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반복 매출

Annual Recurring Revenue

지표

지금 반복해서 들어오는 매출을 열두 달치로 환산한 값으로, 구독 사업의 현재 크기를 한 해 단위로 말할 때 씁니다.

등장 배경

회계가 말하는 연 매출은 지난 열두 달 동안 실제로 들어온 돈의 합계입니다. 한 번 팔고 끝나는 물건을 다루는 회사라면 이 합계가 곧 회사의 크기입니다. 그런데 매달 돈을 받는 SaaS 사업에서는 이 합계가 회사의 현재 크기를 한참 낮게 말합니다. SaaS 는 설치해 파는 대신 구독으로 빌려 쓰게 하는 소프트웨어이고, 고객은 한 번 들어오면 매달 같은 금액을 계속 냅니다.

페이지덱이 그랬습니다. 지난해에 실제로 통장에 들어온 돈은 3억 6천만 원이었는데, 그해 12월 한 달에 들어온 금액은 5,000만 원이었습니다. 한 해 동안 고객이 계속 늘어난 탓에 앞쪽 달은 적고 뒤쪽 달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규원이 투자자에게 "작년 매출 3억 6천" 이라고 말하면 지금 절반 크기의 회사로 읽혔습니다. 지금 회사가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지난 열두 달의 평균으로 답한 셈입니다.

연 반복 매출은 그 질문에 현재 시점으로 답하려고 만든 숫자입니다. 지난 일 년을 돌아보는 대신 이번 달의 속도가 열두 달 이어진다고 보고 환산합니다.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걸려 있는 계약의 크기를 말하는 값이라서, 성장 중인 회사일수록 회계상 연 매출과 크게 벌어집니다.

계산 방법

이번 달의 월 반복 매출에 열둘을 곱합니다. 월 반복 매출이 5,000만 원이면 연 반복 매출은 6억입니다.

곱하기 전에 분자를 정리하는 일이 계산의 대부분입니다. 반복이라는 말이 걸러 내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1. 매달 되풀이될 금액만 남깁니다. 초기 구축비, 데이터 이전 비용, 교육비처럼 한 번 받고 끝나는 돈은 뺍니다. 이번 달에 구축비 2,000만 원이 들어왔다고 그것에 열둘을 곱하면 있지도 않은 2억 4천만 원이 생겨납니다.
  2. 연간 계약은 열두 달로 나눠 한 달치만 넣습니다. 1년에 1,200만 원을 선납한 고객은 이번 달 몫이 100만 원입니다. 2년 계약 2,400만 원도 같은 방식으로 월 100만 원입니다.
  3. 할인과 해지를 반영합니다. 정가가 아니라 실제로 청구하는 금액을 쓰고, 이번 달에 해지 통보를 받은 고객은 남은 계약 기간까지만 세고 그 뒤로는 뺍니다.

정리한 뒤에 열둘을 곱합니다. 반대로 계약 금액을 하나씩 연 단위로 환산해 더해도 같은 값이 나오고, 연 계약이 기본인 기업 고객 사업에서는 이쪽이 더 편합니다. 고객사 100곳이 평균 연 600만 원짜리 계약을 맺고 있으면 6억입니다.

부가세는 회사가 받아 두었다가 그대로 내는 돈이라 넣지 않습니다. 쓴 만큼 받는 사용량 기반 과금 매출은 다루는 방식이 회사마다 갈립니다. 매달 일정하게 나오는 부분만 넣는 곳도 있고 최근 몇 달 평균을 넣는 곳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정해 두고 매달 같은 방식으로 셉니다.

좋은 수준의 기준

크기 자체에는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같은 6억이라도 일 년 전에 2억이었으면 세 배로 큰 것이고 5억 8천이었으면 거의 멈춰 있는 것입니다. 이 숫자를 볼 때 가장 먼저 붙이는 것은 작년 같은 달의 값이고, 초기 구간에서는 연 23배, 규모가 커진 뒤에는 연 4050퍼센트 정도가 흔한 기준선으로 쓰입니다.

성장 속도만 보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광고비를 세 배 부으면 성장률은 오르지만 회사는 더 빨리 가난해집니다. 40의 법칙은 성장률과 이익률을 더해 40을 넘는지 보는 기준으로, 이 둘을 한 화면에 올려놓으라는 요구입니다. 성장률 70퍼센트에 이익률 마이너스 20퍼센트면 합이 50이라 통과하고, 성장률 20퍼센트에 마이너스 30퍼센트면 합이 마이너스 10이라 어느 쪽으로도 설명되지 않습니다.

누가 그 금액을 내고 있는지도 봅니다. 6억 가운데 2억이 고객사 한 곳에서 나온다면 그 한 곳이 계약을 끊는 날 회사는 3분의 1을 잃습니다. 매출이 소수 고객에게 몰려 있는 이 상태를 고객 편중 위험이라고 부르고, 실사에서는 상위 고객 다섯 곳이 전체의 몇 퍼센트인지를 따로 묻습니다.

실무 용례

"저희 지금 연 반복 매출 6억이고 작년 이맘때 2억이었습니다."

크기와 속도를 한 문장에 담은 회사 소개입니다. 크기만 말하면 정보의 절반이 빠집니다.

"그 6억에 구축비 8천만 원 들어 있으면 빼고 다시 주세요."

반복되지 않는 돈이 섞였는지 확인하는 말입니다.

"ARR 로 얘기할지 MRR 로 얘기할지 정하고 시작하죠."

같은 사실을 두 단위로 말하는 것이라 섞으면 규모가 열두 배로 어긋나 보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이 숫자가 매달 첫 주에 한 번 확정됩니다. 수아가 그달에 맺은 계약과 해지 통보를 정리해 넘기면 규원이 구축비와 부가세를 걷어 내고 월 반복 매출을 확정한 뒤 열둘을 곱합니다. 이 값이 이사회 자료의 첫 줄이고, 채용 계획과 다음 투자 라운드 시점이 여기에 맞춰 움직입니다.

확정한 뒤에는 바꾸지 않습니다. 중간에 큰 계약이 들어와도 다음 달 확정 때 반영합니다. 세는 시점이 흔들리면 지난달과 이번 달을 견줄 수 없어서, 값이 늘었는지 세는 방식이 바뀐 것인지 구분되지 않습니다.

흔한 오해

작년 매출과 같은 말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둘 다 일 년을 단위로 하는 금액이라 그렇게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이미 들어온 돈의 기록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속도를 열두 달로 늘린 추정입니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놓고 세금이나 자금 계획을 세우면 아직 들어오지 않은 돈을 이미 있는 돈처럼 다루게 되고, 월 단위로 결제하는 고객이 많은 회사일수록 그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숫자가 크면 현금도 넉넉하다고 읽는 것도 흔합니다. 이 값은 일 년 뒤까지 들어올 것으로 보는 금액이지 지금 통장에 있는 금액이 아닙니다. 월 단위로 결제하는 고객이 많으면 6억은 매달 5,000만 원씩 나눠 들어옵니다. 그 사이 매달 8,000만 원을 쓰고 있다면 숫자가 6억이든 12억이든 회사는 현금이 마르는 중입니다. 크기와 남은 현금은 따로 셉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말하는가연 반복 매출과의 차이
월 반복 매출이번 달에 반복해서 들어올 금액같은 사실을 한 달 단위로 말한 값입니다. 열둘을 곱하면 이 값이 되고, 월 단위로 결제하는 개인 고객이 많은 사업은 이쪽을 씁니다
순 매출 유지율기존 고객의 매출이 일 년 뒤 얼마로 남았는지금액이 아니라 비율입니다. 새 고객을 빼고 기존 고객만 보기 때문에, 크기가 커지는 중에도 이 비율이 100퍼센트 아래면 밑이 새고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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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