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우선순위
Company Priority
개념
여러 팀이 각자 들고 온 과제를 한 목록에 모아, 회사 전체 관점에서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하는 결정입니다.
등장 배경
한 팀 안에서는 순서 다툼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같은 사람들이 같은 일을 보고 있으니 무엇이 더 급한지 금방 합의됩니다. 문제는 팀을 넘어갈 때 생깁니다. 세일즈가 요청한 기능과 엔지니어링이 미뤄 둔 정리 작업은 급한 정도를 견줄 공통 기준이 없습니다. 한쪽은 이번 달 계약을 말하고 다른 쪽은 반년 뒤 장애를 말하니, 같은 자리에 앉아도 서로를 설득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순서는 결국 다른 방식으로 정해집니다. 목소리가 큰 팀이 먼저 가져가거나, 가장 최근에 불만을 말한 고객의 요청이 앞으로 옵니다. 페이지덱에서도 개발자 한 명을 두 팀이 같은 주에 예약해 두고 "우리 것부터 해 주세요" 를 회의마다 반복한 적이 있습니다. 결정된 것은 없는데 모두가 자기 일이 1번이라고 믿는 상태였고, 그 결과 세 과제가 전부 절반씩만 진행됐습니다.
전사 우선순위는 이 판단을 한 자리로 올려 둔 장치입니다. 팀끼리 비교할 수 없는 과제는 두 팀 위에 있는 사람이 하나의 목록으로 세워야 순서가 생깁니다. 이 자리를 비워 두면 순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방식으로 정해집니다.
작동 방식
과제를 한 목록에 모으고 같은 잣대로 값을 매긴 다음, 자원이 닿는 선에 줄을 그어 그 아래를 하지 않기로 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 후보를 한 곳에 모읍니다. 팀별 문서에 흩어져 있으면 비교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세일즈 요청, 제품 과제, 기술 부채 정리처럼 성격이 다른 것도 같은 표에 나란히 올립니다. 기술 부채는 빨리 가려고 미뤄 둔 정리 작업이 쌓인 비용이고, 표에 오르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미뤄집니다.
- 잣대를 두세 개로 정하고 그 잣대로만 값을 매깁니다. 매출에 닿는 크기, 영향을 받는 고객 수, 미뤘을 때 커지는 위험 정도면 충분합니다. 잣대가 일곱 개로 늘어나면 어느 과제든 한 칸은 높게 나와서 결국 전부 중요해집니다.
- 자원 한도를 숫자로 적습니다. "개발자 12명, 이번 분기에 동시에 굴릴 수 있는 과제는 세 개" 처럼 씁니다. 이 숫자가 없으면 목록은 계속 길어집니다.
- 줄을 긋고 아래쪽을 공개합니다. 이 단계가 전사 우선순위의 핵심입니다. 1·2·3번을 정하는 것보다 4번 이하를 이번 분기에 하지 않는다고 적어 두는 쪽이 어렵고, 그래서 대개 생략됩니다.
- 결정권자를 한 명으로 둡니다. 두 팀의 과제를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둘 다를 책임지는 사람뿐입니다. 합의로 정하려 하면 서로 하나씩 양보해 목록이 다시 여덟 개가 됩니다.
여덟 가지를 적어 놓고 세 개 몫의 자원만 있으면, 나머지 다섯은 안 하기로 한 목록이 아니라 하는 척하다 못 끝낼 목록이 됩니다. 순위표에 번호를 붙이는 것과 순위를 정하는 것이 다른 지점이 여기입니다.
쓰이는 곳
가장 흔히 쓰이는 자리는 분기 계획입니다. 석 달마다 목표를 다시 잡는 회의인데, 그 자리에서 각 팀이 하고 싶은 것을 들고 오면 총합이 언제나 자원을 넘습니다. 순서를 세우는 일이 곧 그 회의의 결론이 됩니다.
정해진 순서는 분기 중에 들어오는 급한 요청을 판단할 때 다시 쓰입니다. 새 요청이 오면 좋은지 나쁜지를 묻지 않고 지금 3번보다 위인지를 묻습니다. 위라면 무엇을 내릴지 함께 정하고, 아니면 다음 분기 후보로 넘깁니다. 이 기준이 없으면 급한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자리가 하나씩 늘어납니다.
같은 목록이 사람과 예산을 붙이는 자리로도 이어집니다. 순서가 정해지지 않으면 자원은 늘 요청한 순서대로 나가고, 순서가 정해지면 위에서부터 차례로 붙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사 미팅에서 전체에 알립니다. 구성원 전체가 모여 현황을 공유하는 자리인데, 여기서 이번 분기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같은 말로 듣습니다. 계획 회의에 들어가는 사람이 마흔다섯 명 중 예닐곱이라면 나머지에게는 이 자리가 유일한 통로입니다.
실무 용례
"그건 이번 분기 전사 우선순위에 없습니다. 넣으려면 지금 1번인 결제 개편을 내려야 해요."
새 과제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교체하는 문제라고 되돌려 놓는 말입니다.
"우선순위 3번까지만 사람을 붙였습니다. 4번 이하는 이번 분기에 하지 않습니다."
줄 아래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기대를 미리 정리하는 말입니다.
"전사 우선순위가 아직 안 정해져서 팀마다 자기 판단으로 움직이는 중입니다."
결정이 늦어지는 동안 순서가 각자의 판단으로 흩어졌다는 보고입니다.
페이지덱의 지난 분기 계획 회의에는 세 가지가 올라왔습니다. 수아가 계약 규모 3억짜리 고객이 요구한 권한 관리 기능을, 태오가 배포에 40분 걸리는 문제를, 지현이 첫 주 이탈을 줄이는 온보딩 개선을 들고 왔습니다. 셋 다 근거가 있었고 셋을 다 하려면 개발자 열두 명으로 부족했습니다.
규원은 앞의 둘만 고르고 온보딩 개선을 다음 분기로 내렸습니다.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셋을 동시에 굴리면 셋 다 절반이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내린 항목은 지우지 않고 다음 분기 1번 후보로 적어 두었고, 지현은 그 덕에 이번 분기에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됐습니다.
흔한 오해
번호를 붙이면 우선순위가 정해진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1번부터 8번까지 적힌 문서를 보면 정리가 끝난 것처럼 보이니 그렇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8번까지 사람이 붙어 있으면 그 문서는 순서가 아니라 목록입니다. 실제로 정해졌는지는 몇 번째에서 자원이 끊기는지로 확인합니다. 끊기는 지점이 없으면 모든 팀이 자기 항목을 진행하고, 분기 말에는 여덟 개가 모두 60퍼센트쯤 된 상태로 남습니다.
급한 순서와 같은 것으로 읽는 오해도 흔합니다. 급한 것은 눈에 보이고 소리가 나니 앞으로 오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어제 고객이 소리친 항목을 매번 1번에 올리면, 반년 뒤에 효과가 나는 과제는 영원히 착수되지 않습니다. 급한 것을 처리할 자리를 따로 비워 두고 순서는 중요도로 세우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정하는가 | 전사 우선순위와의 차이 |
|---|---|---|
| 자원 배분 | 사람과 예산을 어디에 얼마나 | 순서가 정해진 뒤 그 순서에 사람과 돈을 붙이는 일입니다. 전사 우선순위는 그 앞에서 무엇을 할지 고르는 단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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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