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Business to Business

개념

기업이나 기관을 고객으로 삼는 사업 형태로, 제품을 쓰는 사람과 돈을 내는 사람이 갈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등장 배경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사용자"라는 말을 쓸 때 한 사람을 떠올립니다. 화면을 열고, 마음에 들면 결제하고, 싫어지면 해지하는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기업에 파는 제품에서는 그 한 사람이 결제 버튼을 누를 권한이 없습니다. 같은 단어로 부르는 바람에 팀은 엉뚱한 사람을 만족시키고 있었습니다.

페이지덱 초기에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태오가 만든 문서 공유 기능을 어느 고객사의 실무 담당자가 아주 좋아했는데, 계약은 넉 달째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예산을 쥔 임원은 그 화면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보안 담당자는 문서가 어느 나라 서버에 저장되는지부터 묻고 있었습니다. 좋아한 사람과 결정하는 사람이 달랐던 겁니다.

그래서 무엇을 만들지 이야기하기 전에 누구에게 파는지를 못 박는 말이 필요해졌습니다. B2B는 그 자리를 채우는 답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한마디를 붙이는 순간 사용자는 여러 사람으로 쪼개지고, 팔기까지 몇 달이 걸린다는 사실과 설득할 상대가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이 함께 따라옵니다.

작동 방식

한 건의 계약이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사람들을 차례로 통과해야 성사되는 구조입니다. 한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아니라 여러 관문을 지나는 일에 가깝습니다.

관문은 대개 넷입니다.

  1. 쓰는 사람. 매일 제품을 여는 현업 담당자입니다. 지금 하는 일이 실제로 줄어드는지를 봅니다. 도입을 먼저 제안하는 쪽도 보통 이 사람입니다.
  2. 돈 내는 사람. 예산을 쥔 임원입니다. 화면보다 숫자를 묻습니다. 연 5천만 원을 쓰면 무엇이 얼마나 나아지는지에 답이 없으면 결재가 나지 않습니다.
  3. 막는 사람. 보안과 법무 담당자입니다. 데이터를 어디에 두는지, 직원이 퇴사하면 접근 권한이 어떻게 회수되는지, 계약이 끝나면 문서를 어떻게 돌려받는지를 확인합니다. 회사 계정 하나로 모든 직원을 로그인시키는 싱글 사인온 같은 요구가 이 자리에서 나옵니다.
  4. 사는 절차. 구매팀과 재무팀입니다. 견적서와 계약서 양식이 정해져 있고, 대금은 회사가 정한 날짜에 나갑니다. 제품과 무관한 이 단계에서만 몇 주가 지나가기도 합니다.

관문이 넷이라 세일즈 사이클, 곧 첫 접촉부터 계약까지 걸리는 기간이 깁니다. 페이지덱은 팀 단위 계약이 평균 34일인데 기업 계약은 90일을 넘습니다.

대신 한 번 들어가면 잘 나가지 않습니다. 도입 몇 달 뒤면 직원 수백 명이 그 안에 문서를 쌓아 두고 업무 절차가 제품 모양에 맞춰져 있습니다. 다른 도구로 옮기려면 자료를 옮기는 일보다 전 직원을 다시 교육하는 일이 더 큽니다. 그래서 갱신율이 높고 다음 해 매출을 미리 가늠하기가 쉽습니다.

가격표를 웹에 걸지 않는 회사가 많은 것도 이 구조에서 나옵니다. 직원 30명인 곳과 3천 명인 곳에 같은 값을 매기기 어렵고, 고객사마다 요구하는 조건이 달라 견적을 따로 냅니다.

쓰이는 곳

회사가 무엇을 먼저 만들고 어떻게 팔지 정하는 자리마다 이 말이 나옵니다. 취향을 밝히는 말이 아니라 다음 결정을 묶어 버리는 말이라서 그렇습니다.

만들 순서가 먼저 바뀝니다. B2B라고 정하면 우선순위 앞자리에 관리자 화면, 권한 설정, 누가 언제 어느 문서를 열었는지 남기는 감사 기록이 올라옵니다. 개인 사용자만 상대하는 제품이라면 몇 년이 지나도 만들지 않을 것들입니다.

파는 방법도 함께 정해집니다. 영업 조직이 먼저 만나 설명하는 영업 주도 성장으로 갈지, 무료로 써 보다가 스스로 결제하게 하는 제품 주도 성장으로 갈지를 고릅니다. B2B라고 해서 반드시 영업이 앞서는 것은 아닙니다. 페이지덱은 기업에 팔면서도 가입은 누구나 혼자 할 수 있게 열어 두고, 같이 쓰는 인원이 늘면 그때 영업이 붙습니다.

고객사 크기에 따라 안에서 다시 갈립니다. 직원 수천 명 규모를 상대하는 엔터프라이즈 영역은 보안 검토 질문지 300문항에 답하고 그 고객만 쓰는 기능을 따로 만들어 줍니다. 수십 명 규모를 상대하는 SMB 영역은 한 달 안에 도입이 끝나는 대신 사업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빨리 해지합니다. 같은 B2B라도 이 둘은 하루 일과가 거의 겹치지 않습니다.

재는 숫자도 달라집니다. 하루에 몇 명이 들어왔는지보다 계약 몇 건을 닫았고 한 건이 평균 얼마였는지가 앞에 옵니다.

실무 용례

"우리 B2B니까 관리자 권한 설정이 먼저예요. 개인 화면 다듬는 건 그다음이고요."

고객이 기업이라 조직 단위 기능이 앞선다는 우선순위 선언입니다.

"그 고객사, 실무자는 좋아하는데 아직 임원 미팅을 못 잡았어요."

쓰는 사람의 호감만으로는 계약이 닫히지 않는다는 보고입니다.

"가격은 홈페이지에 안 걸고 견적으로만 드리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고객사 규모마다 값이 달라 공개 가격표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단어가 가장 자주 나오는 자리는 분기 계획 회의입니다. 지현이 다음 분기 우선순위를 펼치면 수아가 진행 중인 기업 계약에서 막혀 있는 요구를 들고 옵니다. 보안 검토에서 걸린 항목 하나 때문에 계약 세 건이 함께 멈춰 있다는 식입니다.

이때 결정은 늘 저울질입니다. 그 요구를 받으면 기존 고객 수백 곳이 한 번도 원한 적 없는 기능을 만들게 되고, 받지 않으면 눈앞의 계약이 날아갑니다. 규원이 이 자리에서 묻는 것은 그 기능이 다른 기업 고객에게도 팔릴 것이냐입니다. 한 곳만 쓰는 기능은 만든 뒤에도 계속 비용이 됩니다.

흔한 오해

기업용 제품은 화면이 투박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하는 사람이 화면을 보지 않으니 기능 목록만 길면 된다는 논리입니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임원이 데모를 30분 보고 마는 것도 사실이라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계약이 끝나는 날부터는 실무자가 매일 그 화면을 엽니다. 쓰기 불편하면 사람들이 슬그머니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고, 1년 뒤 갱신 자리에서 "우리 이거 거의 안 쓰는데요" 라는 말이 나옵니다. 최근에는 실무자가 먼저 무료로 써 보고 위로 올리는 경로가 흔해져서, 첫 화면이 불편하면 임원 앞에 가 보지도 못합니다. 투박해도 된다고 믿은 제품은 계약은 따내고 갱신에서 떨어지는 모양이 됩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돈을 내는 상대B2B와의 차이
B2C개인 소비자쓰는 사람이 곧 결제하는 사람이라 결정이 몇 분 안에 끝납니다. 한 건이 작은 대신 사람 수로 채웁니다
B2B2C기업, 다만 쓰는 사람은 그 기업의 소비자계약 상대는 같은 기업이지만 화면을 보는 사람이 그 기업의 고객입니다. 만족시킬 상대가 둘로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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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