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Deal
개념
한 고객과 맺으려는 거래 한 건을 가리키는 말로, 영업이 진행 상황을 세고 관리하는 기본 단위입니다.
등장 배경
영업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으면 답이 늘 이야기로 돌아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회사는 담당자가 바뀌어 다시 설명하는 중이고, 저쪽은 위에서 검토 중이래요." 듣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지만 이번 달에 얼마가 들어오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이게 문제가 되는 순간은 대개 셋입니다. 대표가 다음 분기 채용 계획을 세울 때, 담당자가 퇴사할 때, 두 사람이 같은 회사에 따로 연락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날 때입니다. 원인은 하나입니다. 진행 중인 거래가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어 밖에서 셀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딜은 그 이야기를 셀 수 있는 덩어리로 자르려고 만든 단위입니다. 고객사 하나와 진행 중인 거래 하나를 한 줄로 잡고, 그 줄에 금액과 예상 시점과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를 붙입니다. 그러면 "요즘 잘 되고 있어요" 가 "1천2백만 원짜리 건이 제안 단계에 있고 이번 달 말을 보고 있습니다" 로 바뀝니다. 앞 문장으로는 아무것도 못 하지만 뒤 문장은 더하고 나눌 수 있습니다.
자르는 기준은 회사가 정합니다. 같은 고객사가 이번에 팀 요금제를 사고 반년 뒤 전사 도입을 검토한다면 보통 딜 두 개로 셉니다. 계약이 따로 맺어지고 금액도 시점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작동 방식
딜 하나는 CRM 같은 고객 접촉 이력 관리 시스템에 한 줄로 들어가고, 그 줄에는 네 가지가 반드시 붙습니다.
- 고객사와 담당자 — 누구와 하는 거래인지입니다. 여러 사람이 같은 회사에 중복 접촉하는 일을 막는 것도 이 칸의 몫입니다.
- 금액 — 성사되면 들어올 돈입니다. 연 단위 계약이면 보통 1년치를 적습니다. 이 값이 뒤에서 합산되므로 어림값이라도 비워 두지 않습니다.
- 딜 단계 —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입니다. 첫 상담, 데모, 제안, 협상, 클로징 순으로 놓는 회사가 많습니다.
- 예상 종료일 — 언제쯤 결론이 날지입니다. 이 날짜가 있어야 이번 달 것과 다음 분기 것을 나눠 셉니다.
딜은 반드시 닫힙니다. 계약이 성사되면 수주, 무산되면 실주로 표시하고 목록에서 내립니다. 진 거래를 남기는 이유는 나중에 세기 위해서입니다. 사유를 가격·시기·경쟁 제품으로 나눠 적어 두면 분기가 끝날 때 잃은 서른 건 중 열두 건이 같은 이유였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닫지 않고 두는 건이 쌓이는 것이 이 단위가 가장 자주 망가지는 지점입니다. 여섯 달째 답이 없는 건을 아까워 남겨 두면 그 금액이 계속 합계에 들어갑니다. 파이프라인 총액 6억 원 중 2억 원이 그런 건이면 예측이 통째로 틀어집니다.
딜이 단위로 서면 그 위에 숫자가 올라갑니다. 평균 계약 규모는 딜 한 건당 평균 금액이고, 수주율은 진행한 딜 중 성사된 비율입니다. 둘을 알면 목표 금액을 필요한 건수로 바꿀 수 있습니다. 분기 목표가 2억 원이고 평균 계약 규모가 1천만 원이면 스무 건을 닫아야 하고, 수주율이 30퍼센트라면 예순 건 넘게 진행 중이어야 한다는 계산이 여기서 나옵니다.
쓰이는 곳
세일즈 안에서는 거의 모든 대화의 주어가 딜입니다. 밖에서는 숫자를 확인하러 들어올 때 쓰입니다.
첫 번째는 주간 파이프라인 점검입니다. 진행 중인 건을 금액 큰 순서로 놓고 한 줄씩 짚습니다. 지난주와 단계가 같은 건에는 왜 안 움직였는지 묻고, 예상 종료일이 두 번 이상 밀린 건은 닫을지를 그 자리에서 정합니다.
두 번째는 매출 예측입니다. 다음 기간 매출을 파이프라인으로 추정하는 일인데, 단계마다 지난 성사율을 곱해 더하는 방식이 가장 흔합니다. 제안 단계에 2천만 원짜리 열 건이 있고 그 단계 성사율이 40퍼센트였다면 8천만 원을 기대하는 식입니다. 이 계산이 성립하려면 딜의 금액과 단계가 실제와 맞아야 합니다.
세 번째는 다른 팀에 도움을 청하는 자리입니다. 영업이 개발이나 제품에 무언가를 요청할 때 그것이 어느 딜에 걸려 있는지를 함께 말합니다. "이 기능 언제 되나요" 와 "3천만 원짜리 건이 이 기능 때문에 멈춰 있습니다" 는 받는 쪽이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식이 다릅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 딜 열두 개 중에 다섯 개가 아직 첫 상담 단계예요."
남은 기간 안에 닫기 어려운 건이 절반 가까이라는 뜻입니다. 목표를 다시 봐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그 딜은 한 달째 안 움직여요. 이번 주에 답 없으면 닫겠습니다."
기록을 실제와 맞추겠다는 말입니다. 포기 선언이 아니라 합계를 정확하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이 딜은 제가 단독으로 못 합니다. 보안 질문지가 왔어요."
거래 하나에 다른 팀의 시간이 필요해졌다는 요청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수아가 매주 월요일에 진행 중인 딜을 금액 순으로 정리해 규원과 함께 봅니다. 기업 고객 건은 서너 달이 걸리고 팀 단위 건은 한 달 안에 끝나기 때문에, 섞어 놓으면 이번 달 예측이 크게 흔들립니다. 그래서 둘을 나눠 봅니다.
지현이 같은 목록을 보는 이유는 다릅니다. 멈춰 있는 딜의 사유에 같은 기능 이름이 세 번 이상 나오면 한 고객의 요구가 아니라 제품이 덜 갖춰진 부분이라고 봅니다. 딜 기록은 영업의 진척표이면서 제품이 어디서 걸리는지 보여 주는 목록이기도 합니다.
흔한 오해
딜을 계약서와 같은 말로 쓰는 경우가 흔합니다. 둘 다 거래를 가리키니 자연스러운 혼동입니다. 다만 계약서는 마지막에 한 번 생기는 문서이고, 딜은 첫 연락부터 서명까지를 담는 기록입니다. 계약서가 나오기 전에도 딜은 이미 석 달째 존재하고 금액과 단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 둘을 같게 보면 서명 직전에야 기록을 만들게 되고, 그러면 파이프라인에는 거의 다 끝난 건만 남아 다음 분기에 무엇이 들어올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딜이 많을수록 좋다고 읽는 것도 오해입니다. 합계 금액이 크면 잘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 숫자가 경영진에게 보고되기도 하니, 담당자는 가능성이 낮은 건도 남겨 두게 됩니다. 문제는 이 숫자가 그대로 예측과 채용 계획의 근거가 된다는 점입니다. 부풀린 파이프라인을 믿고 사람을 뽑은 회사는 두 분기 뒤에 목표 미달과 인건비를 함께 떠안습니다. 세는 단위를 만든 목적은 많이 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가리키는가 | 딜과의 차이 |
|---|---|---|
| 기회 | 예산과 구매 의사가 확인돼 관리 대상으로 올린 거래 건 | 딜 중에서 검증을 통과한 것만 기회라고 부릅니다. 행사에서 명함을 받은 곳은 딜로는 잡아도 기회는 아닙니다. 두 말을 같은 뜻으로 쓰는 회사도 많아 처음 들어간 팀에서는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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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