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의 법칙
Rule of 40
지표
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을 퍼센트로 더한 값이 40을 넘는지로 구독 사업의 건강을 가늠하는 기준입니다.
등장 배경
구독 사업을 하나의 숫자로 평가하려 할 때마다 같은 곳에서 막혔습니다. 성장률만 보면 돈을 태워 성장을 사는 회사가 가장 좋아 보입니다. 광고비를 매출만큼 쓰면 성장률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 그 숫자만으로는 사업이 성립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이익률만 보면 성장을 멈추고 비용을 조인 회사가 1등이 됩니다. 시장이 커지는 중에 그렇게 하는 것은 자리를 내주는 선택인데도 숫자는 좋게 나옵니다.
그래서 두 회사를 나란히 놓으면 대화가 멈췄습니다. 한쪽은 매출이 1년에 80퍼센트 늘지만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40퍼센트이고, 다른 쪽은 성장은 10퍼센트뿐이지만 이익률이 30퍼센트입니다. 어느 쪽이 더 건강한지 묻는 자리에서 각자 자기가 유리한 숫자를 들었고, 둘을 같은 단위로 견줄 방법이 없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쓰기 시작한 어림셈이 둘을 그냥 더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앞의 두 회사는 각각 40과 40이 되어 같은 자리에 놓입니다. 성장과 이익이 서로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보고, 그 합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어느 쪽으로 만든 것이든 괜찮다고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이름에 법칙이 붙었지만 회계 규칙이 아니라 수많은 거래를 보며 굳은 경험적 기준입니다.
계산 방법
최근 1년의 매출 성장률과 같은 기간의 이익률을 퍼센트 숫자로 놓고 더합니다. 두 값을 무엇으로 잡는지가 계산의 전부입니다.
-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준 매출 증가율입니다. 구독 사업에서는 총 매출보다 연 반복 매출, 곧 일 년 기준으로 환산한 반복 매출을 기준으로 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회성 구축비가 섞이면 성장률이 실제보다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 이익률은 무엇을 쓸지 먼저 정합니다. 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값을 쓰는 것이 가장 흔하고, 회사에 따라 순이익률이나 잉여현금흐름률을 씁니다. 어느 것을 썼는지 밝히지 않으면 비교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같은 회사가 기준을 바꿔 합을 5 이상 올릴 수 있습니다.
- 두 값을 더합니다. 성장률 35퍼센트에 영업이익률 5퍼센트면 합은 40입니다. 이익률이 마이너스면 그대로 빼는 것과 같아서, 성장률 60퍼센트에 마이너스 25퍼센트면 합은 35입니다.
기간을 어떻게 잡는지도 합의해 두어야 합니다. 한 분기만 떼어 계산하면 큰 계약 한 건이나 채용이 밀린 달이 값을 흔듭니다. 최근 네 분기를 합쳐 재고, 분기별 값은 추세를 보는 데만 씁니다.
좋은 수준의 기준
40이 기준선이고, 40 이상이면 성장과 이익의 합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30에서 40 사이는 나쁘지 않지만 설명이 필요한 구간이고, 20 아래면 구조를 고쳐야 하는 신호로 읽습니다.
같은 40도 만든 방식에 따라 위험이 다릅니다. 성장 70에 이익률 마이너스 30인 회사와 성장 20에 이익률 20인 회사는 합이 같지만 앞으로의 선택지가 다릅니다. 앞쪽은 성장을 외부 자금으로 사고 있어서 투자 시장이 식으면 성장률부터 꺾입니다. 뒤쪽은 스스로를 먹여살리지만 시장이 이미 좁아진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합만 보고 끝내지 않고 두 값을 따로 적어 둡니다.
단계에 따라 어느 쪽이 합을 만드는지도 달라집니다. 연 반복 매출이 100억 원에 못 미치는 단계에서는 성장이 합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이익률은 마이너스인 것이 정상입니다. 규모가 커지면 성장률이 자연히 내려오므로 그만큼을 이익률이 받아야 합이 유지됩니다. 매출이 두 배가 되는 동안 합이 45에서 25로 내려왔다면 성장이 식는 속도를 이익이 따라오지 못한 것입니다.
혼자 쓰는 지표가 아닙니다. 합이 낮게 나온 이유를 찾으려면 번 멀티플로 늘어난 매출 대비 얼마를 태웠는지 보고, CAC 회수 기간으로 고객 획득 비용을 몇 달에 되찾는지 봅니다. 40의 법칙은 어디를 들여다볼지 알려 주는 첫 숫자에 가깝습니다.
실무 용례
"성장 35에 영업이익률 5니까 40은 맞췄습니다."
두 값을 더해 기준선을 넘겼다는 보고입니다.
"40은 넘는데 성장이 15밖에 안 됩니다. 이익으로 맞춘 40이라 다음 해가 걱정입니다."
합은 통과했지만 성장이 멈춰 있어 내년에는 같은 합을 만들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우리 단계에서는 40의 법칙보다 번 멀티플을 먼저 봅니다."
아직 이익을 낼 단계가 아니라 태운 돈의 효율을 보는 편이 맞다는 판단입니다.
페이지덱의 이사회 자료 첫 장에 이 합이 한 줄로 들어갑니다. 지난해 매출이 30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33퍼센트 늘었고 영업이익률이 5퍼센트라 합은 38입니다. 규원이 이 줄 아래에 두 값을 따로 적어 두는 이유는 38을 40으로 올리는 방법이 둘이고 결과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광고비를 줄여 이익률을 7퍼센트로 올리면 합은 40이 되지만 그다음 해 성장률이 내려갑니다. 성장률을 37퍼센트로 올리면 이익률이 3퍼센트로 내려가도 합은 40입니다. 지난 이사회에서는 뒤쪽을 택했습니다. 시장이 아직 커지는 중이라는 판단이 근거였습니다.
흔한 오해
40을 반드시 넘겨야 하는 통과선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숫자가 명확하고 이름에 법칙이 붙어 있으니 규정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이것은 성장한 회사들을 뒤에서 관찰해 굳은 어림셈입니다. 단계를 무시하고 적용하면 곧 어긋납니다. 연 반복 매출 10억 원짜리 회사가 1년에 세 배로 크면 성장률이 200퍼센트라 이익률이 마이너스 150퍼센트여도 합은 50입니다. 이 50은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라 계산이 그 단계에서 의미를 잃었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연 반복 매출 100억 원을 넘긴 뒤부터 쓸 만한 기준이 됩니다.
성장과 이익을 1대 1로 맞바꿀 수 있다고 보는 오해도 흔합니다. 더해서 쓰는 식이니 성장률 1퍼센트포인트와 이익률 1퍼센트포인트가 같은 무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둘을 만드는 값이 다릅니다. 이익률 1퍼센트포인트는 비용을 그만큼 줄이면 이번 분기에 만들어지지만, 성장률 1퍼센트포인트는 광고와 영업과 제품에 먼저 돈을 넣어야 몇 달 뒤에 나타납니다. 게다가 성장은 다음 해의 출발점을 올려 주는 반면 올해 아낀 비용은 올해로 끝납니다. 그래서 같은 합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두 선택이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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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