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딩 페이지 MVP

Landing Page MVP

방법

제품을 만들기 전에 소개 페이지만 먼저 띄워 두고, 신청 버튼을 누른 사람의 비율로 수요가 있는지 재는 방법입니다.

등장 배경

아이디어가 쓸 만한지는 만들어 봐야 안다는 말이 오래 통했습니다. 그래서 팀은 여섯 달을 들여 만들고, 내보낸 다음에야 아무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여섯 달과 다섯 사람의 인건비를 쓰고 얻은 답이 "사람들은 이걸 원하지 않는다" 한 줄이었습니다.

회의는 늘 같은 자리에서 멈췄습니다. 누가 "이거 정말 사람들이 원할까요" 하고 물으면 "써 보게 해 주면 알겠죠" 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써 보게 하려면 만들어야 하고 만들려면 여섯 달이 드니, 질문은 답을 얻는 대신 미뤄졌습니다. 확신이 있어서 만든 것이 아니라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만든 셈입니다.

이 방법은 그 순서를 뒤집습니다. 제품을 내놓는 대신 제품에 대한 설명을 먼저 내놓고, 그 설명을 본 사람이 손을 드는지를 봅니다. 손을 든 사람에게 줄 것이 아직 없다는 점이 약점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만들지 않았으니 틀렸을 때 잃는 것이 일주일과 광고비 몇십만 원뿐입니다.

사용 절차

페이지 한 장을 만들어 사람을 보내고, 신청 버튼을 누른 비율을 미리 정해 둔 기준선과 견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순서는 다섯 단계입니다.

  1. 확인할 가설을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가설은 참인지 거짓인지 가릴 수 있게 적은 추측입니다. "회의록을 자동으로 정리해 주면 10인 이상 팀의 팀장이 월 1만 원을 낼 것이다" 처럼 대상과 조건이 들어가야 나중에 판정이 됩니다.
  2. 랜딩 페이지 한 장을 만듭니다. 랜딩 페이지는 행동 하나를 끌어내려고 만든 단독 페이지입니다. 무엇을 해 주는 제품인지 한 줄, 화면 그림 두어 장, 가격, 그리고 행동 유도 문구를 단 버튼 하나면 됩니다. 메뉴와 회사 소개는 넣지 않습니다. 누를 곳이 여럿이면 무엇 때문에 눌렀는지 가려지지 않습니다.
  3. 사람을 보냅니다. 검색 광고, 커뮤니티 글, 메일 발송 같은 경로로 최소 수백 명 단위의 방문을 만듭니다. 방문이 50명이면 신청 1명과 3명의 차이가 우연인지 아닌지 구분되지 않습니다.
  4. 버튼을 누른 사람에게 아직 준비 중이라고 알리고 연락처를 받습니다. 결제창을 띄웠다가 오류를 내는 식으로 둘러대지 않습니다. 공개되면 먼저 알려 주겠다고 쓰고 메일 주소를 받는 것이 표준입니다.
  5. 전환율을 기준선과 견줍니다. 전환율은 방문 대비 목표 행동을 한 비율이라, 1000명이 와서 40명이 신청했으면 4퍼센트입니다.

기준선은 페이지를 열기 전에 적어 둡니다. 숫자를 본 뒤에 정하면 2퍼센트가 나와도 "초기치고 나쁘지 않다" 가 되고 0.5퍼센트가 나와도 설명이 붙습니다. 업계 평균을 찾기 어려우면 팀이 이미 운영하는 다른 신청 페이지의 수치를 그대로 씁니다. 문구 두 개를 놓고 A/B 테스트를 돌리고 싶어지지만, 방문 수백 명 수준에서는 갈라 봐야 어느 쪽이 나은지 가려지지 않습니다.

적합한 상황과 한계

아직 한 줄도 만들지 않았고, 무엇을 해 주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되고, 광고나 커뮤니티로 사람을 보낼 수 있는 시장일 때 잘 맞습니다. 세 조건이 다 필요합니다. 이미 절반쯤 만들어 놓았다면 페이지를 띄울 시간에 그것을 내보내는 편이 빠르고, 설명에 다섯 문장이 필요한 제품이면 사람들이 버튼을 누르지 않은 이유가 수요가 없어서인지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갈리지 않습니다.

한계는 무엇을 쟀는지를 보면 바로 드러납니다. 재는 것은 설명에 대한 관심뿐이고, 손을 든 사람이 돈을 내고 계속 쓸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대기자 400명 중 실제로 결제까지 가는 사람이 20명일 수도 있고, 제품 시장 적합성의 근거로 쓰기에는 재는 대상 자체가 다릅니다.

트래픽이 어디서 왔는지도 숫자를 흔듭니다. 같은 페이지라도 아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올리면 12퍼센트가 나오고 검색 광고로 받으면 2퍼센트가 나옵니다. 앞쪽 숫자는 제품이 아니라 관계를 잰 값입니다. 실제로 쓸 때의 반응까지 보려면 사람이 직접 서비스를 해 주는 컨시어지 MVP나 겉보기만 자동인 오즈의 마법사 MVP 쪽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실무 용례

"일단 랜딩 페이지만 띄워 보고 신청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볼까요?"

만들기 전에 수요부터 재자는 제안입니다.

"전환율 1.2퍼센트 나왔어요. 기준선이 3퍼센트였으니 이 방향은 접는 게 맞겠습니다."

미리 정해 둔 선에 못 미쳤으니 아이디어를 내려놓자는 판정입니다.

"대기자가 400명이라고 400명이 쓴다는 뜻은 아니에요."

신청과 실제 사용을 구분하자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회의록을 자동으로 정리해 주는 기능을 두고 이 방법을 썼습니다. 지현이 가설과 기준선을 적고, 현우가 이틀 만에 페이지를 만들어 검색 광고를 걸었습니다. 한 주 동안 방문 1200명에 신청 52명, 4.3퍼센트였습니다. 기준선 3퍼센트를 넘겼으니 판정은 통과입니다.

다만 그 자리에서 개발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4.3퍼센트가 말해 주는 것은 이 설명이 팔린다는 사실뿐이고, 회의록 정리의 품질이 쓸 만한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에 지현은 신청자 열 명에게 연락해 회의 녹취를 받아 손으로 정리해 보내 줬습니다. 페이지가 연 것은 결정이 아니라 다음 실험이었습니다.

흔한 오해

전환율이 기준선을 넘으면 제품이 성공한 것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숫자가 기준을 통과했으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그러나 통과한 것은 설명이지 제품이 아닙니다. "회의록이 저절로 정리된다" 는 문장에 끌렸다는 뜻이고, 실제로 정리된 결과물이 기대에 못 미치면 그 사람들은 첫 주에 떠납니다. 이 오해를 그대로 두면 팀은 통과했다는 안도감을 안고 다시 여섯 달짜리 개발로 들어갑니다.

제품도 없이 광고를 거는 것이 속이는 일이라는 반응도 흔합니다. 페이지만 보면 이미 파는 것처럼 보이니 그렇게 느낄 만합니다. 경계는 두 가지입니다. 돈을 받았는지, 그리고 상태를 숨겼는지. 버튼을 누른 직후에 준비 중임을 밝히고 결제를 받지 않으면 속이는 것이 아니라 사전 신청을 받는 것입니다. 이 선을 넘어 실제로 결제까지 받으면 환불 처리와 사과 메일이 뒤따르고, 그 과정에서 잃는 신뢰가 얻은 숫자보다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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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