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밴드

Pay Band

개념

직무와 레벨마다 지급할 급여의 하한과 상한을 미리 적어 둔 범위로, 오퍼 금액과 인상 폭을 그 안에서 정합니다.

등장 배경

밴드가 없는 회사에서 급여는 사람마다 새로 정해집니다. 지원자가 희망 금액을 부르고, 대표가 예산과 견줘 깎거나 올리고, 그 자리에서 확정됩니다. 구성원이 열 명일 때는 대표가 금액을 다 기억하니 이 방식이 돌아갑니다.

서른 명을 넘기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같은 일을 하는 두 사람의 연봉이 1천만 원 차이 나는데 아무도 이유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한 사람은 회사가 급할 때 들어와 세게 불렀고, 다른 사람은 첫 직장이라 제시받은 금액을 그대로 받았습니다. 실력 차이가 아니라 합류 시점과 협상 성향의 차이입니다.

이 차이는 언젠가 드러납니다. 페이지덱에서도 같은 등급 개발자 두 명의 연봉이 5천 2백만 원과 6천 4백만 원으로 벌어져 있던 것이 이직하는 사람의 입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낮은 쪽은 그 뒤로 성과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금액을 먼저 떠올렸고, 반년 뒤 회사를 옮겼습니다.

채용하는 쪽도 곤란합니다. 새 자리를 열 때마다 얼마를 불러야 하는지 대표에게 물어야 하고, 답을 기다리는 동안 후보자는 다른 회사 제안을 받습니다. 밴드는 즉흥으로 정하던 금액을 미리 합의한 범위 안으로 옮겨 놓은 장치입니다.

작동 방식

세로축에 직무 레벨을, 가로축에 직무군을 놓은 격자를 그리고 칸마다 금액 범위를 적습니다. 직무 레벨은 역량과 책임 범위에 따라 나눈 등급으로 보통 1레벨부터 5레벨까지 둡니다. 시세가 다른 개발·디자인·세일즈를 옆으로 벌려 놓으면 격자 하나가 회사 전체의 급여 지도가 됩니다.

칸 하나에는 숫자 셋이 들어갑니다. 하한, 중간값, 상한입니다. 개발 직군 3레벨이 5천 2백만 원에서 6천 8백만 원이고 중간값이 6천만 원이라면, 그 자리의 연봉은 이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금액은 기본급, 곧 성과와 무관하게 매달 같은 금액으로 나가는 고정 급여입니다. 성과급과 주식은 밴드 바깥에서 따로 정합니다.

밴드를 처음 만드는 절차는 네 단계입니다.

  1. 직무군과 레벨로 격자를 만듭니다. 3레벨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적혀 있지 않으면 어느 칸에 누구를 넣을지 막힙니다.
  2. 칸마다 시세를 모읍니다. 채용 플랫폼의 공개 급여, 투자사가 돌리는 급여 조사, 최근 6개월 지원자들의 희망 금액을 씁니다.
  3. 그 시세의 어디에 서겠다고 정합니다. 업계 중간값에 맞출 수도 있고 상위 25퍼센트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중간값을 택하면 인건비는 줄고 후보자 경쟁에서는 밀립니다.
  4. 하한과 상한을 적습니다. 폭은 보통 중간값의 위아래 15퍼센트입니다. 6천만 원이 중간값이면 5천 2백에서 6천 8백입니다.

폭을 두는 이유는 같은 레벨 안에서도 옮길 여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새로 합류한 사람은 하한과 중간값 사이에서 시작해 몇 년에 걸쳐 상한 쪽으로 옮겨 갑니다. 상한에 닿으면 금액을 더 올리는 대신 승진으로 다음 레벨로 넘기고, 위쪽 칸의 범위를 새로 적용합니다.

쓰이는 곳

첫째는 오퍼를 낼 때입니다. 오퍼는 합류 조건을 정리해 제시하는 제안인데, 밴드가 있으면 채용 담당자가 대표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금액을 말합니다. 후보자가 7천 5백만 원을 원하는데 3레벨 상한이 6천 8백이면 답은 둘입니다. 4레벨로 볼 만한 사람인지 다시 보거나, 이 사람만 예외로 두는 것입니다.

둘째는 매년 연봉을 조정할 때입니다. 3레벨 중간값이 6천만 원인데 어떤 사람이 5천 4백만 원을 받고 있다면, 성과와 별개로 먼저 올려야 하는 자리가 됩니다. 반대로 상한 근처에 있는 사람은 성과가 좋아도 인상 폭이 작아지고, 대신 승진 대상인지를 봅니다.

셋째는 인건비를 미리 계산할 때입니다. 헤드카운트는 조직이 둘 수 있는 인원 수인데, 내년에 어느 레벨을 몇 명 뽑을지 정해지면 밴드 중간값을 곱해 인건비를 바로 뽑습니다. 3레벨 셋과 4레벨 하나면 기본급만 2억 6천만 원쯤이고, 여기에 보험료와 성과급을 더해 예산에 올립니다.

지원자에게 밴드는 총 보상을 가늠하는 출발점입니다. 총 보상은 기본급에 성과급과 주식과 복리후생까지 합친 값이고, 밴드가 정하는 것은 그중 기본급 한 칸입니다.

실무 용례

"이 후보자 희망 연봉이 3레벨 밴드 상한을 넘습니다. 레벨을 다시 볼지 예외로 갈지 정해 주세요."

금액을 깎자는 말이 아니라, 이 사람을 어느 칸에 넣을지 판단이 필요하다는 요청입니다.

"지금 밴드 중간값 아래에 있는 사람이 네 명이에요. 이번 인상은 거기부터 봅니다."

인상 재원을 성과 순서가 아니라 밴드 안의 위치 순서로 먼저 쓴다는 뜻입니다.

"내년 밴드는 시장 조사 다시 돌려서 3퍼센트 올려 잡으려고 합니다."

밴드를 한 번 만들고 두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다시 맞춘다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표를 만든 사람은 규원입니다. 두 사람의 연봉 차이가 알려지고 한 명이 나간 뒤, 규원은 직무군 네 개와 레벨 다섯 개로 칸 스무 개를 만들고 투자사 급여 조사로 범위를 채웠습니다. 구성원 45명을 격자 위에 얹어 보니 하한 아래인 사람이 여섯이었고, 그 여섯을 다음 인상에서 먼저 올렸습니다.

지금은 세일즈 자리를 열 때 수아가 그 표를 보고 공고에 범위를 적습니다.

흔한 오해

밴드를 급여를 깎기 위한 장치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한이 적혀 있으니 협상 여지를 없애려고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표에는 하한도 적혀 있습니다. 하한은 이 자리에 이 금액 아래로는 주지 않겠다고 회사가 스스로 묶어 둔 선이라, 협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낮게 받는 것을 막는 쪽으로 더 자주 작동합니다. 밴드를 없애면 상한과 함께 하한도 사라져, 세게 부르는 사람이 더 받는 자리로 돌아갑니다.

한 번 정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흔합니다. 표로 적어 둔 것이니 확정된 값처럼 보이고, 해마다 다시 조사하기는 품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밴드가 따라가는 것은 회사 사정이 아니라 시장 시세입니다. 2년을 방치하면 3레벨 하한이 다른 회사의 2레벨 금액보다 낮아집니다. 신규 입사자에게만 예외를 적용하며 버티면 나중에 온 사람이 더 받는 역전이 쌓이고, 그 사실이 알려지는 날 밴드는 신뢰를 잃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 보상

    밴드가 정하는 기본급이 보상 전체에서 어느 자리인지 봅니다

  • 총 보상

    밴드 바깥의 항목까지 합쳐 오퍼를 비교하는 단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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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