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P

Minimum Marketable Product

개념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값을 받기 위해 내보내는 제품으로, 결제와 약관처럼 파는 데 빠질 수 없는 것까지 갖춘 최소 구성입니다.

등장 배경

MVP 라는 말 하나가 목적이 다른 두 가지 일에 쓰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수요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최소한만 만들어 내보이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제품으로 값을 받기 시작하는 일입니다. 필요한 것이 다른데 이름이 하나였으니, 같은 제품을 두고 다 됐다는 말과 안 됐다는 말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페이지덱에도 그 장면이 있었습니다. 수아가 기업 고객과 유료 계약을 앞두고 청구서 양식과 환불 규정을 물었는데, 개발팀 답은 "MVP 니까 그건 나중" 이었습니다. 수아 쪽에서는 그게 나중일 수 없었습니다. 돈을 받으려면 세금계산서가 나가야 하고, 중간에 그만두겠다는 고객에게 얼마를 돌려줄지 적힌 문서도 있어야 합니다. 어느 쪽도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배우기에 충분한 제품이 팔기에는 모자랐을 뿐입니다.

MMP 는 그 모자란 부분에 이름을 붙인 말입니다. 만드는 양을 줄이자는 취지는 MVP 와 같지만 최소를 재는 자가 다릅니다.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가 아니라 값을 청구했을 때 거래가 끝까지 굴러가는지를 봅니다.

작동 방식

기준선을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서 값을 청구할 수 있는가로 바꿔 놓고, 바뀐 질문에 걸리는 것만 최소 구성에 넣습니다. 기능을 더 넣자는 말이 아니라, 없으면 거래가 성립하지 않는 것과 없어도 거래는 되는 것을 갈라 앞쪽만 채우는 일입니다.

거래가 성립하려면 보통 다섯 가지가 필요합니다.

  1. 값을 받는 통로. 카드 결제를 중계해 주는 결제 대행 서비스를 붙이거나, 기업 고객이라면 청구서를 보내고 입금을 확인하는 절차를 둡니다. 카드가 만료돼 결제가 실패했을 때 다시 시도하는 일까지가 한 묶음입니다.
  2. 값을 정한 근거. 얼마를 받을지 정하는 가격 책정과 무엇을 기준으로 받을지 정하는 과금 모델이 있어야 화면에 금액을 적을 수 있습니다. 매 주기 일정액을 받는 구독이라면 다음 청구 날짜까지 보여 줘야 합니다.
  3. 되돌리는 절차. 잘못 결제한 사람에게 돈을 돌려주는 환불 규정입니다. 며칠 안에 신청하면 전액인지, 쓴 만큼 뺀 금액인지를 적어 둡니다.
  4. 약속을 적은 문서. 서비스를 쓰는 조건을 정한 이용약관입니다. 공짜로 나눠 쓰던 때는 없어도 넘어가지만, 돈이 오가면 다툼이 생기고 그때 기준이 되는 문서가 이것입니다.
  5. 물어볼 창구. 결제가 안 된다는 문의에 답하는 사람과 답하는 시간입니다. 창구가 없으면 환불 요구가 카드사로 넘어갑니다.

다섯 가지 모두 배우는 데는 쓰이지 않습니다. 열 명에게 손으로 서비스를 해 주는 동안에는 결제도 약관도 없어도 됩니다. MVP 단계에서 이것들이 빠진 것은 실수가 아니라 의도이고, MMP 는 그 의도를 언제 접을지 정하는 문턱입니다.

쓰이는 곳

가설 확인이 끝나고 이 제품으로 매출을 만들기로 한 시점의 회의에서 나옵니다. 만든 제품이 특정 시장의 수요와 맞물린 상태를 뜻하는 제품 시장 적합성이 보이기 시작하면 다음 질문은 언제부터 값을 받느냐가 됩니다. 이때 로드맵에 남은 항목을 파는 데 걸리는 것과 걸리지 않는 것으로 다시 줄 세우는 일이 MMP 를 정하는 일입니다.

무료로 쓰던 사용자를 유료로 넘길 때도 씁니다. 페이지덱처럼 무료 플랜으로 시작해 팀 단위 유료 전환을 노리는 제품에서는 결제 화면을 여는 날짜가 곧 MMP 가 완성되는 날짜입니다. 그날 결제가 한 번 실패하면 사용자는 기능이 아니라 회사를 의심합니다.

기업 고객과 계약할 때는 목록이 한 번 더 길어집니다. 개인이 카드로 긁을 때는 필요 없던 계약서, 세금 처리, 담당자 지정, 보안 질의서 응대가 붙습니다. 그래서 같은 제품이 개인에게는 팔 수 있고 기업에는 못 파는 상태가 생깁니다.

반대로 아직 수요가 있는지 모를 때 MMP 를 목표로 잡으면,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에 결제와 약관을 붙이는 데 두 달을 씁니다. 순서는 확인이 먼저입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 목표는 MMP 입니다. 결제 붙이고 약관 올리는 것까지요."

기능을 더 만드는 분기가 아니라 팔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분기라는 선언입니다.

"이건 MVP 기준으로는 끝났는데 MMP 기준으로는 아직이에요."

배우기에는 충분하지만 값을 받기에는 빠진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MMP 범위에 다국어를 넣을 이유가 없어요. 첫 고객은 다 국내니까요."

파는 데 걸리지 않는 항목이므로 문턱 밖으로 밀자는 제안입니다.

페이지덱이 유료 플랜을 처음 열 때 지현이 남은 항목을 두 칸으로 나눠 붙였습니다. 왼쪽은 없으면 결제 버튼을 누를 수 없는 것들이고, 오른쪽은 있으면 좋은 것들이었습니다. 왼쪽에는 결제 수단 등록, 영수증 발송, 환불 처리, 약관 동의 화면이 들어갔고 오른쪽에는 결제 내역 그래프와 사용량 리포트가 들어갔습니다.

규원은 오른쪽도 같이 내자고 했지만 지현이 왼쪽만으로 날짜를 잡았습니다. 오른쪽이 없어도 돈은 들어오고, 왼쪽에서 하나가 비면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흔한 오해

MMP 를 MVP 의 다음 버전으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름이 비슷하고 시간상 뒤에 오니 더 커진 MVP 처럼 들립니다. 실제로는 크기가 아니라 잣대가 다릅니다. MVP 는 배움을 기준으로 최소를 재고 MMP 는 거래를 기준으로 최소를 잽니다. 같은 자리에서 나온 MLP 는 또 다른 잣대로, 최소한이되 사랑받을 만한 완성도를 갖추자는 쪽입니다. 셋을 크기 순서로 놓으면 기능 몇 개 더 붙이면 MMP 라는 말이 나오고, 결제 실패 처리나 약관처럼 기능 목록에 잡히지 않는 것들이 빠진 채로 출시일이 잡힙니다.

최소라는 말이 빠지는 것도 흔합니다. 팔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잘 팔리는 제품이 갖춘 것을 떠올리게 되고, 경쟁 제품의 기능 목록을 옆에 놓게 됩니다. 그러면 MMP 는 다 만들자는 말이 됩니다. 판단 기준은 경쟁 제품이 아니라 첫 고객입니다. 첫 고객 열 곳이 돈을 내는 데 걸리지 않는 것은 뒤로 미룹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값을 받기까지 여섯 달이 더 걸리고, 그동안 애써 확인한 수요가 식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 MVP

    최소라는 기준선이 원래 어디에 있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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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기준선을 완성도 쪽으로 옮긴 경우를 봅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