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후생

Benefits

개념

급여로 주지 않고 회사가 따로 제공하는 혜택 전체로, 법이 정해 둔 것과 회사가 알아서 정하는 것으로 나뉩니다.

등장 배경

연봉 숫자 하나로는 어디서 일하는 게 나은지 가려지지 않습니다. 두 회사가 똑같이 5천만 원을 부르는데 한쪽은 점심값이 매달 20만 원씩 나가고 다른 쪽은 회사가 내 준다면, 1년에 240만 원 차이가 연봉표에는 보이지 않은 채로 생깁니다. 노트북을 개인 돈으로 사야 하는지, 건강검진을 따로 예약해 결제해야 하는지도 같은 종류의 차이입니다.

회사 쪽 사정도 비슷했습니다. 사람을 붙잡으려고 연봉을 올리면 그 인상은 되돌릴 수 없고 다음 해 인상의 출발선이 됩니다. 반면 식대나 장비 지원은 같은 돈을 쓰면서도 해마다 다시 정할 수 있고, 매일 겪는 것이라 체감이 큽니다. 그래서 개별 사정으로 하나씩 챙겨 주던 것들이 제도로 굳었습니다. 누구는 노트북을 받고 누구는 못 받는 상태를 오래 끌면 그 자체가 불만이 되기 때문입니다.

복리후생은 이렇게 급여 바깥에 쌓인 항목들을 한 이름으로 묶은 것입니다. 상위 허브인 보상에서 이 항목이 놓인 자리를 보면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보상은 무엇을 주는지, 언제부터 그 사람 것이 되는지, 누구에게 얼마를 줄지의 세 갈래로 나뉘는데, 복리후생은 마지막 갈래에 들어갑니다. 한 사람에게 얼마를 줄지 정할 때 현금 말고 무엇을 얹을지를 다루는 자리입니다.

작동 방식

항목은 법정과 자율 둘로 갈립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한쪽은 안 주면 위법이고 다른 쪽은 회사가 정하기 나름이라, 예산을 줄일 때 손댈 수 있는 곳이 애초에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1. 법정 복리후생 — 법이 사업주에게 지우는 의무입니다.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의 회사 부담분, 1년 이상 일한 사람에게 주는 퇴직급여, 연차 유급휴가가 여기 듭니다. 협상 대상이 아니고, 인건비를 계산할 때 연봉의 10퍼센트 안팎이 여기서 더 나간다고 잡습니다.
  2. 자율 복리후생 — 회사가 스스로 정하는 부분입니다. 식대, 장비 지원, 교육비, 건강검진, 재택 근무 비용, 휴가 제도처럼 채용 공고에 적히는 것들이 대부분 이쪽입니다. 없앨 수도 있지만 한 번 준 것을 거두면 연봉을 깎은 것과 비슷하게 받아들여집니다.

주는 방법도 셋으로 갈립니다. 회사가 직접 사서 주는 현물, 매달 급여에 얹어 주는 현금성 지원, 정해진 금액 안에서 각자 고르게 하는 포인트 방식입니다. 포인트 방식은 취향이 갈리는 항목에 잘 맞습니다. 헬스장 회원권을 일괄로 끊어 주면 절반이 안 쓰지만, 같은 돈을 포인트로 주면 각자 필요한 데 씁니다.

현금성으로 주면 대개 근로소득에 들어가 세금이 붙는다는 점은 미리 알아 둘 만합니다. 월 20만 원까지는 식대로 비과세되지만 그 위로는 급여와 똑같이 과세되므로, 30만 원을 지원해도 손에 남는 값은 그보다 작습니다.

예산은 1인당 월 얼마로 잡아 인원수를 곱하는 방식이 다루기 쉽습니다. 식대 20만 원에 장비 감가 5만 원, 교육비 5만 원이면 1인당 월 30만 원이고 45명이면 월 1천 3백 5십만 원입니다. 이 숫자를 알아야 총 보상을 계산할 때 복리후생 몫을 넣을 수 있습니다.

쓰이는 곳

가장 자주 등장하는 자리는 채용입니다. 지원자가 두 회사의 오퍼를 놓고 비교할 때 연봉이 같으면 이쪽에서 갈립니다. 그래서 채용 공고에 항목을 나열하는데, 금액을 적지 않은 나열은 비교에 쓰이지 못합니다. "교육비 지원" 은 연 20만 원일 수도 300만 원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보상 설계입니다. 급여 밴드가 레벨별 급여 범위를 정해 두듯, 복리후생은 레벨과 무관하게 모두에게 같은 값으로 가는 편이 보통입니다. 신입과 10년 차가 같은 식대를 받습니다. 그래서 급여가 낮은 사람일수록 전체 보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연봉 4천만 원인 사람에게 연 360만 원짜리 복리후생은 9퍼센트지만, 1억 원인 사람에게는 3.6퍼센트입니다.

세 번째는 제도를 고칠 때입니다. 만족도가 낮다고 항목을 늘리기 전에 지금 것이 실제로 쓰이는지를 봅니다. 신청 절차가 번거로워 아무도 안 쓰는 항목은 회사 돈만 쓰고 체감은 0입니다. 쓰인 비율을 항목별로 뽑아 보면 대개 상위 두세 개에 쏠려 있습니다.

실무 용례

"연봉은 저쪽이 200만 원 높은데 식대랑 장비까지 넣으면 여기가 나은 것 같아요."

두 오퍼를 연봉이 아니라 복리후생까지 더한 값으로 비교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항목은 작년에 신청률이 8퍼센트였어요. 예산 줄일 거면 거기부터 봅시다."

돈은 나가는데 체감이 없는 항목을 먼저 정리하자는 제안입니다.

"복리후생으로 낮은 연봉을 메우려는 건 오래 안 갑니다."

혜택이 급여의 대체재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규원이 매년 1월에 항목별 사용률을 놓고 다시 정합니다. 지난해에는 도서 구입비 신청이 1년에 네 건이었습니다. 없애자는 말이 나왔지만 절차를 보니 영수증을 종이로 내야 했고, 신청서를 온라인으로 바꾸자 같은 예산으로 신청이 서른 건이 됐습니다. 쓰이지 않던 이유가 필요 없어서가 아니라 번거로워서였던 겁니다.

반대로 늘리자는 요구를 거절할 때도 이 숫자를 씁니다. 헬스장 지원을 요청받았을 때 규원이 들여다본 건 요청한 사람 수가 아니라 이미 있는 항목의 사용률이었습니다. 재택 근무 비용 지원을 절반이 안 쓰고 있었고, 그쪽을 먼저 고친 뒤에 새 항목을 보기로 했습니다.

흔한 오해

복리후생을 넉넉히 주면 연봉이 조금 낮아도 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가 쓰는 돈은 같으니 받는 쪽도 같게 느낄 거라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 둘을 같은 저울에 올리지 않습니다. 연봉은 이직할 때 다음 회사에 제시하는 숫자이자 대출 한도를 정하는 숫자라서 밖으로 들고 나갈 수 있고, 식대는 그 회사를 다니는 동안만 유효합니다. 낮은 연봉에 두꺼운 혜택을 얹어 뽑은 사람은 2년쯤 뒤 연봉만 높은 곳으로 옮겨 가고, 회사는 쓴 돈만큼의 인재 유지 효과를 얻지 못합니다.

항목이 많을수록 좋은 제도라는 생각도 자주 보입니다. 채용 공고에 열다섯 줄을 적으면 잘 챙기는 회사로 보이니 그렇게 됩니다. 실제로는 항목이 늘수록 각 항목의 금액이 얇아지고, 안내와 정산에 드는 일만 늘어납니다. 월 5만 원짜리 항목 여섯 개보다 30만 원짜리 하나가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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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