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주

Closed Lost

단계

진행하던 거래가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해 진 것으로 닫은 상태로, 사유를 함께 남겨 나중에 세기 위해 씁니다.

등장 배경

안 된 거래를 어디에 둘지가 오래 애매했습니다. 계약이 된 건은 표시가 분명하고 진행 중인 건은 담당자가 챙기지만, 고객이 답을 멈춘 건은 아무 칸에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닫는 순간 자기 실적에서 빠지니 굳이 닫을 이유가 없었고, 그래서 석 달 전에 끝난 거래가 파이프라인에 계속 남았습니다.

숫자를 볼 때 이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규원이 분기 중간에 진행 중인 거래 총액을 물으면 8억 원이라는 답이 나왔는데, 하나씩 열어 보면 절반이 두 달 넘게 아무 기록이 없는 건이었습니다. 총액만 보고 목표를 채울 만하다고 판단한 다음, 분기가 끝나고 나서야 그 절반이 애초에 없던 돈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실주는 이 거래들을 닫아 파이프라인에서 덜어 내려고 만든 칸입니다. 다만 그냥 지우는 것이 아니라 왜 안 됐는지를 함께 적습니다. 적어 두면 분기가 끝날 때 잃은 서른 건 중 열두 건이 같은 이유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그 열두 건은 다음 분기에 제품이나 가격을 고쳐 막을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구간의 특징

파이프라인의 마지막 칸이고 수주와 짝을 이룹니다. 진행 중이던 딜, 그러니까 한 고객과의 거래 건 하나가 여기로 들어오면 그 금액은 진행 중인 총액에서 빠지고 이번 분기 예측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닫는 행위 자체가 여러 숫자를 동시에 움직입니다. 진행한 거래 중 성사된 비율인 수주율에서 분모가 한 건 늘고, 파이프라인 커버리지는 목표 대비 쌓인 거래 금액의 배수라서 그만큼 내려갑니다. 이번 분기 목표가 2억 원인데 쌓인 금액이 6억 원이면 3배인데, 여기서 5천만 원짜리 건을 닫으면 2.75배가 됩니다. 매출 예측에서도 그 건에 곱해져 있던 성사율만큼이 빠집니다. 안 닫고 두면 이 세 숫자가 모두 실제보다 좋게 나오고, 분기가 끝나야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닫을 때 반드시 붙는 것이 사유입니다. 자유롭게 쓰는 메모가 아니라 미리 정해 둔 몇 개 중에서 고르게 합니다. 페이지덱은 다섯 개를 씁니다. 가격이 맞지 않음, 지금은 시기가 아님, 필요한 기능이 없음, 다른 제품을 선택함, 담당자가 바뀌어 논의가 끊김입니다. 골라 쓰게 하는 이유는 문장으로 적으면 세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산 이슈로 홀딩" 과 "올해 예산 소진" 은 같은 뜻인데 집계에서는 서로 다른 두 건이 됩니다.

언제 닫을지도 정해 둡니다. 고객이 명확히 거절하면 그날 닫지만, 실무에서 더 흔한 것은 답이 없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연락 이후 몇 주가 지나면 닫는다는 기준을 팀이 정해 둡니다. 페이지덱은 4주로 잡고, 그 전에 다른 연락 수단으로 한 번 더 시도한 기록이 있어야 닫을 수 있게 했습니다.

담당자 쪽 부담도 이 칸의 성격에 들어갑니다. 실주로 닫는 일은 스스로 졌다고 적는 일이라 미루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사유를 평가에 쓰지 않는다는 것을 먼저 정해 두는 팀이 많습니다. 사유가 인사 자료가 되는 순간 담당자는 자기 책임이 아닌 쪽으로 고르게 되고, 모인 사유는 제품을 고치는 데 못 씁니다.

다음 구간의 조건

닫힌 거래가 다시 열리는 조건은 사유마다 다릅니다. 실주 사유를 골라 적게 하는 이유의 절반이 여기에 있습니다.

  1. 시기 문제였다면 시점을 정해 다시 잡습니다. 올해 예산을 이미 다 쓴 곳이라면 다음 예산 편성 시기에 맞춰 연락할 날짜를 지금 걸어 둡니다.
  2. 기능이 없어서 진 거라면 그 기능이 나온 날이 조건입니다. 같은 사유로 진 건들을 모아 두면 출시 당일에 연락할 명단이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3. 다른 제품을 선택한 경우라면 그쪽 계약이 끝나는 시점입니다. 대개 1년이나 2년 뒤이고, 그때 다시 물어볼 수 있게 계약 기간을 닫을 때 적어 둡니다.
  4. 가격이 이유였다면 조건이 바뀌어야 합니다. 요금제가 바뀌거나 작은 규모로 시작할 방법이 생겼을 때입니다.
  5. 담당자가 바뀌어 끊긴 경우는 사람이 조건입니다. 새로 온 담당자에게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니 이전 논의 기록을 정리해 둡니다.

다시 열 때는 닫힌 건을 되살리지 않고 새 거래를 만듭니다. 기록을 되살리면 언제 진 거래인지가 흐려져 그 분기의 수주율이 뒤늦게 바뀝니다. 진 기록은 진 채로 두고 새 건을 처음 단계부터 올립니다.

실무 용례

"이 건은 실주로 닫겠습니다. 4주째 답이 없어요."

기준으로 정해 둔 기간이 지났으니 파이프라인에서 덜어 내겠다는 뜻입니다.

"이번 분기 실주 사유 좀 뽑아 주세요. 가격이 몇 건인지 보려고요."

진 거래를 모아 제품이나 가격에서 고칠 것을 찾겠다는 말입니다.

"실주였던 곳인데 그 기능 나와서 다시 연락드리려고요."

닫을 때 적어 둔 사유가 해소돼 다시 열 조건이 됐다는 뜻입니다.

페이지덱은 분기가 끝날 때 수아가 실주 건을 모아 30분짜리 자리를 만듭니다. 건별로 다시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유별 건수만 보는 자리입니다. 지난 분기에는 잃은 스물여덟 건 중 아홉 건이 필요한 기능이 없다는 사유였고, 그중 일곱 건이 같은 기능을 가리켰습니다.

지현이 그 일곱 건의 기록을 직접 읽고 다음 분기 우선순위에 그 기능을 올렸습니다. 이 자리가 없었다면 같은 요청이 일곱 번 들어왔다는 사실은 수아의 기억에만 남았을 것이고, 기능을 고를 때 근거로 쓰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흔한 오해

실주를 담당자의 실패 기록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진 거래이니 누군가 못한 결과로 보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실제로는 거래의 절반 이상이 담당자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이유로 닫힙니다. 고객사 예산이 끊기거나 조직이 개편되거나 경쟁사 비교 반론을 끝내 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실주를 실패로 다루면 담당자는 닫지 않고 미루게 되고, 파이프라인은 다시 있지도 않은 돈으로 부풀기 시작합니다.

닫으면 끝이니 기록은 형식일 뿐이라는 오해도 흔합니다. 사유 칸을 대충 채우고 넘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은 다음 분기에 무엇을 고칠지 정하는 거의 유일한 자료입니다. 이긴 거래는 왜 이겼는지를 고객이 말해 주지 않지만 진 거래는 이유가 분명히 남습니다. 사유를 대충 남긴 분기는 숫자로는 스물여덟 건을 잃었다는 사실만 남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는 하나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언제 일어나는가실주와의 차이
제외 판단진행 초반에 맞지 않는 고객이라고 판단했을 때제외 판단은 우리가 먼저 접는 결정이고 실주는 고객 쪽에서 닫히는 결과입니다. 제외 판단은 시간을 아낀 것이라 수주율 계산에서 빼는 팀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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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칸이 거래 전체 흐름에서 어디에 놓이는지 먼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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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