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스크럼
Daily Scrum
관행
매일 같은 시각에 짧게 모여 각자 오늘 무엇을 할지와 어디서 막혔는지를 맞추는 회의입니다.
등장 배경
일이 어디까지 갔는지 묻는 방법이 주간 보고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월요일에 한 번 취합하면 다음 정보는 다음 주 월요일에 들어왔습니다. 그 사이 닷새 동안 팀은 서로가 무엇을 하는지 모른 채 각자 앞만 보고 갔습니다.
문제는 막혔을 때 드러났습니다. 화요일에 어떤 개발자가 다른 팀의 답을 기다리느라 손을 놓습니다. 옆자리 사람은 그 사실을 모르고, 관리자도 모릅니다. 금요일 보고에 "아직 대기 중" 이라고 적히고 나서야 알려지는데, 그때는 이미 나흘이 지나 있습니다. 하루면 풀렸을 일이 한 주를 잡아먹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데일리 스크럼은 이 간격을 하루로 줄이려고 만든 자리입니다. 정보를 위로 올려 보내는 대신 옆으로 돌리자는 발상입니다. 스크럼이 한 주기를 스프린트라는 고정 길이로 끊어 돌린다면, 그 안에서 하루 단위로 방향을 맞추는 마디가 이것입니다.
진행 순서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15분 동안 각자 한 번씩 말하고 끝냅니다. 15분은 상한이 아니라 규격입니다. 길어지면 다음 날부터 사람들이 늦게 오기 시작합니다.
말하는 내용은 세 가지입니다.
- 어제 끝낸 것 — 진행률이 아니라 끝난 것을 말합니다. "로그인 화면 70퍼센트" 가 아니라 "로그인 화면 끝내고 리뷰 올렸습니다" 입니다.
- 오늘 할 것 — 오늘 하루 안에 확인할 수 있는 크기로 말합니다. "결제 작업합니다" 는 내일도 같은 말이 나옵니다. "결제 실패 화면까지 붙입니다" 여야 내일 맞춰 볼 수 있습니다.
- 막힌 곳 — 다른 조건 때문에 진행할 수 없게 막힌 작업을 블로커라고 부릅니다. 답을 기다리는 중이거나 권한이 없어 못 들어가는 상태가 여기 해당합니다.
여기서 지켜야 할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막힌 곳이 나와도 그 자리에서 풀지 않습니다. 누가 언제 따로 볼지만 정하고 넘어갑니다. 이걸 놓치면 15분짜리 자리가 40분짜리 기술 논의가 되고, 그 논의에 필요 없는 다섯 명이 서서 기다립니다.
서서 하는 관행도 같은 이유입니다. 데일리 스탠드업이라는 다른 이름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앉으면 길어집니다.
순서는 사람을 돌기보다 작업을 도는 쪽이 낫습니다. 보드에 붙은 작업을 오른쪽부터 짚으면서 그 작업을 맡은 사람이 말하는 방식입니다. 사람 순서로 돌면 각자 자기 몫만 말하고 끝나지만, 작업 순서로 돌면 스프린트 백로그에 남은 작업 중 무엇이 위험한지가 드러납니다.
참여자와 시점
오는 사람은 이번 주기의 작업을 실제로 하는 사람들, 곧 개발팀입니다. 개발자만이 아니라 디자이너와 테스트를 맡은 사람까지 포함합니다. 여기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는 자리가 아니므로 참관은 되도록 줄입니다.
스크럼 마스터는 진행을 돕고 나온 블로커를 걷어 내는 몫을 맡지만 회의의 주인은 아닙니다. 그 자리가 사회를 보기 시작하면 팀원들이 서로를 보지 않고 사회자만 보고 말하게 됩니다. 관리자가 참관하는 경우에도 질문은 자리가 끝난 뒤에 따로 합니다.
시각은 하루 중 언제든 상관없지만 매일 같아야 합니다. 업무를 시작하는 무렵이 가장 흔한데, 그래야 그날 들은 내용을 하루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각을 매일 조율하면 조율하는 데 드는 시간이 회의 시간보다 길어집니다.
인원이 아홉 명을 넘으면 15분 안에 모두가 말할 수 없습니다. 열두 명이면 한 사람에게 1분 남짓이 돌아가는데, 그 1분은 맞추는 대화가 아니라 읽는 보고가 됩니다. 이때는 팀을 나누고 각 팀에서 한 명씩 따로 한 번 더 모입니다.
시차가 있거나 원격 근무를 하는 팀은 글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같은 시간에 붙어 있지 않아도 진행되는 소통을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데, 정해진 시각까지 각자 세 가지를 채널에 적는 방식입니다. 말보다 기록이 남는다는 장점이 있고, 대신 막힌 곳에 반응이 붙기까지 몇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블로커만 따로 표시해 두고 그것만 짧게 통화로 다루는 팀이 많습니다.
실무 용례
"어제 API 응답 형식 답을 못 받아서 막혀 있습니다. 오늘도 같은 상태예요."
이틀째 블로커라는 신고이고, 오늘 안에 누군가 개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건 여기서 정하지 말고 끝나고 둘이 따로 보시죠."
논의가 15분을 넘기려 할 때 자리를 지키는 말입니다.
"데일리는 보고가 아니라 오늘 서로 뭐 하는지 맞추는 자리예요."
내용이 관리자용 진행률 보고로 흐를 때 되돌리는 말입니다.
페이지덱은 오전 10시에 15분을 씁니다. 어느 화요일에 태오가 "결제 연동 테스트 계정이 아직 안 나와서 이틀째 못 들어갑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금요일에야 드러났을 일인데, 그 자리에 있던 수아가 "그 계정 제가 받아 놨어요" 하고 끝냈습니다. 15분 중 30초였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민서가 오늘 요금제 화면 시안을 올린다고 하자 태오가 이번 주기에 붙이려면 오늘 받아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회의가 만든 조율이 아니라 서로 오늘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되면서 따라온 조율입니다.
흔한 오해
관리자에게 하는 진행 보고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매일 진행 상황을 말한다는 형식이 보고와 똑같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의 듣는 사람은 관리자가 아니라 옆에서 같은 주기를 도는 동료입니다. 보고로 자리 잡으면 사람들은 잘 되고 있다는 인상을 만드는 쪽으로 말하기 시작하고, 막힌 것은 숨겨집니다. 막힌 것을 빨리 드러내려고 만든 자리에서 막힌 것이 가장 늦게 나오게 됩니다.
문제를 푸는 자리로 쓰는 것도 흔합니다. 막힌 곳이 나왔으니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게 효율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논의에 필요한 사람은 대개 둘이고 나머지는 서서 기다립니다. 15분이 세 번만 40분이 되면 팀은 매주 두 시간 가까이를 여기에 쓰게 되고, 그다음에 나오는 말은 데일리를 없애자는 제안입니다. 막힌 곳은 자리에서 이름만 붙이고 처리는 밖으로 내보냅니다. 그렇게 걷어 낸 것들이 쌓이면 회고에서 방식 자체를 고칠 거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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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