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호라이즌

Three Horizons

방법

회사가 하는 일을 지금 매출을 내는 사업, 2~3년 안에 매출이 될 확장, 될지 모르는 탐색 셋으로 나눠 서로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는 틀입니다.

등장 배경

새 사업이 기존 사업과 같은 표에 올라가면 거의 항상 집니다. 표의 칸이 매출 예측과 투자 회수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고객이 있는 사업은 근거를 붙여 숫자를 적고, 고객이 없는 사업은 추측밖에 적을 수 없습니다.

페이지덱의 연간 계획 회의에서 이 장면이 나왔습니다. 업무 자동화라는 새 영역을 시험하자는 안과, 기존 문서 도구에 기업용 권한 관리를 붙이자는 안이 같이 올라왔습니다. 앞쪽은 3년 뒤 매출 30억 원이라는 추측을 적었고 뒤쪽은 내년 40억 원이라는 계산을 적었습니다. 규원이 둘을 나란히 놓고 보니 고를 것이 없었고, 예산은 뒤쪽으로 갔습니다.

한 번이면 판단이지만 매년 반복되면 구조가 됩니다. 잘하던 사업 쪽으로만 자원이 흐르는 동안 새 흐름을 놓치는 상태를 혁신 기업의 딜레마라고 부르는데, 그 딜레마가 회의실에서 작동하는 방식이 이 저울입니다. 그래서 칸을 나누고 칸마다 다른 저울을 두는 방법이 만들어졌습니다. 같은 표에서 겨루지 않게 하는 것이 이 틀이 하는 일의 전부입니다.

사용 절차

다섯 단계로 씁니다.

  1. 지금 하는 일과 하겠다고 올라온 후보를 한 목록에 적습니다. 운영 중인 제품, 준비 중인 기능, 아이디어 단계의 과제를 구별하지 않고 다 적습니다.
  2. 항목을 세 칸에 나눠 놓습니다. 첫째는 이미 매출을 내는 것, 둘째는 2~3년 안에 매출로 올라올 근거가 있는 확장, 셋째는 될지 모르는 탐색입니다. 페이지덱이라면 문서 도구가 첫째, 기업용 권한 관리가 둘째, 업무 자동화가 셋째입니다.
  3. 칸마다 평가 기준을 따로 적습니다. 첫째 칸은 이익과 고객 유지로, 둘째 칸은 성장률과 계약 파이프라인으로, 셋째 칸은 이번 분기에 무엇을 확인했는지로 봅니다. 셋째 칸에 매출 목표를 붙이는 순간 그 과제는 첫째 칸의 규칙으로 평가받고 처음의 문제로 되돌아갑니다.
  4. 자원의 몫을 미리 적습니다. 자원 배분에서 자주 인용되는 7 대 2 대 1 비율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숫자보다 셋째 칸의 몫을 0이 아닌 값으로 먼저 못 박아 둔다는 데 뜻이 있고, 예산만 적지 않고 사람 이름까지 적습니다.
  5. 보고 주기를 나눕니다. 첫째 칸은 월간, 둘째 칸은 분기, 셋째 칸은 반년에 한 번 봅니다. 탐색 과제를 매달 불러 진척을 묻기 시작하면 담당자는 보여 줄 것을 만들게 됩니다.

셋째 칸에는 졸업 조건을 같이 적습니다. 무엇이 확인되면 둘째 칸으로 옮기고 무엇이 확인되면 접는지입니다. 이 조건이 없으면 과제가 셋째 칸에 영구히 머물며 매년 예산을 조금씩 받아 갑니다.

적합한 상황과 한계

본업이 아직 돈을 벌고 있을 때 쓰는 틀입니다. 첫째 칸의 이익 일부를 둘째와 셋째로 흘려보내는 구조이므로, 첫째 칸이 흔들리는 회사에는 칸을 나눌 여유 자체가 없습니다.

구성원이 마흔 명 남짓인 시리즈 A 회사라면 쓰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셋으로 나눌 사업이 아직 없으니 제품 하나 안에서 기능 단위로 나눕니다. 지금 매출을 지키는 기능, 내년 계약을 여는 기능, 아직 팔릴지 모르는 기능입니다. 아이디어 검증 단계의 회사에는 맞지 않습니다. 회사 전체가 셋째 칸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한계는 셋입니다. 첫째, 칸에 넣는 일 자체가 정치가 됩니다. 셋째 칸에 들어가면 매출로 평가받지 않으므로 실은 둘째 칸 성격인 과제를 셋째로 올리려는 힘이 생깁니다. 이미 유료 고객이 있으면 셋째 칸에 두지 않는 식의 규칙을 미리 문서로 정해 둡니다.

둘째, 사람이 조용히 옮겨집니다. 예산은 회계 항목이라 다른 데로 흘러가면 표가 나지만 사람은 급한 일이 생기면 말없이 이동합니다. 셋째 칸에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이 주중 나흘을 장애 대응에 쓰고 있어도 장부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산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을 칸별로 세는 팀이 많습니다.

셋째, 칸이 서로 배우지 않습니다. 셋째 칸에서 확인한 것이 첫째 칸의 제품 결정에 닿지 않으면 탐색은 별도의 취미가 됩니다. 여러 제품의 조합과 역할 분담을 정리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같이 보며 칸 사이의 이동을 분기마다 적어야 이 연결이 제도가 됩니다.

실무 용례

"이 과제는 3 호라이즌으로 보면 셋째 칸이에요. 매출 목표를 붙이지 말고 분기마다 배운 것으로 보죠."

평가 기준을 첫째 칸의 것과 분리하자는 제안입니다.

"셋째 칸 예산은 남아 있는데 사람이 없습니다. 이름 올려둔 두 명이 계속 장애 대응 중이에요."

자원 배분이 장부상으로만 지켜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건 이미 유료 고객이 있으니 둘째 칸입니다. 셋째 칸으로 올리면 성장률을 안 보게 돼요."

칸 배치가 느슨해지는 것을 막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은 다음 해 계획에서 칸을 나눠 적었습니다. 셋째 칸에는 사람 두 명과 예산 1억 5천만 원, 그리고 반년 안에 확인할 질문 하나를 적었습니다. 자동화 대상이 될 반복 작업을 실제로 가진 팀이 기존 고객 중 몇 퍼센트인지였습니다.

반년 뒤 답은 18퍼센트였고 그중 절반이 돈을 낼 의사를 밝혔습니다. 자동화 과제는 둘째 칸으로 옮겨 성장률로 평가받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기간에 셋째 칸의 다른 과제 하나는 접혔는데, 접는 기준을 미리 적어 둔 덕분에 회의가 한 번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흔한 오해

사업을 분류하는 틀이라고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칸이 셋이고 항목을 나눠 넣으니 분류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항목이 어느 칸에 있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칸마다 다른 저울을 두었을 때입니다. 이 오해를 그대로 두면 회사는 표를 예쁘게 그려 놓고 세 칸을 여전히 매출 예측 하나로 줄 세우게 되고, 틀을 도입하기 전과 결과가 같아집니다.

7 대 2 대 1이 정답 비율이라고 보는 것도 오해입니다. 널리 인용되는 숫자라 기준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맞는 비율은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와 첫째 칸이 얼마나 튼튼한지에 따라 갈립니다. 셋째 칸에 20퍼센트를 넣어야 하는 회사도 있고 지금은 5퍼센트가 맞는 회사도 있습니다. 비율을 외워 오는 것보다 그 값을 회의에서 적고 분기마다 지켜졌는지 확인하는 편이 값을 합니다. 실패 가능성이 크지만 성공하면 판을 바꾸는 문샷 과제를 하나라도 두려면 셋째 칸의 몫이 0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만 고정된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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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