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 리드

Growth Lead

역할

성장의 어느 지점이 가장 크게 막혀 있는지 판단해 이번 분기에 무엇을 시험할지 정하고, 나머지 후보를 접는 역할입니다.

등장 배경

성장에 관한 아이디어는 어느 팀에나 있었습니다. 마케팅은 광고 예산을 늘리자고 하고, 제품팀은 첫 화면을 다시 만들자고 하고, 개발팀은 가입할 때 화면이 느린 것부터 고치자고 합니다. 셋 다 틀린 말이 아니라 회의는 길어지고, 결국 목소리가 크거나 직급이 높은 쪽이 이깁니다. 진 쪽도 자기 일은 자기 팀에서 조금씩 진행하니 분기 말에는 세 가지가 어중간하게 반씩 되어 있습니다.

숫자가 안 나온 뒤에 열리는 회의는 늘 같은 모양이었습니다. "지난 분기에 가입자가 왜 안 늘었죠" 라는 질문에 마케팅은 예산이 부족했다고 답하고, 제품팀은 요청한 화면 개편이 밀렸다고 답합니다. 셋을 동시에 했으니 무엇이 효과가 있었는지도 가려지지 않습니다.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데 배운 것은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로스 리드는 이 결정을 한 사람에게 맡기려고 만든 자리입니다. 어디가 새는지를 숫자로 정하고, 이번에 건드릴 곳을 하나로 좁히고, 나머지를 언제 볼지까지 적어 둡니다. 자리를 따로 두는 이유는 이 판단이 어느 한 팀 안에서는 내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광고를 맡은 사람에게 물으면 답은 늘 광고 쪽에서 나옵니다.

하루 업무

하루의 시작은 대체로 숫자를 읽는 일입니다. 어제까지의 가입, 첫 사용, 재방문, 결제가 지난주와 얼마나 다른지를 훑고, 눈에 띄게 꺾인 칸이 있으면 그 칸만 파고듭니다. 이때 보는 틀이 AARRR 단계입니다. 사용자가 지나는 길을 획득, 활성화, 유지, 추천, 매출 다섯 칸으로 끊어 칸마다 통과한 사람 수를 세는 방식이라, 한 덩어리 숫자로는 안 보이던 자리가 드러납니다.

나머지 시간은 대략 네 가지로 나뉩니다.

  1. 순서 정하기 — 실험 백로그에 쌓인 후보를 다시 줄 세웁니다. 효과가 얼마나 클지,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 얼마나 있는지, 만드는 데 며칠이 드는지를 함께 놓고 정합니다. 6주짜리 후보는 이틀짜리 후보 세 개에 밀립니다.
  2. 접기 — 실제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아이디어는 분기마다 서른 개쯤 올라오는데 돌릴 수 있는 것은 대여섯 개라, 스물다섯 개에 "이번에는 안 합니다" 와 그 이유를 붙여 돌려보냅니다.
  3. 가설 다듬기 — 고른 후보마다 무엇을 바꾸면 어느 숫자가 왜 움직일지를 한 문장으로 만듭니다. 근거 칸이 비면 그 후보는 결과가 나와도 읽을 수 없어 다음 회차로 넘깁니다.
  4. 판정하기 — 돌아간 그로스 실험의 결과를 읽고 이겼는지 졌는지를 정합니다. 애매한 결과를 이겼다고 읽지 않는 것이 이 자리의 몫입니다. 진 것은 그 자리에서 지우고 이긴 것만 남깁니다.

분기에 한 번은 판을 크게 바꾸는 후보를 목록에 일부러 넣습니다. 작은 개선만 반복하다 더 큰 도약을 놓친 상태인 지역 최적에 빠지지 않으려는 장치입니다. 그런 후보는 확신이 낮아 순서를 매기면 늘 밀리므로, 자리를 따로 떼어 두지 않으면 영영 돌아오지 않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쪽은 그로스 엔지니어입니다. 정해진 시도를 코드로 만들어 붙이고 진 쪽을 지우는 사람이라, 이 둘 사이의 왕복 속도가 한 분기에 몇 번을 돌리는지를 그대로 결정합니다. 이 둘과 디자이너, 분석 담당을 한 단위로 묶어 둔 조직이 그로스 팀입니다.

그로스 마케터와는 유입 쪽에서 만납니다. 사람을 데려오는 일은 마케터가 맡고, 들어온 사람이 어느 칸에서 빠져나가는지는 그로스 리드가 봅니다. 데려온 1,000명 중 첫 문서를 만든 사람이 80명뿐이라면 손볼 곳은 광고가 아니라 그다음 화면이라는 판단이 여기서 나옵니다.

제품팀과는 일감이 겹치는 자리에서 조율이 필요합니다. 같은 화면을 두고 한쪽은 새 기능을 붙이려 하고 다른 쪽은 칸을 줄이려 하는 일이 잦아, 분기 초에 어느 화면을 누가 건드릴지 정해 두는 팀이 많습니다.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에게는 분기마다 두 가지를 보고합니다. 몇 개를 돌렸고 그중 몇 개가 이겼는지, 그래서 어느 숫자가 얼마나 움직였는지입니다. 여기서 그로스 분석이 없으면 보고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기록이 남지 않은 변화는 효과를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는 활성화 한 칸만 봅니다. 획득은 다음 분기에 다시 열게요."

건드릴 자리를 하나로 좁혔으니 나머지 제안은 지금 받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 아이디어 접는 게 아니라 순서에서 밀린 겁니다. 백로그 열두 번째에 있어요."

거절이 아니라 우선순위 판단이었다는 것을 알려 주는 말입니다.

"이건 이긴 걸로 읽기 어렵습니다. 차이가 표본 안에서 흔들리는 폭이에요."

결과가 우연일 가능성이 남아 있어 그대로 반영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페이지덱은 구성원이 마흔다섯 명이 되면서 이 자리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전에는 규원이 분기 계획을 짤 때 성장 항목까지 직접 정했는데, 한 번 정하면 분기 내내 바뀌지 않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2주마다 숫자를 보고 순서를 다시 매기는 일은 다른 일과 겸해서는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페이지덱의 그로스 리드는 2주에 한 번 현우, 태오와 한 시간을 앉습니다. 지난 회차에 돌린 두 건의 결과를 읽고, 이긴 것은 전체 사용자에게 열고 진 것은 지우고, 백로그에서 다음 두 건을 고릅니다. 지현이 같은 화면을 손보는 중이면 그 자리에서 순서를 맞춥니다.

흔한 오해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을 맡았으니 새로운 시도를 가져오는 사람일 것이라고 보기 쉽습니다. 실제로 이 자리가 하는 일의 절반은 반대쪽입니다. 후보는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가져오고, 그중 스물다섯 개를 이유를 붙여 접는 일이 남습니다. 접는 일을 못 하면 분기마다 여섯 가지를 동시에 조금씩 건드리게 되고, 그러면 무엇이 효과가 있었는지 끝내 가려지지 않습니다.

직함에 리드가 붙어 있으니 사람을 관리하는 자리로 읽는 것도 흔합니다. 많은 회사에서 이 자리는 아무도 보고하지 않는 상태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이끄는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실험의 방향입니다. 관리 책임이 붙는지는 회사마다 다르고, 없다고 해서 결정 권한이 작은 것도 아닙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맡는 일그로스 리드와의 차이
그로스 엔지니어정해진 실험을 만들어 붙이고 결과가 나오면 지웁니다무엇을 만들지가 아니라 어떻게 빨리 만들지를 고민하는 쪽입니다
그로스 프로덕트 매니저제품 안에서 획득·활성화·리텐션 지표를 맡습니다제품팀 소속으로 기능까지 함께 책임지는 자리라, 실험 밖의 로드맵도 함께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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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