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텐션 곡선 평탄화
Flattening Curve
개념
가입자 중 남는 비율이 시간이 지나도 더 떨어지지 않고 일정 수준에서 옆으로 눕는 현상입니다.
등장 배경
제품이 잘되고 있는지 묻는 자리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숫자는 오랫동안 가입자 수였습니다. 이번 달에 5천 명이 새로 가입했다는 말은 듣기에 분명합니다. 문제는 그 숫자가 들어온 사람만 세고 나간 사람은 세지 않는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자리가 반복됐습니다. 마케팅이 가입자 5천 명을 보고하고, 같은 회의에서 재무가 매출이 제자리라고 말합니다. 둘 다 맞는 말인데 아무도 왜인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들어온 5천 명 중 다음 달까지 남은 사람이 몇인지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을 계속 붓는데 수위가 오르지 않으면 부은 양이 아니라 새는 구멍을 봐야 하는데, 가입자 수는 부은 양만 알려 줍니다.
리텐션 곡선은 그 구멍을 보려고 그리는 그래프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남는 사용자 비율을 이은 선인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질문이 평탄화입니다. 선이 떨어지는 것 자체는 어느 제품에서나 일어납니다. 볼 것은 그 선이 결국 어디서 멈추느냐입니다. 어느 높이에서 눕는다면 그 비율만큼은 자리를 잡은 것이고, 0에 닿는다면 붙잡히는 사람이 없다는 뜻입니다. 제품 시장 적합성을 재는 눈금 가운데 행동으로 확인하는 쪽이 여기에 속합니다.
작동 방식
같은 시기에 들어온 사용자를 한 묶음으로 잡고, 주가 지날수록 그중 몇 퍼센트가 남는지를 이어 그린 뒤 그 선의 기울기를 봅니다. 순서는 셋입니다.
- 묶음을 자릅니다. 3월 첫째 주에 가입한 사람 전부를 한 덩어리로 놓는 식입니다. 전체 사용자를 한꺼번에 세면 새로 들어온 사람이 계속 섞여 들어 남은 비율이 흐려지므로, 들어온 시기로 나눠 보는 코호트 분석을 씁니다.
- 주차별로 남은 비율을 냅니다. 남았다는 기준은 팀이 미리 정합니다. 접속만 해도 남은 것으로 볼지, 문서를 한 건이라도 고쳐야 남은 것으로 볼지에 따라 곡선의 높이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느슨하게 잡으면 곡선은 예쁘게 눕지만 아무것도 뜻하지 않습니다.
- 점을 이어 선을 만들고 기울기가 언제 0에 가까워지는지 봅니다. 서너 주 연속으로 값이 1퍼센트포인트 안쪽에서 움직이면 그 높이에서 평탄해진 것으로 봅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100명으로 시작해 1주 차 45명, 2주 차 30명, 4주 차 24명, 6주 차 23명, 8주 차 23명이면 23퍼센트에서 누운 곡선입니다. 반면 45명, 30명, 18명, 9명, 3명으로 이어지면 바닥을 향해 계속 내려가는 중입니다. 앞의 곡선은 처음 4주 동안 뒤의 곡선보다 크게 좋아 보이지 않지만, 두 제품의 1년 뒤는 전혀 다릅니다.
평탄화된 높이가 중요한 이유는 그 값이 앞으로 데려올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23퍼센트에서 누운 제품이 매주 1천 명을 데려오면 매주 230명씩 자리를 잡으므로 사용자 수는 계속 불어납니다. 반대로 0으로 수렴하는 제품은 아무리 부어도 어느 선에서 총 사용자 수가 멈춥니다. 들어오는 속도와 빠지는 속도가 같아지는 지점이 그 선입니다.
쓰이는 곳
가장 먼저 쓰이는 자리는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를 판단하는 회의입니다. 곡선이 눕지 않았다면 프리 PMF, 곧 아직 수요를 찾지 못해 탐색이 우선인 단계로 보고 남은 소수가 왜 남았는지를 캐는 데 시간을 씁니다. 눕고 나서야 포스트 PMF의 질문, 곧 어떻게 더 싸게 더 빨리 데려올지로 넘어갑니다. 순서를 바꿔 곡선이 눕기 전에 고객 획득 비용을 낮추는 일에 매달리면, 새는 그릇에 더 싸게 물을 붓는 방법을 찾는 셈이 됩니다.
두 번째는 세그먼트를 가를 때입니다. 전체 곡선은 바닥으로 가는데 특정 묶음만 눕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전체 4주 차 잔존이 11퍼센트였는데 다섯 명 이상이 같은 문서를 고친 팀만 떼어 보니 38퍼센트에서 누웠습니다. 이럴 때 그 묶음이 비치헤드 마켓, 곧 먼저 장악하고 옆으로 넓혀 갈 교두보가 됩니다.
세 번째는 실험의 합격선입니다. 온보딩을 바꾸거나 기능을 더한 뒤 성공 여부를 첫 주 수치로 판정하면 대개 오판합니다. 알림을 더 보내면 1주 차 잔존은 올라가지만 곡선이 눕는 높이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볼 것은 곡선의 앞쪽이 아니라 곡선이 눕는 자리입니다.
실무 용례
"4주 차부터 24퍼센트에서 평평해졌어요. 이제 유입을 늘려도 됩니다."
자리를 잡는 비율이 확인됐으니 마케팅에 돈을 넣어도 새어 나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곡선이 아직 안 누웠는데 채용부터 하는 건 이른 것 같아요."
아직 수요를 확인하지 못한 단계라 고정비를 늘리지 말자는 제동입니다.
"전체로는 안 눕는데 팀 단위 계정만 보면 눕습니다."
제품이 맞는 대상이 따로 있다는 발견이고, 누구에게 팔지를 다시 정하자는 제안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분기마다 지현이 이 곡선을 놓고 회의를 엽니다. 지난 분기에 현우가 광고비를 두 배로 늘리자고 제안했을 때, 지현이 꺼낸 것이 코호트별 곡선이었습니다. 개인 가입자 곡선은 8주 차에 4퍼센트까지 내려가 멈추지 않았고, 팀 단위로 들어온 계정은 31퍼센트에서 누워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산은 늘리되 대상을 팀 계정으로 좁혔습니다. 같은 돈으로 개인 가입자를 데려오면 8주 뒤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것이 그래프에 그대로 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흔한 오해
곡선이 눕기만 하면 된 것이라고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평탄화라는 말 자체가 통과·불통과처럼 들려서 생기는 오해입니다. 실제로는 눕는 것만큼 어느 높이에서 눕는지가 중요합니다. 3퍼센트에서 누운 곡선도 평탄화이지만, 그 제품은 데려온 사람의 97퍼센트를 잃으면서 굴러갑니다. 높이를 빼고 모양만 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광고비를 태운 뒤에야 셈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평탄화를 아무도 떠나지 않는 상태로 읽는 것도 흔합니다. 선이 수평이니 이탈이 멈췄다고 보이지만, 남은 사람 중에서도 매달 조금씩은 빠져나갑니다. 다만 그 수가 작아 그래프에서 눈에 띄지 않을 뿐입니다. 이 상태를 영구적인 것으로 보고 기존 사용자 쪽을 손에서 놓으면, 한두 해에 걸쳐 평탄해 보이던 선이 천천히 내려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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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