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

Account Executive

역할

미팅이 잡힌 고객을 넘겨받아 문제를 파악하고 계약서에 서명이 찍힐 때까지 한 거래를 끝까지 책임지는 영업 담당자입니다.

등장 배경

회사가 작을 때는 영업하는 사람이 한둘뿐이라 한 사람이 전부를 합니다. 아침에는 아직 우리를 모르는 회사에 전화를 돌리고, 오후에는 계약 조건을 놓고 협상하고, 저녁에는 작년에 계약한 고객사의 불만을 듣습니다. 세 가지가 다 영업이니 한 사람이 해도 될 것 같지만, 돌려 보면 리듬이 맞지 않습니다.

분기 마지막 주가 되면 문제가 눈에 보입니다. 마무리 직전인 계약 세 건에 매달린 2주 동안 새로 연락한 회사가 한 곳도 없었고, 그래서 다음 분기 첫 달에는 잡힌 미팅이 없습니다. 오전 내내 거절을 마흔 번 맞은 사람에게 오후에 한 시간짜리 조건 협상을 시키면 대개 한쪽이 무너진다는 문제도 겹칩니다.

그래서 한 거래를 구간으로 잘라 사람을 나눴습니다. 모르는 곳에 처음 연락해 첫 미팅까지 만드는 앞 구간은 SDR이 맡고, 계약이 끝난 뒤 고객사를 이어받아 재계약을 챙기는 뒤 구간은 AM이 맡습니다. AE 는 그 사이, 미팅이 잡힌 순간부터 서명이 찍히는 순간까지를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분기 목표 금액이 붙는 자리가 보통 여기입니다.

하루 업무

하루의 절반은 고객과의 미팅이고 나머지 절반은 미팅 사이를 메우는 문서 작업과 기록입니다. 동시에 스무 건 안팎의 거래가 각각 다른 단계에 걸쳐 있고, 그것들을 순서대로 밀어 올리는 것이 이 일입니다.

  1. 파이프라인 점검. 세일즈 파이프라인은 진행 중인 거래를 첫 미팅·검증·제안·협상·성사 같은 단계로 늘어놓은 표입니다. 아침에 이 표를 열어 2주 넘게 같은 칸에 멈춘 건을 찾아냅니다.
  2. 첫 미팅. SDR 이 잡아 준 자리에 들어가 상대가 지금 무엇으로 곤란한지를 듣습니다.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듣는 자리라서 담당자가 말하는 시간은 3분의 1을 넘지 않습니다.
  3. 검증. 들은 내용을 리드 검증 항목에 맞춰 정리합니다. 쓸 예산이 있는지, 살지 말지를 정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가 푸는 문제를 겪고 있는지, 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지 넷입니다.
  4. 시연. 데모 자리에서 제품을 돌려 보여 줍니다. 기술 질문이 깊어지면 세일즈 엔지니어가 함께 들어갑니다.
  5. 제안. 제공 범위와 금액, 기간을 적은 제안서를 보냅니다. 미팅에 들어오지 않은 결재권자가 읽는 문서라서, 말로 한 설명이 글로도 남아 있어야 합니다.
  6. 반론 대응. 돌아오는 말은 대개 비싸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이미 다른 걸 쓰고 있다 셋입니다. 반론 대응은 이 말에 답하는 기술이고, 답이 할인인 경우는 적습니다.
  7. 계약. 클로징은 계약을 매듭짓는 마지막 단계로, 여기서 구매 부서와 법무 검토자가 새로 등장합니다. 이들이 보는 것은 제품이 좋은지가 아니라 위험이 없는지입니다.
  8. 기록. 오간 내용과 다음 약속을 고객 관리 시스템에 남깁니다.

이 일 전체에 쿼터라는 숫자가 붙습니다. 분기마다 배정되는 매출 목표이고, 이 숫자가 하루의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쿼터가 분기 3억이고 평균 계약 규모가 3천만 원이면 열 건을 닫아야 하는데, 제안 단계에서 계약까지 가는 비율이 4분의 1이라면 그 단계에만 마흔 건이 있어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SDR 과는 넘기고 받는 관계입니다. 앞뒤로 사람을 물려받고 물려주는 자리라 어떤 상태여야 미팅을 넘길 수 있는지 기준을 미리 합의하지 않으면 매달 같은 다툼이 생깁니다. SDR 은 미팅 건수로, AE 는 계약 금액으로 평가받으니 기준이 없으면 한쪽은 일단 넘기고 한쪽은 일단 돌려보냅니다.

세일즈 엔지니어와는 미팅을 함께 들어갑니다. 보안 점검표 마흔 문항이나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 가능 여부처럼 혼자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넘어갑니다. 아는 척하고 답했다가 나중에 정정하면 그 거래는 대개 거기서 멈춥니다.

AM 과는 서명 이후를 넘깁니다. 계약을 따내려고 무리한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자기가 아니라 AM 입니다. 계약서에 없는 구두 약속이 인수인계 문서에서 빠지면 1년 뒤 재계약 자리에서 고객이 꺼내 듭니다.

세일즈 오퍼레이션과는 기록으로 엮입니다. 거래를 어느 단계에 둘지, 쿼터를 어떻게 나눌지가 여기서 정해집니다.

실무 용례

"이 건은 아직 AE 한테 넘길 단계가 아닌 것 같아요. 예산 확인만 한 번 더 부탁드려요."

살 수 있는 곳인지 검증이 덜 됐으니 아직 넘기지 말라는 뜻입니다.

"쿼터가 분기 3억인데 지금 파이프라인이 6억밖에 없어요."

성사율을 감안하면 목표의 두 배로는 모자라니 거래를 더 만들어 달라는 요청입니다.

"그 조건은 제가 못 드려요. 대표님 결재가 필요한 금액이라 내일 답 드릴게요."

담당자에게 허용된 할인 범위를 넘었다는 뜻이고, 이 자리에서 협상을 끝내지 않겠다는 신호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일을 하는 사람은 수아입니다. 구성원 300명짜리 회사와의 계약이 두 달째 협상 단계에 걸려 있는데, 막힌 지점은 가격이 아니라 보안 검토였습니다. 상대가 보낸 점검표에 데이터가 어느 나라 서버에 저장되는지 묻는 문항이 있었고, 수아는 그 자리에서 답하지 않고 태오에게 넘겼습니다. 태오가 이틀 뒤 답을 정리하면서 거래가 다시 움직였습니다.

흔한 오해

말을 잘해야 할 수 있는 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사람을 만나 설득하는 자리이니 화술이 전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재 보면 듣고 정리하는 쪽이 훨씬 깁니다. 상대 회사의 업무 흐름을 파악하고, 누가 결정권을 쥐고 있는지 알아내고, 오간 말을 문서로 남기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화술만 믿고 들어온 사람은 첫 분기에 미팅은 많은데 계약이 하나도 닫히지 않습니다. 들은 것을 정리해 두지 않아 두 번째 미팅에서 할 말이 없어서입니다.

서명이 찍히면 일이 끝난다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성사가 파이프라인 맨 끝 단계 이름이니 그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계약 첫 해 안에 고객이 떠나면 지급된 인센티브를 회수하는 회사가 적지 않고, 무리한 약속은 인수인계를 통해 돌아옵니다. 서명을 끝으로 보고 일하면 성과를 내지 못할 고객까지 끌어오게 되고, 1년 뒤 재계약 시점에 매출이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어느 구간을 맡는가AE 와의 차이
AM서명 이후의 고객사이미 계약한 곳을 지키고 늘립니다. 새 계약을 여는 일은 맡지 않습니다
SDR첫 연락부터 미팅까지계약을 책임지지 않고 미팅 건수로 평가받습니다. AE 에게 넘기는 시점에서 역할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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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