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관계
Media Relations
개념
기자와 매체를 상대로 평소에 관계를 쌓아 두고, 알릴 일이 생겼을 때 누구에게 어떻게 전할지 정하는 일입니다.
등장 배경
알릴 것이 생겼을 때만 언론에 연락하던 시절에는 결과가 운에 가까웠습니다. 출시 당일 아침에 자료를 만들어 찾을 수 있는 메일 주소 스무 곳에 한꺼번에 보내고, 몇 곳에서 기사가 나오면 성공, 아무 데도 안 나오면 실패였습니다. 왜 되고 왜 안 됐는지는 다음에도 알 수 없었습니다.
받는 쪽에서 보면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기자는 하루에 자료를 수십 건 받고 그중 자기가 맡은 분야에 맞는 것만 엽니다. 게임 담당 기자에게 협업 도구 출시 소식이 가고, 대기업 실적을 쓰는 기자에게 구성원 마흔 명짜리 회사의 기능 발표가 갑니다. 보낸 쪽은 스무 곳에 알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두세 곳에만 닿은 셈입니다.
미디어 관계는 이 일을 발표 당일의 배포가 아니라 평소의 관리로 옮긴 것입니다. 누가 우리 분야를 다루는지 미리 알아 두고, 그 사람이 무엇에 관심 있는지 파악해 두고, 알릴 일이 생겼을 때 각자에게 맞는 각도로 나눠 보냅니다. 발표가 없는 달에도 할 일이 있다는 점이 이전과 가장 크게 다릅니다.
작동 방식
명단을 만들고, 명단에 적힌 사람이 무엇을 쓰는지 알아 두고, 알릴 일이 생기면 각자에게 맞는 각도로 나눠 보내는 식으로 굴러갑니다. 순서는 네 단계입니다.
- 명단을 만듭니다. 우리 분야를 실제로 다루는 기자를 찾아 이름, 매체, 최근에 쓴 기사 두세 건을 적어 둡니다. 스무 명이면 충분하고 백 명은 관리되지 않습니다. 찾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우리와 비슷한 회사를 다룬 기사를 찾아 누가 썼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 무엇에 관심 있는지 적어 둡니다. 같은 SaaS 업계를 다뤄도 투자와 성장 속도를 쓰는 기자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쓰는 기자는 다른 이야기를 찾습니다. 최근 기사 두세 건을 읽으면 그 차이가 보입니다.
- 발표가 없을 때도 접점을 만듭니다. 업계 흐름을 묻는 기자에게 아는 것을 답해 주거나, 우리가 가진 데이터 중 공개해도 되는 것을 건네는 식입니다. 기사로 쓰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쪽이 아는 사람이 되는 과정이 이 단계입니다.
- 알릴 일이 생기면 각도를 나눠 보냅니다. 같은 기능 출시라도 한쪽에는 투자 이후의 성장 속도를 앞에 놓고, 다른 쪽에는 회의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을 앞에 놓습니다. 같은 문장을 스무 명에게 돌리는 것보다 다섯 명에게 각각 다르게 보내는 편이 기사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약속을 지키는 일이 따라붙습니다. 엠바고, 곧 자료를 미리 주되 정해진 시각까지 보도하지 말자는 약속을 걸었다면 그 시각 전에 다른 곳에 먼저 흘리지 않습니다. 사실이 틀렸다는 연락을 받으면 바로 정정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답합니다. 관계는 한 번의 부탁이 아니라 이런 응답이 쌓여 만들어집니다.
쓰이는 곳
알릴 일이 있을 때보다 없을 때 더 많이 쓰이는 활동입니다. 자리는 넷으로 나뉩니다.
- 발표 — 제품 출시, 투자 유치, 파트너십처럼 보도자료를 내보내는 자리입니다. 명단이 있으면 자료가 갈 곳이 정해져 있고, 없으면 잘 쓴 자료가 홈페이지에만 남습니다.
- 코멘트 요청 — 업계 기사를 쓰는 기자가 현업의 말 한 줄을 찾을 때입니다. 평소에 이름이 오간 사람이면 여기서 연락이 옵니다. 우리 발표가 아닌 기사에 회사 이름이 한 줄 들어가는 일이 반복되면 인지도는 발표 때보다 이쪽에서 더 쌓입니다.
- 사고 — 장애나 보안 문제가 생겼을 때입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은 사고 이후에 입장을 정리해 알리는 대응인데, 그때 연락할 사람이 이미 있는 것과 그날 처음 찾는 것은 다릅니다. 평소 관계가 가장 크게 작동하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 사실 확인 — 기자가 우리 회사에 대해 잘못 알고 기사를 준비할 때 미리 연락이 옵니다. 이 전화가 오지 않으면 틀린 숫자가 그대로 나갑니다.
넷 다 사람 이름이 있어야 돌아갑니다. 그래서 담당자가 바뀔 때 명단과 기록을 넘기는 일을 따로 챙깁니다. 회사와 매체의 관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서, 인수인계가 빠지면 몇 년치가 한 번에 사라집니다.
실무 용례
"이번 건은 그 기자님한테 먼저 드리죠. 지난달에 비슷한 기사 쓰셨어요."
관심사가 맞는 사람에게 먼저 보내자는 제안입니다.
"명단에 적힌 열다섯 명 중에 실제로 우리 분야 쓰는 분은 여섯 명이에요."
목록이 크다고 닿는 곳이 많은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지금 연락해서 부탁할 관계가 아니에요. 공지부터 우리가 올립시다."
쌓아 둔 것이 없으니 언론을 통하지 말고 직접 알리자는 판단입니다.
페이지덱에서 현우가 명단을 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검색으로 모은 메일 주소 마흔 개가 전부였고, 기능 출시 자료를 한꺼번에 보냈지만 회신은 한 건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협업 도구를 다룬 기사를 반년치 모아 실제로 쓴 사람만 골라내니 열두 명이 남았습니다.
지금은 분기에 한 번 그 열두 명에게 업계 자료를 정리해 보냅니다. 페이지덱 이야기는 넣지 않고, 팀 규모별로 문서 사용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같은 내용만 담습니다. 절반은 답이 없지만 세 명은 매번 회신하고, 그중 한 명은 원격 근무 기사를 쓸 때 현우에게 먼저 전화해 규원의 말을 한 줄 넣었습니다. 그 기사는 출시 자료를 마흔 곳에 뿌렸을 때보다 많은 문의를 불러왔습니다.
흔한 오해
관계가 기사를 만들어 준다고 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친해지면 부탁할 수 있다는 그림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자가 기사를 쓰는 이유는 독자가 읽을 만해서이지 부탁을 받아서가 아니고, 부탁으로 나간 기사는 한 번으로 끝납니다. 관계가 실제로 하는 일은 무엇을 어느 각도로 보내야 읽힐지 알게 해 주는 것입니다. 이 오해를 안고 일하면 명단을 친밀도 순으로 관리하게 되고, 정작 우리 분야를 가장 잘 쓰는 기자가 명단 아래쪽에 남습니다.
발표가 있을 때만 하는 일이라고 보는 것도 흔합니다. 평소에 연락할 일이 없으니 자연스러운 생각이지만, 반년 만에 보낸 첫 메일이 부탁인 관계는 대개 회신이 없습니다. 접점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분기에 하루 정도이고 그 하루가 없으면 발표 당일에 쓸 수 있는 것은 미디어 킷 주소와 메일 주소 목록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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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