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팅

Vesting

방법

주기로 약속한 주식을 한 번에 넘기지 않고 재직 기간에 따라 조금씩 그 사람 몫으로 확정해 가는 방식입니다.

등장 배경

초기 회사는 현금이 부족합니다. 시장에서 통하는 연봉을 맞춰 줄 수 없으니 부족한 만큼을 회사 지분으로 채웁니다. 지금 덜 받는 대신 회사가 커지면 그때 받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에는 처음부터 구멍이 하나 있었습니다. 주식을 합류하는 날 한꺼번에 넘겨 주면, 석 달 뒤에 나가도 그 주식은 그대로 그 사람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공동창업자 한 명이 지분 20퍼센트를 받고 시작했다가 반년 만에 그만둡니다. 남은 사람들은 그 뒤로 5년을 더 일해 회사를 키우고, 그렇게 만들어진 가치의 20퍼센트는 반년만 일한 사람에게 갑니다.

문제는 불공평하다는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투자를 받을 때 투자자가 주주 명부를 보고 이 대목을 짚습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이 큰 지분을 들고 있으면 앞으로 합류할 사람에게 줄 몫이 줄어듭니다. 회사를 키울 사람에게 갈 몫이 이미 나가 있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베스팅은 약속과 확정을 시간으로 떼어 놓은 장치입니다. 주기로 한 총량은 계약할 때 정하되, 실제로 그 사람 것이 되는 시점은 일한 기간에 맞춰 나눕니다. 주식 보상이 오래 일할 이유로 작동하는 것은 이 구조가 붙어 있을 때뿐입니다.

사용 절차

총량과 기간을 정하고, 처음 확정되기까지의 구간을 정하고, 그 뒤로 어떤 주기로 쌓일지를 정한 다음 문서로 남깁니다.

  1. 총량과 기간을 정합니다. 4년이 사실상 표준입니다. 4,000주를 4년으로 걸면 한 달에 83주쯤이 확정됩니다.
  2. 처음 확정되는 시점을 정합니다. 1년을 채워야 첫 몫이 생기게 하는 방식이 가장 흔합니다. 이 구간을 클리프라고 부르고, 작동 방식은 따로 다룹니다.
  3. 쌓이는 주기를 정합니다. 클리프를 지난 뒤로는 매달 쌓는 방식과 분기마다 쌓는 방식이 있습니다. 관리 편의로는 분기가 낫고, 받는 쪽 체감으로는 매달이 낫습니다.
  4. 문서로 남깁니다. 개인별 부여 계약서를 쓰고, 회사 차원에서는 옵션 풀에서 몇 주를 떼어 누구에게 배정했는지를 관리합니다. 스톡옵션이라면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절차가 함께 필요합니다.
  5. 기록하고 알립니다. 지금까지 몇 주가 확정됐고 남은 기간이 얼마인지를 본인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알리지 않으면 주식 보상은 오퍼 협상 때만 존재하고 그 뒤로는 아무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6. 퇴사할 때의 처리를 미리 적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몫은 소멸하고, 확정된 몫은 정해진 기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90일로 잡는 회사가 많은데, 그 기간이 지나면 확정된 몫도 사라집니다.
  7. 회사가 팔릴 때의 규칙을 정합니다. 매각이 일어나면 남은 기간을 무시하고 전부 확정되게 하는 조항을 붙이기도 합니다. 매각과 퇴사가 함께 일어날 때만 작동하게 조건을 두 개 걸어 두는 방식이 흔합니다.

적합한 상황과 한계

이 장치가 맞는 자리는 회사가 커지는 데 여러 해가 걸리고 그동안 현금으로 보상을 다 채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여가 몇 년에 걸쳐 쌓이는 일이라면 보상도 그 속도에 맞추는 편이 서로 납득하기 쉽습니다.

한계는 넷입니다.

  1. 지분의 값이 불확실하면 유인이 약합니다. 주당 5,000원에 살 권리를 받았는데 주가가 그 아래로 내려가면 그 몫의 값은 0입니다. 4년을 채워도 손에 남는 것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을 오퍼 단계에서 설명하지 않으면 나중에 신뢰 문제가 됩니다.
  2. 4년을 다 채운 사람에게는 힘이 사라집니다. 남은 몫이 없으면 붙잡는 근거도 없어집니다. 그래서 4년 차에 새로 부여해 다시 베스팅을 거는 방식을 쓰는데, 이때 떼어 낼 지분이 옵션 풀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3. 행사 요건이 따로 걸립니다. 국내 벤처기업이 부여하는 스톡옵션은 부여받은 뒤 2년 이상 재직해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베스팅 일정이 1년 클리프라도 이 요건이 별도로 붙습니다.
  4. 붙잡아 두는 힘은 주가가 오를 때만 생깁니다. 회사가 정체되면 확정된 몫이 쌓여도 사람들은 계산을 하지 않게 되고, 그 시점에는 기본급과 하는 일이 다시 전부가 됩니다.

실무 용례

"이번 오퍼는 4,000주 4년 베스팅, 1년 클리프입니다."

총량과 기간과 첫 확정 시점을 한 줄로 말하는 형식입니다.

"2년 다니셨으니 절반인 2,000주가 확정돼 있어요. 나머지는 소멸합니다."

퇴사 시점에 확정분과 미확정분을 갈라 안내하는 말입니다.

"베스팅이 끝난 사람이 셋인데 리프레시 부여를 안 했어요. 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붙잡는 장치가 만료됐다는 경고입니다.

페이지덱은 초기 멤버 다섯 명에게 주식을 주면서 베스팅을 걸지 않았습니다. 시리즈 A 실사에서 투자자가 주주 명부를 보고 이 대목을 먼저 물었고, 그중 한 명은 이미 퇴사한 상태였습니다.

규원은 남은 네 명과 다시 계약했습니다. 이미 지난 재직 기간을 인정해 그만큼을 확정으로 처리하고, 나머지를 4년 베스팅으로 다시 걸었습니다. 퇴사한 한 명의 지분은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지현이 부여 대장을 만들어 사람별로 총량, 확정된 몫, 남은 기간을 분기마다 갱신하게 했습니다.

흔한 오해

베스팅이 되면 그 주식을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내 몫으로 확정됐다는 말이 손에 쥐었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입니다. 확정은 권리가 생겼다는 뜻일 뿐이고 현금이 되는 것은 별개입니다. 상장하지 않은 회사의 주식은 사겠다는 사람을 찾기 어렵고, 정관이나 주주 간 약정으로 매도 자체가 제한돼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확정된 몫이 실제로 돈이 되는 시점은 상장이나 매각처럼 회사에 큰 일이 일어날 때입니다.

스톡옵션이 확정되면 자동으로 주식이 된다고 읽는 오해도 있습니다. 확정과 취득을 한 단계로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스톡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라서, 확정된 뒤에 직접 돈을 내고 사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주당 5,000원에 5,000주를 살 권리라면 2,500만 원이 필요하고, 그 시점에 세금 문제도 함께 생깁니다. 행사 기간이 지나면 확정된 권리도 사라지므로, 퇴사할 때 이 기간을 확인하지 않아 몫을 잃는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정하는가베스팅과의 차이
클리프처음 확정되기까지 채워야 하는 기간베스팅 일정 안의 한 구간입니다. 베스팅은 전체 기간에 걸쳐 나누는 방식을 정하고, 클리프는 그 나눔이 시작되는 문턱을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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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