니다. 그리고 칸마다 출처와 확인한 날짜를 같이 적어 둡니다. 그래야 반년 뒤에 그 값이 아직 맞는지 20분 만에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업에서 들었는데" 로 채운 칸은 한 달만 지나면 그 말을 한 사람조차 기억하지 못해 표 전체가 못 믿을 것이 됩니다.
가로줄에 누구를 올릴지가 사실 더 어렵습니다. 같은 제품군만 적으면 대체재가 통째로 빠집니다. 대체재는 제품군은 다르지만 고객의 같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수단입니다. 작은 팀이 회의록을 남기는 방법은 메신저 대화방에 길게 적어 두는 것이고, 돈이 들지 않으니 가장 센 상대는 대개 여기 있습니다. 간접 경쟁자도 한 줄 넣어 둘 만합니다. 파는 물건은 다른데 같은 고객의 같은 예산을 가져가는 상대로, 팀이 올해 도구를 하나만 새로 들인다면 프로젝트 관리 도구와 문서 도구는 기능이 겹치지 않아도 그 한 자리를 두고 다툽니다.
작성자와 독자
작성은 한 사람이 맡습니다. 보통 그 제품 영역의 기획자나 제품 마케터입니다. 여럿이 나눠 채우면 같은 항목을 서로 다른 기준으로 적어서, 무료 범위 칸에 어떤 줄은 "5명까지" 가 적히고 어떤 줄은 "넉넉함" 이 적힙니다.
읽는 쪽은 셋이고, 각자 다른 칸을 봅니다.
- 제품팀. 무엇을 만들지 고르는 자리에서 6번 항목의 빈칸을 봅니다. 다만 빈칸이 곧 기회는 아닙니다. 아무도 안 만든 데는 고객이 원하지 않아서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 영업. 고객이 비교하며 망설일 때 쓸 답을 여기서 가져갑니다. 표 그대로는 길어서, 대응 논리만 뽑아 배틀카드라는 한 장짜리 자료로 다시 만듭니다.
- 경영진과 투자자. 3번과 4번 항목을 묶어 이 시장에 자리가 남아 있는지를 봅니다.
갱신 시점은 분기에 한 번이 기본이고, 경쟁사가 가격을 바꾸거나 큰 기능을 내면 그 주에 해당 칸만 고칩니다. 표 전체를 매번 다시 만들면 부담이 커져서 아무도 손대지 않게 됩니다. 칸마다 확인한 날짜를 적어 두는 것이 여기서도 쓰입니다. 날짜가 오래된 칸만 골라 고치면 한 번에 서너 칸으로 끝납니다.
실무 용례
"이 칸 출처가 어디예요? 언제 확인한 거죠?"
표를 근거로 쓰기 전에 값이 아직 유효한지 확인하는 질문입니다.
"가로줄에 스프레드시트도 넣어야 하지 않나요?"
경쟁 상대를 같은 제품군 안에서만 세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우리만 비어 있는 칸이 세 개인데, 그중에 고객이 물어본 건 하나예요."
빈칸 개수가 아니라 고객이 묻는 빈칸만 세자는 제안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지현이 분기마다 이 표를 고칩니다. 지난 분기에는 경쟁 제품 네 곳과 스프레드시트, 메신저까지 여섯 줄을 놓았습니다. 표를 다 채우고 나서 눈에 들어온 것은 기능 칸이 아니라 무료 범위 칸이었습니다. 네 회사 모두 사용자 수로 끊는데 페이지덱만 문서 수로 끊고 있었고, 회의록처럼 짧은 문서를 많이 쌓는 팀은 페이지덱에서 먼저 막혔습니다.
태오가 그 칸을 보고 무료 플랜을 쓰다 멈춘 계정을 뽑아 봤더니 절반이 문서 수 한도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 분기 로드맵에서 기능 하나가 빠지고 무료 플랜 기준을 바꾸는 일이 들어갔습니다. 표가 결정을 대신하지는 않았고, 아무도 보고 있지 않던 칸을 보이게 했습니다.
흔한 오해
체크 표시를 세는 표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칸이 나뉘어 있으니 개수를 세고 싶어지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항목을 누가 골랐는지가 개수를 정합니다. 우리가 잘하는 것 위주로 여섯 줄을 고르면 우리 열이 가장 빽빽해지고, 그 표를 근거로 세운 계획은 고객이 한 번도 묻지 않은 기능을 지키는 데 인원을 씁니다. 항목은 고객이 비교 미팅에서 실제로 던진 질문에서 뽑아야 합니다.
한 번 만들면 끝이라고 보는 것도 흔합니다. 표는 문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완성된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는 가격과 기능이 가장 자주 바뀌는 칸이라 반년이면 절반이 사실과 어긋납니다. 오래된 표는 없는 표보다 나쁩니다. 없으면 확인하고 회의에 들어가지만, 있으면 확인하지 않고 들고 들어갑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인가 | 경쟁 매트릭스와의 차이 |
|---|---|---|
| 벤치마킹 | 앞선 사례를 기준 삼아 자사 수준을 재는 일 | 상대가 잘하는 것을 기준선으로 놓고 간격을 잽니다. 매트릭스는 반대로 아무도 안 하는 자리를 찾으려고 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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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