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 단계

Retention Stage

단계

한 번 써 본 사용자가 그 뒤로도 돌아오는지를 보는 구간으로, 성장 퍼널 다섯 칸 중 세 번째입니다.

등장 배경

가입자 수를 누적으로만 세던 시절에는 제품이 잘되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누적 가입은 떠난 사람을 지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번 가입하고 두 번 다시 안 들어온 사람도 그 숫자 안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제품이 망가지고 있는 중에도 숫자는 매달 올라갑니다.

페이지덱도 투자 미팅에서 이 벽에 부딪혔습니다. 규원이 누적 가입 5만 명을 띄우자 투자자가 물은 건 하나였습니다. 그중 지난달에 들어온 사람이 몇 명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세어 보니 3,100명이었습니다. 5만이라는 숫자는 4년 동안의 합계였고, 지난달에 제품을 실제로 연 사람은 그 6퍼센트였습니다.

그래서 들어온 사람을 시기별로 묶고 그 묶음이 몇 주 뒤까지 남아 있는지를 따로 세는 칸을 퍼널 안에 두게 됐습니다. 합계가 아니라 잔존을 보는 자리이고, 이 칸이 비면 앞 칸에서 아무리 많이 들여보내도 제품 안에 쌓이는 사람이 없습니다.

구간의 특징

이 구간은 같은 시기에 들어온 사용자를 한 묶음으로 놓고 1주 뒤, 4주 뒤, 12주 뒤에 몇 명이 남아 있는지로 잽니다. 이렇게 유입 시기가 같은 사람끼리 묶어 시간에 따라 따라가는 방법을 코호트 분석이라고 합니다. 9월에 가입한 1,000명이 1주 뒤 320명, 4주 뒤 210명, 12주 뒤 190명으로 남았다면 그게 9월 코호트의 곡선입니다.

보는 것은 마지막 숫자가 아니라 곡선의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가파르게 떨어지다가 어느 지점부터 거의 평평해지면 바닥이 있는 제품입니다. 위의 190명은 12주 동안 계속 그 자리에 있었으니, 그 190명에게는 제품이 자리를 잡았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12주 뒤 40명, 24주 뒤 12명처럼 끝까지 기울기가 살아 있으면 바닥이 없는 상태이고, 이 제품은 유입을 멈추는 순간 비어 갑니다.

바닥이 어디쯤 있어야 좋은지는 제품마다 다릅니다. 기준이 되는 건 사용자가 그 일을 원래 얼마나 자주 하느냐입니다. 페이지덱 같은 협업 문서 도구는 주 단위로 돌아오지 않으면 곤란하지만, 항공권을 파는 제품은 1년에 두 번 돌아오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다른 제품의 퍼센트를 그대로 가져다 목표로 삼으면 맞지 않습니다.

다섯 칸 중 결과가 가장 늦게 나오고 가장 고치기 어려운 칸이기도 합니다. 획득 단계는 광고를 더 사면 다음 주에 바로 오르지만, 이 칸은 제품이 실제로 쓸모 있어져야 움직이고 그 변화를 확인하는 데만 다시 4주에서 12주가 걸립니다.

다음 구간의 조건

다음 칸인 추천으로 넘어가도 되는지는 곡선이 평평해졌는지로 판단합니다. 조건은 셋입니다.

  1. 곡선이 특정 값에서 멈춥니다. 4주와 12주 숫자가 210명과 190명처럼 비슷해지면 멈춘 것이고, 210명과 90명이면 아직 아닙니다.
  2. 그 자리에 남은 사람이 셀 만큼은 됩니다. 남은 사람이 코호트마다 열 명 안쪽이면 다음 달에 달라 보이는 값이 실제 변화인지 우연인지 가릴 수 없습니다.
  3. 왜 남는지를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페이지덱의 경우 남은 사람은 대부분 동료 두 명 이상과 같은 문서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알아야 수익 칸에서 무엇을 유료로 둘지가 나옵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앞 칸의 문제를 뒤 칸이 물려받습니다. 남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초대 보상을 걸면, 보상만 받고 나가는 사람이 늘어 획득 비용만 커집니다. 곡선이 바닥에 닿기 전에 결제 화면을 세우면 결제한 사람이 다음 달에 환불을 요청합니다. 그래서 이 칸이 서기 전까지는 뒤 칸의 숫자를 목표로 걸지 않습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는 획득 예산 안 늘리고 4주 잔존만 보겠습니다."

새 사용자를 더 들이는 대신 들어온 사람이 남는지부터 고치겠다는 뜻입니다.

"8월 코호트 곡선이 12주째 안 꺾였어요. 그 달에 바꾼 게 뭐죠?"

특정 시기 사용자만 유독 잘 남았으니 원인을 찾아 다른 달에도 적용하자는 말입니다.

"그건 리텐션 지표고, 저희가 지금 보는 건 이 칸 전체 전환이에요."

숫자 하나와 퍼널의 한 구간을 구분하자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이 이 칸을 처음 제대로 본 건 시리즈 A 직후였습니다. 지현이 월별 코호트를 전부 펼쳐 놓자 한눈에 보이는 게 있었습니다. 1주 잔존은 32퍼센트로 넉 달째 같았는데 4주 잔존만 24퍼센트에서 18퍼센트로 내려가 있었습니다. 첫 주에 붙잡는 힘은 그대로인데 한 달을 못 버티는 사람이 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원인은 제품 밖에 있었습니다. 그사이 현우가 돌린 광고의 문구가 개인용 메모 도구처럼 읽혔고, 그 경로로 들어온 사람은 혼자 쓰다 나갔습니다. 문구를 팀 문서 쪽으로 바꾸자 유입은 20퍼센트 줄었는데 4주 잔존은 23퍼센트로 올라왔습니다. 이 칸의 문제가 이 칸 안에 있는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흔한 오해

돌아오게만 만들면 되는 칸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방문 수로 재는 숫자이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그런데 재방문은 알림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올라갑니다. 매일 아침 알림을 보내면 앱을 여는 사람은 확실히 늘고 그 주 숫자는 좋아집니다. 문제는 그렇게 끌어온 방문이 제품을 쓰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두 달쯤 지나면 알림을 끄거나 앱을 지우는 사람이 늘어 곡선이 원래보다 더 낮은 자리에서 평평해집니다. 이 칸이 보려는 건 방문 횟수가 아니라 그 사람이 제품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는지입니다.

업계 평균값을 찾아 목표로 삼는 것도 흔한 길입니다. 40퍼센트가 좋은 값이라는 글을 읽고 그 숫자를 그대로 가져옵니다. 하지만 그 값은 어느 시점의 잔존인지, 무엇을 한 사람을 남았다고 세는지가 정해져야 말이 됩니다. 로그인만 해도 남은 것으로 세는 제품의 40퍼센트와 문서를 하나 이상 편집해야 남은 것으로 세는 제품의 40퍼센트는 다른 숫자입니다. 그래서 먼저 정할 것은 목표치가 아니라 기준이고, 기준을 정하고 나면 비교 대상은 다른 회사가 아니라 지난달의 자기 코호트입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 AARRR 단계

    이 칸이 앞뒤 네 칸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봅니다

  • 획득

    여기로 들어오는 사람이 어디서 오는지가 잔존을 크게 흔듭니다

  • 리텐션

    이 칸을 재는 지표 자체를 자세히 봅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