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화

Diversification

개념

한 사업에 매출을 전부 걸지 않으려고 제품이나 시장을 여럿으로 늘려 위험을 나누는 전략입니다.

등장 배경

사업을 하나만 하는 회사는 그 사업이 좋을 때 가장 효율이 높습니다. 사람도 예산도 한 방향으로 가고, 무엇을 먼저 할지 다투는 일도 적습니다. 문제는 그 하나가 흔들릴 때입니다. 주력 고객군의 예산이 한 해에 반으로 깎이면 회사 매출도 같이 반으로 깎이는데, 제품이 나빠진 것도 경쟁에서 밀린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됩니다. 바깥에서 벌어진 일 하나가 회사 손익 전체로 그대로 옮겨 오는 구조인 셈입니다.

이 상황은 대개 조용히 준비됩니다. 잘되는 쪽이 있으면 그쪽에 사람을 더 붙이는 것이 매번 옳은 판단이라, 3년쯤 지나면 매출의 70퍼센트가 한 제품이나 한 고객군에서 나오는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매출이 계속 늘던 시기에는 이게 위험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사회에서 "저 고객군이 내년에 예산을 줄이면 어떻게 됩니까" 라는 질문이 처음 나오는 날에야 아무도 답을 준비해 두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다각화는 그 질문에 미리 답을 만들어 두는 선택입니다. 수익을 더 내려는 결정이 아니라 한 곳이 무너져도 회사가 서 있게 만드는 결정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다각화한 회사는 대체로 집중한 회사보다 좋을 때의 성적이 낮습니다. 그 낮아진 성적이 나쁠 때를 견디는 값입니다.

작동 방식

다각화는 지금 매출이 무엇 하나에 걸려 있는지를 찾아내고 그것과 다른 축을 하나 더 세우는 일입니다. 순서는 넷입니다.

  1. 매출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를 셉니다. 제품별·고객군별·지역별로 나눠 비중을 적어 보면 대개 한두 칸이 압도적입니다. 60퍼센트가 넘는 칸이 있으면 그 칸 하나가 회사의 위험 전부입니다.
  2. 넓힐 방향을 고릅니다. 같은 고객에게 새 제품을 파는 쪽, 같은 제품을 새 고객군이나 새 지역에 파는 쪽, 둘 다 새로 가는 쪽이 있습니다. 뒤로 갈수록 기대 수익이 크고 실패 확률도 큽니다. 쓰던 고객에게 새 제품을 파는 일은 이미 연락이 닿는 사람에게 하나를 더 권하는 것이라 첫 계약까지 몇 주면 되지만, 새 고객군에 새 제품을 파는 일은 누가 살 사람인지부터 다시 찾아야 해서 첫 계약까지 1년을 잡습니다.
  3. 기존 자원과 얼마나 겹치는지를 봅니다. 영업 조직·기술·브랜드를 그대로 쓸 수 있으면 관련 다각화이고, 공유할 것이 돈밖에 없으면 비관련 다각화입니다. 문서 도구를 팔던 회사가 업무 자동화 도구를 파는 것은 앞쪽이고, 부동산 임대업을 시작하는 것은 뒤쪽입니다.
  4. 자원을 실제로 나눕니다. 여기가 값을 치르는 자리입니다. 자원 배분은 인력과 예산을 어디에 얼마나 쓸지 정하는 일인데, 새 축에 10퍼센트를 떼어 준다는 말은 기존 축에서 10퍼센트를 뺀다는 말과 같습니다.

4번에서 무너지는 회사가 많습니다. 예산은 회계 항목이라 다른 데로 흘러가면 표가 나지만 사람은 급한 일이 생기면 조용히 옮겨집니다. 새 사업에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이 주중 나흘을 기존 제품의 장애 대응에 쓰고 있어도 장부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각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방향을 잘못 골라서가 아니라 고른 방향에 사람이 실제로는 가지 않아서입니다.

쓰이는 곳

이 말이 꺼내지는 자리는 셋입니다.

  1. 매출 집중을 지적하는 자리입니다. 이사회나 투자 논의에서 한 고객군의 비중이 문제로 올라올 때, 그 답으로 제시되는 방향이 다각화입니다.
  2. 새 사업을 시작할지 정하는 자리입니다. 신사업은 기존과 다른 영역에서 새 사업을 만드는 일이고, 다각화는 그 일을 왜 하는지에 붙는 이유입니다. 같은 제안서도 성장을 근거로 들면 다른 숫자를 요구받고 위험 분산을 근거로 들면 또 다른 숫자를 요구받습니다.
  3. 반대 방향과 저울질하는 자리입니다. 집중 전략은 좁은 영역 하나에 자원을 전부 몰아넣는 쪽이고, 구성원이 50명 안팎인 회사에서는 대개 이쪽이 맞습니다. 넓힐 여력이 생기는 시점이 언제인지를 두고 다투는 자리에서 두 말이 나란히 나옵니다.

실무 용례

"매출의 70퍼센트가 한 고객군에서 나옵니다. 다각화를 이야기할 때가 됐어요."

한 곳이 흔들리면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이건 다각화가 아니라 그냥 산만해지는 겁니다. 지금 인원으로 두 제품을 못 끕니다."

방향은 맞지만 나눌 자원이 없어 둘 다 어중간해진다는 반대입니다.

"관련 다각화라 영업 조직은 그대로 씁니다. 새로 꾸릴 건 개발 쪽뿐이에요."

기존 자원과 겹치는 범위가 넓어 드는 비용이 적다는 설명입니다.

페이지덱에서는 지난 분기 이사회에서 이 말이 나왔습니다. 수아가 계약 현황을 정리해 왔는데, 연간 계약 금액의 절반 이상이 스타트업 고객에게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투자 시장이 식으면 이 고객들이 가장 먼저 도구 예산을 줄이는 층이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규원은 세 가지를 검토하자고 했습니다. 같은 문서 도구를 규모가 큰 기업 고객에게 파는 쪽, 지금 고객에게 업무 자동화 도구를 새로 파는 쪽, 그리고 아무것도 넓히지 않고 지금 제품을 더 깊게 파는 쪽입니다. 45명으로는 두 개를 동시에 못 한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했고, 결정은 다음 분기로 넘어갔습니다. 이때 실제로 다툰 것은 어느 방향이 더 큰지가 아니라 몇 명을 떼어 낼 수 있는지였습니다.

흔한 오해

다각화하면 위험이 줄어든다고만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다는 그림이 쉽게 그려지니 자연스러운 오해입니다. 그런데 줄어드는 것은 한 시장이 꺾였을 때의 위험이고, 그 대신 새로 생기는 것은 해 본 적 없는 일을 하다 실패할 위험입니다. 새 축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두 위험을 동시에 지고 갑니다. 그 기간을 계산에 넣지 않으면, 위험을 줄이려고 시작한 일이 회사가 가장 약해지는 18개월을 만들어 냅니다.

기능을 늘리는 것과 사업을 늘리는 것을 같은 말로 쓰는 일도 잦습니다. 문서 도구에 표 기능을 더하는 것은 같은 고객에게 같은 제품을 더 잘 파는 일이지 다른 축을 세우는 일이 아닙니다. 구분하는 기준은 그 일이 실패했을 때 무엇이 남느냐입니다. 기능이 안 먹히면 기존 매출은 그대로이지만, 새 축이 안 먹히면 거기 들어간 인력과 시간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이 둘을 같은 서랍에 넣으면 이사회에 다각화라고 보고한 내용이 실제로는 기능 추가 목록인 상태가 되고, 원래 물었던 매출 집중 문제는 한 해가 지나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기존 사업을 어떻게 하는가다각화와의 차이
피벗접거나 줄이고 방향을 튼다축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것입니다. 다각화는 둘을 함께 들고 가고, 피벗은 하나를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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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