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PMF
Pre-PMF
단계
제품을 찾는 수요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더 많이 파는 일보다 무엇이 맞는지 알아내는 일이 앞서는 단계입니다.
등장 배경
"제품은 다 만들었는데 왜 안 팔릴까" 라는 물음에 회사가 늘 같은 답을 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알리는 일이 부족했다는 답입니다. 그래서 광고를 늘리고 영업을 뽑고 기능을 더 붙였습니다.
구분할 말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초기의 부진은 두 종류이고 처방이 정반대입니다. 쓸 사람이 있는데 제품을 모르는 상태와, 알려도 쓸 사람이 없는 상태입니다. 앞쪽에는 돈을 붓는 것이 맞고 뒤쪽에는 부은 만큼 사라집니다.
회의는 이렇게 흘렀습니다. 대표가 "이번 달 가입이 800명인데 매출은 왜 그대로죠" 하고 물으면 마케터가 "노출이 모자랍니다" 하고 답하고, 다음 달 광고비가 두 배가 됩니다. 가입은 1,600명으로 늘지만 한 달 뒤 남아 있는 사람은 여전히 서른 명대입니다. 들어오는 문만 넓혔을 뿐 방에 머무는 사람이 없어서입니다.
프리 PMF는 뒤쪽 상태에 붙인 이름입니다. 제품 시장 적합성, 곧 만든 제품이 특정 시장의 수요와 맞물린 상태에 아직 닿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이 구간에서 할 일은 더 알리는 쪽이 아니라 지금 남아 있는 소수가 왜 남았는지 알아내는 쪽입니다.
구간의 특징
이 구간은 숫자가 오르는데 쌓이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가입도 있고 방문도 있지만 몇 주 뒤에 세어 보면 남은 사람이 없습니다. 드러나는 모습은 셋입니다.
- 리텐션 곡선이 바닥까지 내려갑니다. 같은 주에 가입한 100명을 묶어 주마다 몇 명이 돌아오는지 그린 그래프인데, 1주 차 40명, 2주 차 18명, 4주 차 6명처럼 끝까지 떨어지면 붙잡히는 사람이 없다는 뜻입니다.
- 남은 소수를 팀이 설명하지 못합니다. 4주 차에 남은 여섯 명끼리 무엇이 같은지 물으면 답이 제각각입니다. 설명되지 않는 잔존은 다음 달에 반복되지 않습니다.
- 제품이 자주 바뀝니다. MVP를 내고 반응이 없으면 다른 것을 내고, 또 없으면 또 바꿉니다. 가설을 검증할 최소한의 제품을 뜻하는 말인데, 이 구간에서는 그 최소한이 분기마다 다시 그려집니다.
돈을 쓰는 방식도 다음 구간과 다릅니다. 고객 인터뷰 열 건이 광고 800만 원보다 값어치가 큽니다. 인터뷰는 고객을 만나 무엇을 하려다 어디서 막혔는지 듣는 대화인데, 이 구간에 필요한 답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가 아니라 "누가 왜" 라서 그렇습니다. 같은 이유로 영업 조직을 먼저 키우면 고정비만 남습니다. 제품이 바뀌면 그 조직이 외운 설명도 버려집니다.
다음 구간의 조건
넘어가는 기준은 매출액이 아니라 남는 비율입니다. 아래 넷이 함께 서면 다음 구간으로 봅니다.
- 리텐션 곡선 평탄화 — 떨어지던 곡선이 어느 수준에서 더 내려가지 않고 옆으로 눕는 현상입니다. 24퍼센트에서 평평해졌다면 들어온 네 명 중 한 명은 자리를 잡는다는 뜻이고, 앞으로 데려올 사람에게도 같은 비율이 적용됩니다.
- 션 엘리스 테스트 40퍼센트 — 이 제품을 더는 쓸 수 없게 되면 어떨 것 같으냐고 묻고 매우 실망을 고른 비율을 보는 설문입니다. 며칠이면 돌리는 대신 답하는 사람이 이미 남아 있는 쪽이라, 잔존이 6퍼센트인데 이 값만 52퍼센트면 열성 사용자 열댓 명의 온도를 잰 것입니다.
- 남는 사람들이 한 무리로 묶입니다. 문서를 매일 쓰는 20~50명 팀의 운영 담당처럼 한 문장으로 적히면 같은 조건의 회사를 찾아 나설 수 있습니다.
- 데려오는 경로를 늘려도 그 비율이 버팁니다. 광고로 새로 온 500명에서도 4주 차 잔존이 22퍼센트라면 앞의 24퍼센트가 지인과 초기 팬에게서 나온 값이 아니었다는 확인이 됩니다.
넷이 서면 포스트 PMF로 넘어갑니다. 질문이 무엇을 만들지에서 어떻게 더 빨리 더 싸게 데려올지로 바뀌는 구간입니다. 문턱 하나로 딱 갈리지는 않습니다. 대개 몇 분기에 걸친 구간이고, 한 번 넘었다고 유지되지도 않습니다. 팔던 시장을 스무 명짜리 팀에서 300명 규모 기업으로 옮기면 권한 관리와 접속 기록과 보안 검토가 계약 전에 먼저 나오고, 그 셋이 없으면 앞서 쌓은 잔존율과 무관하게 거래가 멈춥니다. 캐즘이라 부르는 골이 그 자리입니다.
실무 용례
"우리 아직 프리 PMF예요. 영업 채용은 다음 분기에 다시 봅시다."
지금 사람을 늘리면 제품이 바뀔 때 그 비용이 그대로 남는다는 뜻입니다.
"가입은 두 배가 됐는데 4주 차 잔존은 6퍼센트 그대로예요. 유입을 더 붓기 전에 왜 나가는지부터 봅시다."
원인이 유입이 아니라 제품 쪽에 있다고 보고 예산 집행을 멈추자는 제안입니다.
"이 기능은 한 고객한테서만 나온 요청이에요. 같은 말을 열 곳에서 할 때 만듭시다."
개별 요청을 다 받아 주면 무엇이 맞는지 영영 못 가린다는 경계입니다.
페이지덱은 스무 명 안팎의 팀에서는 잔존이 눕었지만, 300명 규모 기업 고객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이 구간으로 돌아왔습니다. 석 달 동안 계약 넉 건이 났는데 따낸 이유가 넉 건 모두 달랐습니다. 규원이 세일즈 인력을 세 명 더 뽑자고 하자 지현이 반대했습니다. 이유가 매번 다르다는 것은 다음 계약을 만드는 방법을 아직 모른다는 뜻이라는 이유였습니다.
흔한 오해
프리 PMF를 제품이 덜 만들어진 상태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무언가 부족해서 안 팔린다고 느끼면 부족한 것은 기능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구간을 가르는 것은 기능 개수가 아니라 붙잡히는 사람의 유무입니다. 기능 스무 개인 제품이 넘어가고 여든 개인 제품이 못 넘어가기도 합니다. 기능 부족으로 읽으면 팀은 요청받은 것을 계속 만들고, 1년 뒤에 기능은 마흔 개 늘었는데 잔존은 6퍼센트 그대로인 제품이 남습니다.
기간으로 읽는 것도 같은 문제를 냅니다. 창업 첫해쯤을 가리키는 말로 알아듣는 경우인데, 이 말은 달력이 아니라 상태를 가리킵니다. 4년 된 회사가 여전히 이 구간일 수 있고, 넘어간 회사도 시장을 바꾸면 되돌아옵니다. 달력을 근거로 삼으면 3년 차니까 이제 확장할 때라는 판단이 나오고, 여섯 달 뒤에 남는 것은 늘어난 고정비와 여전히 눕지 않는 곡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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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