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추천지수
Net Promoter Score
지표
제품을 남에게 추천할 의향을 0에서 10까지로 물어, 높게 답한 비율에서 낮게 답한 비율을 뺀 점수입니다.
등장 배경
만족도를 재는 일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잰 다음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까지 기업이 쓰던 만족도 조사는 문항이 서른 개씩 되는 긴 설문이었습니다. 응대가 친절했는지, 화면이 보기 편했는지, 가격이 적당한지를 각각 5점으로 받아 평균을 냈고, 그렇게 나온 값은 대개 4.1이었습니다. 다음 분기에도 4.2였습니다.
숫자가 움직이지 않으니 회의도 같은 자리를 맴돌았습니다. "만족도가 0.1 올랐습니다" 라는 보고에 "그래서 뭘 하면 되나요" 라는 되물음이 돌아오고, 아무도 답하지 못한 채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습니다. 문항이 많아 어느 항목이 계약 갱신과 이어지는지 가려낼 수도 없었습니다.
순추천지수는 문항을 하나로 줄여 이 문제를 비켜 갑니다. 만족했느냐고 묻는 대신 남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추천은 자기 평판을 거는 행동이라서, 그저 괜찮다고 느끼는 것보다 훨씬 센 신호입니다. 그리고 평균을 내지 않고 아주 높게 답한 쪽의 비율에서 아주 낮게 답한 쪽의 비율을 뺍니다. 가운데 답이 많아도 값이 한가운데로 뭉개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계산 방법
0에서 10까지 열한 개 눈금으로 추천 의향을 묻고, 답한 사람을 세 무리로 갈라 맨 위 무리의 비율에서 맨 아래 무리의 비율을 뺍니다.
무리는 이렇게 나눕니다.
- 프로모터 — 9와 10을 고른 사람입니다. 먼저 나서서 제품 이야기를 꺼내는 고객이고, 갱신과 소개가 대개 여기서 나옵니다.
- 패시브 — 7과 8을 고른 사람입니다. 불만은 없지만 더 나은 대안이 보이면 옮겨 갑니다. 계산에서는 빠집니다.
- 디트랙터 — 0에서 6까지를 고른 사람입니다. 주변에 부정적으로 말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입니다.
계산은 비율 뺄셈 하나입니다. 200명이 답했고 9와 10이 90명, 7과 8이 60명, 0에서 6이 50명이라면 45퍼센트에서 25퍼센트를 뺀 20입니다. 값의 범위는 마이너스 100에서 100까지이고, 퍼센트가 아니라 점수로 읽습니다. 20퍼센트가 아니라 그냥 20입니다.
6을 아래 무리에 넣는 것이 박해 보이지만 그대로 둡니다. 10점 만점에 6을 준 사람은 대체로 다음 조사에서 더 낮은 점수를 줍니다. 경계선을 7이나 8로 내리면 점수는 올라가지만, 그렇게 얻은 값은 다른 시점이나 다른 조사와 견줄 수 없게 됩니다.
숫자 옆에는 세 가지를 같이 적어 둡니다. 언제 물었는지, 누구에게 물었는지, 몇 명이 답했는지입니다. 가입 첫날에 물은 값과 6개월 쓴 뒤에 물은 값은 다른 숫자입니다. 유료 고객에게만 물은 값과 무료 사용자까지 넣은 값도 다른 숫자입니다.
좋은 수준의 기준
기준은 밖에서 가져오지 않고 우리 안에서 만듭니다. 업계 평균이 31이라는 자료를 보고 우리는 24이니 뒤처졌다고 판정하는 것이 가장 흔한 오판입니다. 그 31이 언제 누구에게 어떤 문장으로 물은 값인지 모르는 채로 견줬기 때문입니다.
쓸 만한 기준은 셋입니다. 같은 문항으로 잰 우리 지난 분기 값, 고객 무리를 갈라 본 값의 차이, 그리고 그 값과 실제 행동의 연결입니다. 셋째가 가장 쓸모 있습니다. 페이지덱은 0에서 6을 준 팀의 이듬해 갱신율이 41퍼센트, 9와 10을 준 팀은 88퍼센트였습니다. 이 연결이 확인된 뒤부터 점수는 해석이 필요한 숫자가 아니라 갱신 위험을 미리 알려 주는 신호가 됐습니다.
널리 인용되는 어림값은 있습니다. 구독형 소프트웨어는 30을 넘으면 괜찮은 편으로 봅니다. 다만 우리 숫자가 어느 자리쯤인지 가늠할 때만 쓰고 합격선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응답률도 같이 봅니다. 설문에 답하는 사람은 대체로 아주 만족했거나 아주 화가 난 쪽이고 가운데는 조용히 넘어갑니다. 3만 명에게 보내 400명이 답했다면 그 400명의 구성을 전체 사용자 구성과 먼저 견줍니다. 유료 고객이 전체에서는 12퍼센트인데 응답자에서는 40퍼센트라면, 그 점수는 사용자 전체가 아니라 유료 고객의 점수에 가깝습니다.
문항 끝에는 이유를 적는 칸을 하나 붙입니다. 24라는 점수만으로는 내일 무엇을 고칠지 정할 수 없지만, 낮게 준 사람들이 적어 낸 문장 서른 개를 읽으면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것이 보입니다. 이렇게 모은 의견을 제품 결정으로 옮기는 활동을 고객의 소리라고 부릅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 24예요. 지난 분기보다 6 올랐는데 응답자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점수가 올랐다는 보고가 아니라 올랐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보고입니다. 답한 사람이 달라지면 값도 달라집니다.
"기업 고객만 따로 뽑으면 41인데 무료 플랜까지 넣으면 9예요."
평균 하나 뒤에 성격이 아주 다른 두 무리가 숨어 있다는 말입니다.
"0에서 6 준 계정 명단 세일즈에 넘겨 주세요."
점수를 보고용 숫자가 아니라 갱신 위험 목록으로 쓰겠다는 뜻입니다.
페이지덱은 분기마다 유료 팀의 관리자에게 설문을 보냅니다. 결과가 나오면 지현이 점수와 응답률을 함께 정리해 올리고, 0에서 6을 준 계정은 수아에게 넘깁니다. 수아는 그중 갱신이 석 달 안에 걸려 있는 팀부터 연락합니다. 지난 분기에는 그렇게 넘어간 열여덟 계정 가운데 열한 곳이 같은 말을 했습니다. 권한 설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점수 자체는 한 분기 만에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회의에서 오래 붙잡는 것도 값의 변화가 아니라 낮게 준 사람들이 공통으로 적어 낸 문장입니다.
흔한 오해
목표로 걸어 두는 숫자로 읽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다른 지표처럼 생긴 숫자이니 "이번 분기에 30을 찍자" 는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그런데 이 값은 누구에게 언제 묻느냐만 바꿔도 10 이상 움직입니다. 목표가 걸리면 팀은 제품을 고치는 대신 설문을 고치기 시작합니다. 결제를 막 끝낸 고객에게만 보내거나, 문의를 남긴 계정을 조사 대상에서 빼는 식입니다. 반년 뒤 점수는 30이 되어 있고 갱신율은 그대로입니다.
추천 의향을 실제 추천으로 읽는 것도 흔합니다. 9와 10을 준 고객이 많으면 곧 입소문이 돌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문항이 묻는 것은 의향이고, 의향과 행동 사이에는 계기가 하나 더 필요합니다. 점수가 높은데 신규 가입에 소개 경로가 잡히지 않는다면 제품이 아니라 추천할 방법이 없다는 뜻이고, 그때 고쳐야 할 것은 초대 화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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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