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기반 가격

Competitor-based Pricing

방법

같은 문제를 푸는 다른 제품의 값을 늘어놓고 그 옆 어디에 설지 정해 우리 값을 매기는 방식입니다.

등장 배경

값을 처음 정할 때 기댈 곳이 마땅치 않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드는 비용을 세어 보면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한 명 늘어도 서버 값이 거의 늘지 않아서, 그대로 계산하면 월 2,600원 같은 숫자가 나옵니다. 그 값으로는 만든 사람들 월급이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고객이 이 제품으로 얼마를 아끼는지를 재려면 이미 쓰고 있는 고객이 있어야 하는데, 값을 정하는 시점에는 그 고객이 없습니다.

그래서 값을 정하는 회의는 대개 이런 모양이었습니다. 창업자 두 명이 9,900원과 29,000원 사이에서 한 시간을 오갑니다. 한쪽은 싸야 사람들이 들어온다고 하고 다른 쪽은 싸면 진지한 제품으로 안 본다고 합니다. 둘 다 근거가 느낌이라 결론이 나지 않고, 대개 끝자리가 예쁜 숫자로 정해집니다.

경쟁 기반 가격은 그 자리에 바깥의 숫자를 들여놓습니다. 이미 같은 문제를 팔고 있는 제품들이 받는 값이 있고, 그 값을 고객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이미 증명되어 있습니다. 내 원가나 내 짐작 대신 시장에 서 있는 기준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입니다.

사용 절차

비교 대상을 고르고, 같은 단위로 맞추고, 띠를 확인한 뒤, 그 띠의 어디에 설지 정합니다. 네 단계입니다.

  1. 비교 대상을 고릅니다. 기준은 기능이 비슷한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 우리 대신 검토하는 제품입니다. 영업에서 진 거래 스무 건을 놓고 고객이 무엇을 골랐는지 세어 보면 목록이 나옵니다.
  2. 같은 단위로 환산합니다. 어떤 회사는 1인당 월 요금을, 어떤 회사는 팀 단위 정액을, 어떤 회사는 연간 선결제 값을 내겁니다. 1인당 월 금액으로 전부 옮겨 놓지 않으면 비교가 안 됩니다. 5인 팀 기준 월 4만 원짜리 정액 요금은 1인당 8,000원입니다.
  3. 띠를 확인합니다. 경쟁 매트릭스에 값을 나란히 적어 보면 대개 아래쪽 한 덩어리와 위쪽 한 덩어리로 갈립니다. 문서 협업 도구라면 1인당 월 7,000원 안팎과 1만 5,000원 안팎에 각각 몇 개씩 몰려 있는 식입니다.
  4. 설 자리를 정합니다. 선택지는 셋입니다. 비슷하게 붙거나, 기능을 덜어 내고 아래에 붙거나, 더 얹어 위에 섭니다. 위에 서기로 했으면 왜 더 비싼지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아래에 붙기로 했으면 무엇을 빼서 싼 것인지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4번에서 말할 이유가 안 나오면 아직 정한 것이 아닙니다. 경쟁사보다 2,000원 싸다는 사실만으로는 고객이 옮겨 오지 않습니다. 이 네 단계는 한 번 밟고 끝나지 않습니다. 상대가 값을 바꾸면 우리 자리는 그대로인데 뜻이 달라지므로, 분기마다 2번과 3번을 다시 봅니다.

적합한 상황과 한계

이 방식이 잘 맞는 자리는 세 곳입니다.

  1. 이미 이름이 붙은 시장에 들어갈 때. 고객이 "이런 도구는 이 정도" 라는 감각을 갖고 있으면 거기서 너무 먼 값은 설명하는 데만 시간이 걸립니다.
  2. 첫 값을 빨리 정해야 할 때. 고객이 얻는 값어치를 재려면 몇 달이 걸리지만 경쟁 제품의 가격표는 오늘 볼 수 있습니다.
  3. 기업 고객 견적을 쓸 때. 구매 담당자가 대개 세 곳에서 견적을 받아 나란히 놓고 보기 때문입니다.

한계는 더 분명합니다.

  1. 남이 정한 숫자를 근거까지 통째로 물려받습니다. 경쟁사가 느낌으로 9,900원을 골랐다면 그 느낌이 시장 기준이 되어 돌아옵니다.
  2. 비용 구조가 서로 다릅니다. 상대가 투자를 받아 적자를 견디며 받는 값을, 자기 돈으로 굴러가는 회사가 따라가면 팔수록 손해가 쌓입니다.
  3. 아래로만 움직이기 쉽습니다. 서로를 보고 값을 정하니 한 곳이 내리면 다 내리고, 올리는 쪽으로는 아무도 먼저 움직이지 않습니다.
  4. 새 갈래를 여는 제품에는 비교 대상이 없습니다. 이때는 대체재의 값, 즉 고객이 지금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제로 쓰는 돈과 시간을 대신 놓고 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 방식만 쓰지 않습니다. 원가로 바닥을 긋고, 경쟁 제품으로 대략의 띠를 확인하고, 고객이 얻는 값어치로 위쪽 한도를 잡는 식으로 겹쳐 씁니다. 경쟁 기반 가격은 그중 가장 빨리 답이 나오는 자리이지 혼자 답을 내는 자리가 아닙니다.

실무 용례

"일단 경쟁사 가격 보고 비슷하게 가시죠."

근거를 빨리 만들자는 제안인데, 왜 그 자리인지가 빠져 있습니다.

"저쪽 가격표는 1만 2,000원인데 실제 계약은 8,000원대로 나간대요."

공개 가격표와 실제 성사 가격이 다르니 표만 보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위에 설 거면 그 이유를 가격표 옆에 한 줄로 적어야 해요."

더 비싼 값을 고객이 스스로 납득하게 만들 문장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이 팀 요금제를 처음 낼 때 지현이 경쟁 제품 네 곳의 값을 1인당 월 금액으로 옮겨 적었습니다. 두 곳이 7,000원대, 두 곳이 1만 5,000원대였고 가운데는 비어 있었습니다. 지현은 처음에 그 빈 구간인 1만 1,000원을 제안했습니다.

규원이 되물은 것은 숫자가 아니라 이유였습니다. 7,000원짜리보다 무엇이 나은지, 1만 5,000원짜리에서 무엇이 빠지는지를 각각 한 문장으로 대 보라고 했고, 두 번째 문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값은 8,900원으로 내려갔고, 대신 위쪽 요금제를 따로 만들어 기업 고객이 요구하던 권한 관리와 보안 설정을 거기에 몰았습니다. 빈 구간이 비어 있는 데는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흔한 오해

싸게 붙으면 이긴다고 보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값이 낮으면 고를 이유가 하나 생기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그 이유는 옮겨 가기 쉬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값만 보고 온 고객은 더 싼 곳이 나오면 같은 이유로 떠나고, 그 사이에 우리는 한 명에게서 덜 벌면서 같은 지원 비용을 씁니다. 고객 한 명 데려오는 데 5만 원이 드는데 월 3,000원을 받으면 열일곱 달을 써야 본전인데, 평균 여섯 달 만에 나가는 제품이라면 팔수록 적자가 쌓입니다.

가격표에 적힌 숫자가 상대가 실제로 받는 값이라고 믿는 것도 흔합니다. 표를 공개해 두었으니 그게 사실처럼 보입니다. 기업 고객 계약에서는 표에 적힌 값에서 20~40퍼센트가 깎인 값으로 성사되는 일이 흔하고, 연간 선결제나 다년 계약이 붙으면 더 내려갑니다. 표만 보고 자리를 잡으면 실제로는 우리가 상대보다 비싼 쪽에 서 있는데 스스로는 아래에 섰다고 알고 있게 됩니다. 실제 값은 진 거래에서 고객이 알려 주는 숫자로 확인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기준으로 삼는가경쟁 기반 가격과의 차이
원가 기반 가격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에 이윤을 얹음안쪽을 봅니다. 팔수록 손해인 하한을 그어 주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그 값이 너무 낮게 나옵니다
가치 기반 가격고객이 얻는 것을 돈으로 환산고객 쪽을 봅니다. 가장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지만 쓰고 있는 고객을 먼저 조사해야 해서 오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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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