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RRR 단계

AARRR Stages

방법

사용자가 제품을 알게 된 뒤 돈을 쓰기까지를 다섯 칸으로 끊고, 칸마다 몇 명이 통과했는지 세어 어디가 막혔는지 찾는 틀입니다.

등장 배경

팀마다 보는 숫자가 따로 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마케팅은 이번 달 방문자 수를, 제품팀은 새로 낸 기능 개수를, 세일즈는 계약 건수를 들고 회의에 들어왔습니다. 세 숫자는 결국 같은 사람들을 다루는데 서로 이어 붙일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회의는 늘 같은 자리에서 막혔습니다. 페이지덱 초기에 그로스 마케터 현우가 "이번 달 방문자가 40퍼센트 늘었습니다" 하고 보고하면, 대표 규원이 "그런데 유료로 바꾼 팀 수는 왜 그대로죠" 하고 물었습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아무도 답하지 못했습니다. 방문과 결제 사이에는 가입, 첫 사용, 재방문, 동료 초대가 차례로 놓여 있는데 그 중간 칸의 숫자를 아무도 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숫자가 없다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한 덩어리라는 데 있었습니다. 가입자가 1만 명이라는 사실만으로는 다음에 할 일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광고를 더 사야 하는지, 가입 화면의 입력 칸을 줄여야 하는지, 첫날에 떠나는 사람을 붙잡아야 하는지가 같은 숫자에서 갈리지 않습니다. 셋 다 그럴듯해 보이니 결국 목소리 큰 쪽이 이깁니다.

2007년에 한 스타트업 투자자가 강연에서 이 길을 다섯 칸으로 끊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획득, 활성화, 유지, 추천, 수익입니다. 다섯 칸의 머리글자를 이으면 AARRR 이 되고, 발음이 해적의 고함 같다고 해서 해적 지표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별명이 먼저 퍼진 탓에 이 틀을 지표 다섯 개의 목록으로 오해하는 일이 잦은데, 다섯 칸은 지표가 아니라 사용자가 지나는 자리의 이름입니다. 각 자리에서 무엇을 셀지는 제품마다 따로 정합니다.

틀 자체는 단순합니다. 사용자가 지나는 길에 문을 다섯 개 세우고, 문마다 몇 명이 통과했는지를 셉니다. 앞 문을 지난 사람 중 다음 문을 지난 사람의 비율이 그 구간의 전환율입니다. 방문 1만 명 중 가입이 1,200명이면 첫 구간은 12퍼센트입니다. 이렇게 칸을 나누고 나면 앞의 회의가 달라집니다. 방문자가 40퍼센트 늘었는데 유료 팀이 그대로라는 말은, 첫 칸에 사람이 4,000명 더 들어왔지만 두 번째 칸을 지난 사람이 거의 늘지 않았다는 문장으로 바뀝니다. 그러면 손댈 곳이 하나로 좁혀집니다.

그로스 축에서 이 틀이 놓인 자리는 퍼널 갈래입니다. 성장을 덧셈과 곱셈으로 적어 두는 그로스 모델이 어느 변수를 건드릴지 정한다면, 다섯 칸은 그 변수가 실제 제품의 어느 화면에 붙어 있는지를 짚어 줍니다. 모델이 "남는 비율을 70퍼센트에서 80퍼센트로 올리자" 고 말할 때, 그 말을 "가입 사흘째에 다시 들어오는 사람을 늘리자" 로 옮기는 것이 이 다섯 칸이 하는 일입니다.

분야 구성

AARRR 단계 아래 용어는 한 갈래로만 나뉩니다. 갈래 이름은 단계이고, 그 안에 다섯 개가 순서대로 놓입니다. 갈래가 하나뿐인 이유는 이 틀이 분류가 아니라 순서이기 때문입니다. 다섯은 나란히 놓인 항목이 아니라 앞 칸을 지나야 다음 칸에 닿는 관문입니다.

  1. 획득 — 새 사용자가 제품에 처음 닿는 칸입니다. 검색으로 들어오든 광고를 누르든 동료에게 링크를 받든 여기에 들어갑니다. 세는 대상은 대개 방문자 수와 유입 경로별 인원인데, 경로를 나눠 세지 않으면 이 칸은 쓸모가 거의 없습니다. 광고로 온 1,000명과 검색으로 온 1,000명은 다음 칸을 지나는 비율이 두 배씩 차이 나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2. 활성화 단계 — 들어온 사람이 제품의 쓸모를 처음 체감하는 칸입니다. 가입 자체가 아니라 가입 뒤에 벌어지는 일을 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첫 문서를 만들어 저장한 시점을 이 칸의 기준으로 씁니다. 기준을 못 박는 일이 이 칸의 절반입니다. 기준이 없으면 가입자 수가 곧 활성화 수로 들어가고, 그러면 다음 칸의 숫자가 전부 부풀어 오릅니다.
  3. 유지 단계 — 한 번 써 본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칸입니다. 보통 같은 주에 들어온 사람들을 한 묶음으로 놓고 1주 뒤, 4주 뒤, 12주 뒤에 몇 명이 남아 있는지를 봅니다. 다섯 칸 중 가장 늦게 결과가 나오고 가장 고치기 어렵습니다. 광고를 더 사면 첫 칸은 다음 주에 오르지만, 이 칸은 제품이 실제로 쓸모 있어져야 움직입니다.
  4. 추천 — 남아 있는 사용자가 다른 사람을 데려오는 칸입니다. 초대 링크, 공유, 소개 보상이 여기 붙습니다. 이 칸이 도는 제품은 첫 칸의 비용이 줄어드는데, 계산이 그렇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100명이 평균 0.4명을 데려오면 광고로 사야 할 사람이 그만큼 적어집니다.
  5. 수익 — 사용자가 실제로 돈을 쓰는 칸입니다. 무료에서 유료로 바꾼 팀 수, 팀 하나가 내는 금액, 쓰다가 플랜을 올린 비율이 여기서 나옵니다. 마지막에 놓이지만 앞 네 칸이 정한 숫자를 물려받는 자리라, 이 칸만 따로 올리려는 시도는 대개 앞 칸의 문제를 미루는 것으로 끝납니다.

순서를 놓고는 오래된 논쟁이 하나 있습니다. 머리글자대로 획득부터 손대야 한다는 쪽과, 유지부터 봐야 한다는 쪽입니다. 뒤쪽 주장의 근거는 간단합니다. 바닥에 구멍이 난 양동이에 물을 더 붓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입 첫 주에 90퍼센트가 떠나는 제품이라면 광고비를 두 배로 써도 넉 달 뒤 남는 사람 수는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순서를 따르기보다 전환율이 가장 크게 꺾이는 칸을 찾아 거기부터 손댑니다.

칸을 나눴다고 바로 읽히지는 않습니다. 절대 숫자만 늘어놓으면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지 나오지 않습니다. 실제로 쓰는 값은 칸과 칸 사이의 전환율입니다. 페이지덱의 지난 분기 숫자로 보면 방문 1만 명, 가입 1,200명, 첫 문서 저장 540명, 1주 뒤 재방문 320명, 동료 초대 90명, 유료 전환 48팀이었습니다. 구간별로 옮기면 12퍼센트, 45퍼센트, 59퍼센트, 28퍼센트, 53퍼센트입니다. 두 번째 구간의 45퍼센트가 눈에 띕니다. 가입한 사람의 절반 넘게가 문서를 한 번도 만들지 않고 나간다는 뜻이고, 그 앞뒤 구간보다 손실이 큽니다.

이 숫자를 만들고 읽는 일은 그로스 분석이 맡습니다. 사용자가 어느 화면에서 무엇을 눌렀는지 기록을 남기고, 같은 시기에 들어온 사람들을 묶어 몇 주째 남아 있는지 따라가는 작업입니다. 기록이 없으면 다섯 칸은 그림으로만 남습니다.

막힌 칸을 찾은 다음의 일은 둘로 갈립니다. 같은 유입에서 더 많은 사람을 다음 칸으로 넘기는 작업이 전환 최적화이고, 무엇을 바꾸면 그 비율이 얼마나 오를지 미리 적어 두고 사용자를 두 갈래로 나눠 확인하는 절차가 그로스 실험입니다. 페이지덱이 45퍼센트짜리 구간을 두고 한 일은 가입 직후 화면에 빈 문서 대신 예시 문서를 띄워 보는 것이었고, 두 주 뒤 그 구간은 52퍼센트가 됐습니다.

다섯 칸을 한 묶음으로 두는 이유는 한 칸만 보면 나머지가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획득만 목표로 걸면 아무나 데려오는 광고가 늘고 두 번째 칸이 주저앉습니다. 수익만 목표로 걸면 무료로 쓸 수 있는 범위를 줄이는 쪽이 가장 빠른 답이 되는데, 그러면 첫 칸부터 사람이 줄어듭니다. 다섯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런 편법이 옆 칸에서 바로 드러납니다. 유입을 두 배로 늘린 달에 두 번째 칸의 전환율이 반으로 떨어져 있으면, 표에서 늘어난 것은 사람 수가 아니라 아무 데도 닿지 않은 방문 수라는 뜻이 됩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는 획득 말고 활성화 칸만 봅니다. 위를 아무리 채워도 두 번째 칸에서 다 새고 있어요."

유입을 늘리는 일을 한 분기 미루고 가입 직후 경험을 고치겠다는 선언입니다. 광고 예산을 쓰지 않겠다는 말이기도 해서 대개 마케팅 쪽과 합의가 필요한 문장입니다.

"가입에서 첫 문서까지가 45퍼센트예요. 지난 분기에는 같은 구간이 52퍼센트였습니다."

절대 숫자가 아니라 구간 전환율로, 그것도 지난 분기와 견줘 말하고 있습니다. 어딘가에서 나빠졌으니 무엇이 바뀌었는지 찾자는 제안이 뒤에 붙습니다.

"추천 칸은 아직 비워 둘게요. 유지가 안 되는 상태에서 초대를 붙이면 나가는 사람을 더 빨리 데려오는 셈이라서요."

앞 칸이 막혀 있을 때 뒤 칸에 손대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다섯 칸의 순서를 실제 일정에 적용한 예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표는 월요일 그로스 회의 첫 장면에 늘 올라옵니다. 현우가 다섯 줄짜리 표를 띄우면 아래에 구간별 전환율이 한 줄 더 붙어 있고, 회의는 그 아랫줄에서 가장 많이 꺾인 칸을 고르는 데서 시작합니다. 절대 숫자를 먼저 읽지 않는 것이 이 자리의 규칙입니다. 방문자가 늘어난 달에도 두 번째 구간이 꺾여 있으면 그달의 주제는 활성화가 됩니다.

칸이 정해지면 그다음은 그 칸을 맡은 사람이 이어받습니다. 활성화라면 프로덕트 매니저 지현과 프로덕트 디자이너 민서가 가입 직후 화면에서 바꿔 볼 것을 하나 들고 오고, 획득이라면 현우가 경로별로 들어온 사람의 다음 칸 통과율을 나눠 옵니다. 표 자체는 아무 결정도 하지 않습니다. 이번 달에 누가 말을 많이 할지를 정할 뿐입니다.

흔한 오해

다섯 칸을 순서대로 하나씩 채워 나가는 계획표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머리글자가 순서대로 붙어 있고 그림도 위에서 아래로 그려지니 그렇게 보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실제로는 다섯 칸이 동시에 돌아갑니다. 획득이 완성되고 나서 활성화를 시작하는 제품은 없고, 지금 이 순간에도 첫 칸에 들어오는 사람과 네 번째 칸에서 동료를 부르는 사람이 함께 있습니다. 이 틀이 정하는 것은 일의 순서가 아니라 보는 자리의 순서입니다. 계획표로 읽으면 한 분기 내내 첫 칸만 붙들고 있다가 두 번째 칸에서 새는 사람을 그대로 두게 되고, 광고비는 두 배로 늘었는데 유료 팀 수는 그대로인 분기가 나옵니다.

칸마다 숫자 하나씩 다섯 줄을 대시보드에 띄우면 이 틀을 쓴 것이라 여기는 오해도 흔합니다. 화면에 다섯 줄이 떠 있으면 무언가 관리하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섯 줄은 그 자체로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습니다. 방문 1만, 가입 1,200, 활성화 540 이라는 세 줄에서 나오는 판단은 없고, 12퍼센트와 45퍼센트라는 두 값이 나와야 어느 쪽이 더 크게 새는지가 보입니다. 게다가 다섯 줄은 대개 같은 방향으로 함께 움직입니다. 유입이 늘면 아래 네 줄도 따라 오르니 표는 늘 좋아 보이는데, 구간 전환율로 바꿔 보면 오히려 나빠진 달인 경우가 많습니다. 절대 숫자만 보는 팀은 그래서 문제를 늦게 발견합니다. 유입이 꺾이는 달이 와야 아래 칸이 원래부터 새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 그로스

    이 다섯 칸이 그로스라는 일 전체에서 어디쯤에 놓이는지 먼저 봅니다

  • 획득

    첫 칸을 하나의 용어로 열어 유입 경로를 어떻게 나눠 세는지 봅니다

  • 해적 지표

    같은 다섯 글자를 마케팅 쪽에서 지표 묶음으로 다루는 쪽입니다

하위 용어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