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업 차트

Burnup Chart

산출물

끝낸 일이 쌓이는 선과 해야 할 일 전체를 나타내는 선을 한 장에 같이 그려, 진척과 범위 변화를 함께 읽는 그래프입니다.

등장 배경

일정 그래프는 오랫동안 남은 일만 그렸습니다. 해야 할 일을 위에 찍고 날마다 줄어드는 모습을 따라가는 방식인데, 여기에는 총량이 주기 내내 그대로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실제 주기에서 그 총량은 거의 언제나 움직입니다.

그래서 스프린트 후반이면 같은 대화가 반복됐습니다. 선이 좀처럼 바닥으로 내려오지 않으니 대표가 "지난주랑 거의 똑같네요" 하고 묻고, 개발팀은 "중간에 두 건이 더 들어왔습니다" 하고 답합니다. 그래프에는 그 두 건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선 하나로는 팀이 느린 것인지 할 일이 늘어난 것인지 가를 수 없었고, 그래서 대화는 매번 기억력 싸움이 됐습니다.

번업 차트는 그 두 가지를 갈라 놓으려고 선을 하나 더 그립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선이 팀이 실제로 끝낸 양이고, 위에 가로로 놓인 선이 이번에 끝내기로 한 전체 양입니다. 일정이 밀렸을 때 아래 선이 완만한 것인지 위 선이 올라간 것인지를 보면 원인이 곧바로 갈립니다. 한쪽은 팀의 속도 문제이고 다른 쪽은 범위를 정하는 쪽의 문제라서, 대응이 완전히 다릅니다.

구성 항목

번업 차트는 축 둘과 선 둘, 그리고 선택적으로 붙이는 기준선 하나로 이루어집니다.

  1. 가로축 — 시간입니다. 스프린트 안에서 쓰면 하루 단위, 분기 단위로 쓰면 주 단위로 찍습니다.
  2. 세로축 — 작업량입니다. 단위는 스토리 포인트를 쓰는 팀이 많습니다. 작업 하나의 크기를 1·2·3·5·8 같은 상대값으로 매긴 숫자입니다. 포인트를 쓰지 않는 팀은 작업 건수를 그대로 씁니다.
  3. 완료선 — 끝낸 일이 누적으로 쌓이는 선입니다. 첫날 0에서 출발해 올라가기만 하고 내려가지 않습니다. 1일 차 0, 3일 차 6, 5일 차 11 처럼 그날까지의 합계를 찍습니다. 세는 것은 완료 정의를 채운 작업뿐입니다. 완료 정의는 팀이 미리 합의해 둔 체크리스트로, 보통 리뷰를 통과하고 테스트가 돌고 운영 환경에 올라간 상태를 말합니다.
  4. 범위선 — 이번에 끝내기로 한 전체 작업량입니다. 아무것도 늘지 않으면 32에 누운 직선이고, 3일 차에 5짜리 작업이 붙으면 그 지점에서 37로 한 칸 올라갑니다. 이 계단 모양 자체가 기록입니다.
  5. 기준선 — 시작점과 마지막 날의 범위를 잇는 점선입니다. 완료선이 이 점선보다 아래 있으면 지금 속도로는 다 못 끝낸다는 뜻입니다. 없이 쓰는 팀도 많습니다.

두 선 사이의 세로 간격이 남은 일입니다. 완료선이 범위선에 닿으면 다 끝난 것이고, 마지막 날까지 닿지 않으면 그 간격만큼이 다음 주기로 넘어갑니다.

작성자와 독자

그리는 사람은 따로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작업 관리 도구가 작업 상태와 포인트를 이미 들고 있어서 그래프는 자동으로 갱신됩니다. 사람이 할 일은 그림이 진실을 말하게 관리하는 쪽입니다. 작업을 끝났다고 옮기는 시점이 사람마다 다르면 완료선이 실제보다 앞서거나 뒤처지고, 새로 들어온 작업을 도구에 넣지 않으면 범위선이 평평한 채로 남습니다.

읽는 사람은 셋이고 각자 다른 질문을 들고 봅니다.

  1. 팀 자신 — 지금 속도로 마지막 날에 닿는지를 봅니다. 주기 중간에 확인해 안 닿겠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무엇을 뺄지 정합니다. 마지막 날에 알면 이미 늦습니다.
  2. 이해관계자 — 약속한 것이 언제 나오는지를 봅니다. 영업이나 마케팅처럼 결과물이 나오는 날에 맞춰 자기 일정을 짜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3. 경영진 — 범위선의 계단을 봅니다. 계단이 잦다는 것은 주기가 시작된 뒤에도 할 일이 계속 바뀐다는 뜻이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을 손볼 자리입니다.

주기가 끝난 뒤 회고에서 다시 꺼내 보기도 합니다. 완료선이 마지막 이틀에 몰려 솟았다면 검수가 막판에 한꺼번에 처리됐다는 뜻이고, 다음 주기에 고칠 거리입니다.

실무 용례

"번업으로 보면 팀이 느린 게 아니라 범위가 20퍼센트 늘어난 거예요."

일정이 밀린 원인을 속도가 아니라 추가된 작업으로 짚는 말입니다.

"이번 주 번업 올려 주세요. 위쪽 선이 언제 올라갔는지 보게요."

범위가 늘어난 시점과 그때 무슨 결정이 있었는지를 맞춰 보겠다는 뜻입니다.

"두 선이 평행하게 가고 있어요. 이대로면 못 끝냅니다."

끝낸 만큼 일이 계속 추가되어 간격이 줄지 않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페이지덱에서는 분기 단위 일정에 이 그래프를 씁니다. 지현이 분기 시작에 할 일을 정리해 세로축 합계를 잡아 두고, 매주 월요일에 지난주까지 끝난 양을 찍습니다. 6주 차에 두 선의 간격이 5주 차와 거의 같았던 적이 있는데, 팀이 일을 안 한 주가 아니라 기업 고객 요청으로 작업 세 건이 새로 들어온 주였습니다. 범위선이 그 주에 올라간 게 한눈에 보이니 회의는 "왜 늦었나" 대신 "이 세 건을 이번 분기에 둘 것인가" 로 바뀌었습니다.

규원이 보는 것도 같은 그림이지만 초점이 다릅니다. 분기 내내 범위선이 네 번 올라갔고 그중 세 번이 같은 고객에게서 왔다면, 고칠 곳은 팀의 속도가 아니라 스프린트 플래닝에 무엇을 올릴지 고르는 앞단입니다.

흔한 오해

범위선이 올라가면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는 오해가 가장 흔합니다. 계단이 보이면 스코프 크리프, 그러니까 합의 없이 할 일이 슬금슬금 늘어난 현상으로 읽기 쉽습니다. 하지만 새로 알게 된 사실 때문에 일이 늘어나는 것은 정상입니다. 만들다 보니 빠진 화면이 발견되거나 고객이 실제로 쓰는 방식이 달랐다면 범위는 당연히 늘어야 합니다. 계단을 죄악으로 다루면 팀은 새 작업을 도구에 넣지 않고 조용히 처리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차트는 평평해지지만 일정은 그대로 밀립니다. 봐야 할 것은 계단이 있느냐가 아니라 계단마다 누가 무엇을 보고 결정했는지입니다.

두 번째는 이 그래프로 속도를 재려는 시도입니다. 완료선의 기울기가 가팔라 보이면 팀이 빨라진 것 같지만, 기울기는 그 주기에 담은 작업의 크기 구성을 따라갑니다. 작은 작업을 여럿 담은 주기는 초반부터 선이 꾸준히 오르고, 큰 작업을 몇 개 담은 주기는 한참 평평하다가 후반에 한 번에 솟습니다. 두 주기의 실제 작업량이 같아도 그림은 전혀 다릅니다. 속도를 견주려면 주기 합계를 평균 낸 벨로시티를 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그리는가번업 차트와의 차이
번다운 차트남은 일이 줄어드는 모습선이 하나라 범위가 늘어난 것과 속도가 느린 것이 같은 모양으로 보입니다. 대신 읽기가 쉬워 주기가 짧고 범위가 잘 안 바뀌는 팀에 맞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 스크럼

    이 그래프가 어느 주기 위에서 그려지는지 먼저 봅니다

  • 벨로시티

    같은 기록을 주기 단위 평균으로 바꿔 다음 계획에 쓰는 숫자입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