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득
Acquisition
단계
새 사용자가 검색이나 광고, 지인의 링크를 타고 제품에 처음 닿는 구간으로 성장 퍼널의 첫 칸입니다.
등장 배경
마케팅 성과를 묻는 자리에서 오래 나오던 답은 방문자 수 하나였습니다. 지난달에 3만 명이 들어왔다는 보고로 끝나면 듣는 쪽에는 그게 좋은 숫자인지 가릴 근거가 없었습니다. 3만 명 가운데 몇이 가입했고 그중 몇이 제품을 한 번이라도 썼는지가 같은 표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회의는 늘 같은 자리에서 막혔습니다. 마케터가 방문 3만을 보고하면 대표가 그래서 매출은 어떻게 됐느냐고 묻고, 두 숫자를 잇는 중간이 비어 있으니 답은 광고를 더 돌려 보겠다는 말로 돌아갔습니다. 유입이 늘어도 매출이 그대로인 달이 반복돼도 어디서 사람이 새는지 짚지 못했습니다.
AARRR 단계는 이 한 덩어리를 다섯 칸으로 잘라 칸마다 이름을 붙인 틀입니다. 획득은 그 첫 칸의 이름이고 사람이 제품에 닿는 순간까지만 맡습니다. 닿은 뒤에 무엇을 했는지는 다음 칸의 몫입니다. 이렇게 갈라 두면 유입이 두 배가 된 달에 매출이 그대로인 이유를 칸 사이의 비율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칸을 나누자 한 가지가 더 분명해졌습니다. 첫 칸은 다섯 중 가장 빨리 움직입니다. 광고비를 올리면 다음 주에 바로 오릅니다. 그래서 숫자를 올리라는 요구가 가장 먼저 닿고 가장 쉽게 부풀려지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구간의 특징
이 칸에서 세는 것은 제품에 닿은 사람의 수와 그 사람이 타고 온 길입니다. 방문자 수, 앱 설치 수, 신규 가입 수가 대표 숫자이고 그 옆에 언제나 경로가 따라붙습니다.
경로를 나누지 않은 합계는 쓸 데가 거의 없습니다. 획득 경로, 곧 새 사용자가 제품에 닿는 길은 검색과 광고, 동료가 보낸 링크, 커뮤니티 글처럼 여러 갈래인데 갈래마다 다음 칸을 지나는 비율이 다릅니다. 광고로 온 1,000명과 검색으로 온 1,000명이 가입까지 가는 비율은 두 배씩 벌어지곤 합니다. 합계 2,000명만 적어 두면 이 차이가 보이지 않고, 예산은 성과가 낮은 쪽에 그대로 남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돈이 직접 붙는 칸이라는 점입니다.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든 비용을 고객 획득 비용이라 부르고 그 계산이 여기서 나옵니다. 한 달 광고비 2,000만 원으로 유료 팀 40곳이 들어왔다면 한 곳당 50만 원입니다. 이 값이 그 고객이 떠날 때까지 남기는 고객 생애 가치보다 크면 팔수록 손해라, 첫 칸의 숫자는 늘 비용과 짝으로 읽습니다.
세 번째는 경로마다 반응 속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광고는 오늘 예산을 올리면 내일 사람이 들어오지만 멈추면 그날로 끊깁니다. 검색 엔진 최적화처럼 검색 결과에서 잘 보이도록 사이트와 글을 다듬는 일은 반대입니다. 오늘 쓴 글이 검색 상단에 걸리기까지 서너 달이 걸리는 대신, 걸린 뒤에는 돈을 쓰지 않아도 사람이 들어옵니다. 계획을 빠른 경로와 느린 경로로 섞어 세우는 이유입니다.
다음 구간의 조건
다음 칸으로 넘어가는 조건은 들어온 사람이 제품의 쓸모를 한 번이라도 겪는 것입니다. 그 칸이 활성화 단계이고, 페이지덱은 첫 문서를 만들어 저장한 시점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판정은 사람 수가 아니라 칸과 칸 사이의 비율로 합니다. 페이지덱의 지난 분기는 방문 1만 명, 가입 1,200명, 첫 문서 저장 540명이었습니다. 옮기면 방문에서 가입이 12퍼센트, 가입에서 첫 저장이 45퍼센트입니다. 두 값이 유지된 채 방문이 1만 5천으로 늘면 획득이 제 몫을 한 것이고, 방문만 늘고 두 값이 내려가면 늘어난 것은 아무 데도 닿지 않은 방문입니다.
실제로 그런 달이 있었습니다. 현우가 배너 광고 예산을 올려 방문이 1만에서 1만 8천으로 늘었는데 가입 전환율이 12퍼센트에서 6퍼센트로 떨어졌습니다. 가입자 수는 1,200명에서 1,080명으로 오히려 줄었고 광고비만 두 배가 나갔습니다. 광고가 제품을 찾던 사람이 아니라 지나가던 사람에게 닿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칸의 목표는 방문자 수가 아니라 다음 칸까지 도착한 사람 수로 잡습니다. 목표를 방문에 걸면 아무나 데려오는 경로가 이기고, 가입이나 첫 사용에 걸면 제품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 경로가 이깁니다.
실무 용례
"이번 달 획득은 늘었는데 활성화 전환율이 6퍼센트 떨어졌어요."
유입이 늘어난 만큼 제품을 실제로 써 본 사람은 늘지 않았다는 뜻이고, 새로 늘린 경로를 먼저 의심하자는 말입니다.
"획득 목표를 방문자 수 말고 가입 수로 바꿔 주세요."
다음 칸에 닿지 않는 방문까지 성과로 잡히는 것을 막자는 요청입니다.
"이 경로는 획득 단가는 싼데 뒤가 안 받쳐 줘요."
한 명을 데려오는 비용은 낮지만 그 사람들이 가입이나 결제까지 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의 주간 지표 회의는 이 칸의 표를 경로별로 펼쳐 놓고 엽니다. 현우가 경로마다 방문 수와 가입 전환율, 한 건당 비용을 읽으면 지현이 그 옆 칸의 숫자와 붙여 봅니다. 지난주에는 커뮤니티 글에서 들어온 사람이 380명으로 적었지만 가입 전환율이 34퍼센트였고, 배너 광고로 들어온 6,200명은 4퍼센트였습니다.
결론은 배너 예산을 커뮤니티로 옮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커뮤니티는 주 400명 남짓이 한계라 돈을 옮겨도 그만큼 들어오지 않습니다. 대신 배너 광고의 문구와 도착 화면을 그 34퍼센트짜리 글에 맞춰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흔한 오해
획득을 광고비와 같은 말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숫자를 올리라는 말이 나오면 곧바로 예산 이야기가 되는 자리라 그럴 만합니다. 그런데 이 칸에는 검색으로 온 사람, 동료의 링크를 누른 사람, 커뮤니티 글을 보고 찾아온 사람이 섞여 있고 오래된 제품일수록 돈을 쓰지 않은 경로의 몫이 큽니다. 광고만 붙잡고 있으면 예산이 멈추는 달에 유입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때부터는 광고를 끄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처음부터 두 종류를 함께 키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첫 칸을 키우는 것이 성장의 시작이라는 생각도 자주 어긋납니다. 순서상 앞에 있으니 여기부터 손대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가입 첫 주에 아홉 중 여덟이 떠나는 제품이라면 광고비를 두 배로 써도 넉 달 뒤에 남아 있는 사람 수는 거의 같습니다. 바닥에 구멍이 난 채로 물을 더 붓는 셈입니다. 유지 단계가 먼저 받쳐 주는지 확인하고, 다섯 칸 가운데 비율이 가장 크게 꺾이는 칸부터 손대는 편이 빠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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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