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매출 유지율
Net Revenue Retention
지표
한 해 전의 기존 고객이 지금 내고 있는 금액을 늘어난 몫까지 더해 그때와 견준 비율입니다.
등장 배경
소프트웨어를 한 번 팔고 끝내던 시절에는 매출을 세는 일이 단순했습니다. 이번 분기에 몇 장을 팔았는지 세면 그만이었습니다. 구독으로 파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셈이 달라졌습니다. 이번 달 계약한 고객이 1년 뒤에도 돈을 내는지가 매출의 대부분을 정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회의에 올라오는 숫자는 한동안 신규 계약뿐이었습니다. "이번 분기 신규 20곳" 은 매번 보고됐고, 지난해 계약한 80곳 가운데 몇 곳이 남았는지는 아무도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신규가 꾸준히 들어오는 동안에는 회사가 자라는 것처럼 보이다가, 영업이 한 분기 주춤하자 매출이 갑자기 꺾였습니다. 양동이에 물을 붓는 속도만 재고 바닥의 구멍은 재지 않았던 셈입니다.
그래서 기존 고객만 따로 떼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들어온 고객을 계산에서 빼고, 작년의 그 고객들이 올해 얼마를 내고 있는지만 봅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구독 제품에서는 남은 고객이 좌석을 늘리거나 상위 요금제로 올라가며 작년보다 더 내는 일이 흔한데, 그 늘어난 금액까지 더해 세는 것이 순 매출 유지율입니다. 사람 수가 아니라 금액을 센다는 점에서, 쓰던 사용자가 계속 돌아오는지를 보는 리텐션과 갈라집니다.
계산 방법
한 해 전 시점의 기존 고객이 내던 금액을 분모에 두고, 같은 고객들이 1년 뒤 내고 있는 금액을 분자에 둡니다. 그사이 새로 계약한 고객의 매출은 분자에도 분모에도 넣지 않습니다.
분자는 네 항목으로 만듭니다.
- 시작 금액 — 한 해 전 그 고객들이 내던 월 매출 합계입니다. 분모가 되는 값이기도 합니다.
- 확장 — 좌석을 늘리거나 상위 요금제로 올라가며 늘어난 금액입니다. 이 몫을 확장 매출이라고 부릅니다.
- 축소 — 좌석을 줄이거나 더 싼 요금제로 내려가 빠진 금액입니다. 고객은 남아 있지만 금액이 줄어든 경우입니다.
- 해지 — 계약을 끝낸 고객이 내던 금액 전부입니다.
계산은 (시작 + 확장 − 축소 − 해지) ÷ 시작 입니다. 한 해 전 이 고객들이 매달 1억 원을 냈고 그동안 해지로 500만 원, 요금제 하향으로 300만 원이 빠졌고, 남은 고객들이 좌석을 늘리며 1천5백만 원을 더 냈다면 분자는 1억7백만 원이라 107퍼센트가 됩니다.
더하는 항목이 있으니 이 값은 100퍼센트를 넘을 수 있습니다. 투자 심사에서 이 숫자를 먼저 묻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계산 전에 정해 둘 것이 둘 있습니다. 기존 고객 무리를 어느 날짜로 자를지, 무엇을 매출로 셀지입니다. 구축비나 교육비처럼 한 번만 받는 돈을 섞으면 반복되지 않는 금액이 비율을 흔듭니다.
좋은 수준의 기준
분기점은 100퍼센트입니다. 100 아래라면 기존 고객에서 빠지는 금액을 신규 계약으로 메우는 중이고, 영업이 멈추는 순간 매출이 줄어듭니다. 100 위라면 기존 고객만으로도 매출이 늘어나고, 신규는 그 위에 얹는 몫이 됩니다.
고객 규모에 따라 기대치가 다릅니다. 소규모 팀에 파는 제품은 90에서 100 사이면 무난한 편입니다. 팀 하나가 통째로 해지되는 일이 잦고 좌석을 크게 늘릴 여지도 적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에 파는 제품은 110에서 120을 기대합니다. 한 부서에서 시작해 옆 부서로 퍼지는 확장이 계속 일어나서입니다. 페이지덱은 두 고객층을 함께 안고 있어 무료 플랜에서 올라온 팀은 96퍼센트, 연간 계약 기업 고객은 118퍼센트로 따로 셉니다.
이 값은 반드시 총 매출 유지율과 나란히 읽습니다. 총 매출 유지율 80퍼센트에 순 매출 유지율 105퍼센트인 회사는 겉으로 자라고 있지만 해마다 고객 다섯 곳 중 한 곳을 잃고 있고, 그 구멍을 소수의 큰 고객이 늘린 금액으로 막는 중입니다. 그 큰 고객 하나가 떠나면 두 숫자가 같이 무너집니다.
한 숫자가 전체를 대표하는지도 확인합니다. 고객 200곳 가운데 한 곳이 금액을 세 배로 늘렸다면 나머지 199곳이 제자리여도 값은 110을 넘길 수 있습니다. 상위 고객 몇 곳을 뺀 값을 같이 내 보면 금방 드러납니다.
이 값은 갱신이 지나야 확정되는 반면 원인은 두세 분기 전 사용 기록에 있습니다. 도입 후 첫 효과를 보기까지 걸린 기간인 첫 성과까지의 시간과 고객이 몇 가지 기능까지 쓰는지를 보는 사용 깊이가 먼저 움직입니다.
실무 용례
"작년 기준 순 매출 유지율 112퍼센트입니다. 신규 없이도 12퍼센트 자란 겁니다."
기존 고객만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는 말이고, 투자 자료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문장입니다.
"112면 좋은데 총 매출 유지율은요?"
확장에 가려진 해지 규모를 확인하겠다는 되물음입니다.
"그 한 곳 빼고 다시 계산해 보시겠어요?"
한 고객이 값을 혼자 끌어올린 것은 아닌지 보자는 요청입니다.
페이지덱은 분기가 끝날 때마다 규원과 수아가 이 숫자를 함께 봅니다. 수아가 고객군별 값을 올리고 규원이 두 유지율을 나란히 놓습니다. 지난 분기에는 전체 값이 108로 나쁘지 않았는데, 상위 다섯 고객을 빼자 97로 내려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정한 일은 매출 목표를 올리는 쪽이 아니라 중간 규모 고객 서른 곳의 사용 기록을 먼저 열어 보는 쪽이었습니다.
흔한 오해
값이 높으면 고객 성공 조직이 잘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고객이 더 내고 있으니 자연스러운 해석입니다. 그런데 이 값은 가격을 올려도 똑같이 올라갑니다. 전 고객에게 10퍼센트 인상을 적용하면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은 채로 값이 10포인트 가까이 뜁니다. 그 상태를 성과로 보고하면 다음 해에는 인상 여력이 없는데 목표만 남습니다. 확장으로 올린 몫과 가격으로 올린 몫을 갈라 적어 두면 이 혼동은 생기지 않습니다.
회사 전체 성장률로 읽는 것도 흔합니다. 순 매출 유지율 115퍼센트를 보고 올해 매출이 15퍼센트 자랐다고 정리하는 식입니다. 이 값에는 신규 계약이 아예 빠져 있어서 회사의 성장과는 다른 숫자입니다. 신규가 많은 회사는 전체 성장률이 이 값보다 훨씬 높고, 신규가 멈춘 회사는 이 값이 115여도 매출이 줄 수 있습니다. 둘을 같은 칸에 적어 두면 어느 쪽 문제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영업만 몰아붙이게 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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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