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R
Business Development Representative
역할
아직 팔아 본 적 없는 시장이나 함께 팔아 줄 파트너 회사를 찾아 첫 접점을 여는 영업 담당자입니다.
등장 배경
영업팀이 한 종류의 고객만 상대하던 시절에는 이 자리가 없었습니다. 새 업종이나 새 판매 경로는 여유가 생기면 그때 보자는 일이었고, 그 여유는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분기 목표가 걸린 사람은 이번 달에 닫힐 거래를 봅니다. AE는 상담부터 계약 체결까지 책임지는 자리라 쥔 건을 놓치면 그대로 숫자가 비고, 그래서 성사율을 아는 시장으로 돌아갑니다. 한 번도 팔아 본 적 없는 업종은 첫 계약까지 여섯 달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니 매번 순서에서 밀립니다.
그래서 같은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규원이 주간 회의에서 "우리 제품을 법무법인에서도 쓴다던데 그쪽은 누가 보고 있어요" 하고 물으면 아무도 답하지 않습니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일이 누구의 이번 주 목록에도 없어서입니다.
BDR 은 그 빈자리를 사람으로 메운 답입니다. 이번 분기에 닫을 거래를 아예 맡기지 않고 아직 열리지 않은 시장과 파트너만 보게 했습니다. 파트너는 우리 제품을 자기 고객에게 대신 소개해 주는 다른 회사입니다. 회수가 늦은 일은 그 일만 하는 사람에게 맡겨야 살아남습니다.
하루 업무
하루는 조사와 접촉과 인계로 나뉩니다. 계약서를 쓰는 시간은 여기 없습니다.
- 어디를 뚫을지 고릅니다. 지금 잘 쓰는 고객의 공통점을 정리한 이상적 고객 프로필을 놓고 절반쯤 겹치는 업종을 찾습니다. 페이지덱이 IT 스타트업에서 자리 잡은 이유가 여럿이 한 문서를 동시에 고친다는 점이라면 법무법인과 대학 연구실도 같습니다.
- 그 업종에서 연락할 회사와 사람의 명단을 만듭니다. 살 만한 곳을 찾아 접촉을 여는 이 활동이 발굴입니다. 명단은 한 업종당 100곳 안팎으로 잡습니다. 더 적으면 반응이 없었을 때 업종 탓인지 명단 탓인지 가릴 수 없습니다.
- 첫 연락을 돌립니다. 사전 접점 없이 보내는 콜드 메일이 주 수단이고, 하루 30~40통에 답장 두세 통, 미팅 한 건이면 평범한 편입니다.
- 파트너 후보와 따로 미팅을 잡습니다. 파트너사를 통해 파는 방식이 채널 영업입니다. 한 곳만 뚫어도 그 회사가 거래하던 고객 수백 곳이 열리지만, 첫 통화에서 계약까지 여섯 달이 기본입니다.
- 열린 문을 넘깁니다. 첫 미팅이 잡히면 그 건을 AE 에게 넘기고 세일즈 파이프라인에 올립니다. 진행 중인 거래를 단계별로 늘어놓은 표로, 여기 올라간 순간부터 그 건의 주인은 바뀝니다.
- 무엇이 안 통했는지 적습니다. 법무법인 60곳에 보낸 메일의 답장률이 1퍼센트라면 그 업종을 접어도 된다는 근거입니다.
무게가 실리는 곳은 1번과 6번입니다. 나머지 넷은 SDR이 하는 일과 모양이 같고, 갈리는 지점은 무엇을 향해 그 일을 하느냐입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
혼자 명단만 돌리는 자리 같지만 실제로는 네 방향과 붙습니다.
첫째는 AE 입니다. BDR 이 연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이라 인계 기준을 미리 맞춥니다. 정해 두지 않으면 BDR 은 건수를 채우려 약한 건까지 넘기고, AE 는 넘어온 건을 열어 보지도 않습니다. 페이지덱은 결정권자가 미팅에 직접 들어온다는 조건을 최소선으로 잡았습니다.
둘째는 마케팅입니다. 현우가 만든 도입 사례와 소개 자료는 낯선 업종에서 그대로 쓰이지 않습니다. IT 스타트업 사례만 담긴 자료를 법무법인에 보내면 우리 쪽 이야기는 아니라는 답이 옵니다. BDR 이 받은 반응을 넘겨 업종별 자료를 다시 만듭니다.
셋째는 대표입니다. 회사 대 회사로 묶이는 파트너 계약은 규원이 앉아야 상대도 같은 급을 내보냅니다.
넷째는 세일즈 오퍼레이션입니다. 영업팀의 도구와 데이터를 운영하는 역할로, 고객 정보를 모아 두는 시스템에 새 업종을 구분하는 칸을 만들어 줍니다. 이 칸이 없으면 반년 뒤 법무법인 쪽 성과가 어땠냐는 물음에 아무도 답하지 못합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 BDR 목표는 미팅 수가 아니라 새로 연 업종 두 곳입니다."
성과를 건수로 재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건수로 재면 가장 쉬운 기존 시장으로 되돌아갑니다.
"저희는 BDR 이 아웃바운드를 전부 합니다. SDR 자리는 따로 없어요."
회사마다 두 직함을 다르게 쓴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BDR 은 파트너뿐 아니라 개별 고객 발굴까지 맡습니다.
"법무법인은 여섯 달 두드렸는데 첫 미팅이 두 건입니다. 접을지 더 갈지 이번 주에 정하죠."
한 업종을 계속 팔지 말지 판단하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결과가 안 나온 것 자체가 자료입니다.
페이지덱은 IT 스타트업에만 팔았습니다. 받을 계약을 다 받아 성장이 완만해지자 규원이 BDR 한 자리를 열고 법무법인과 대학 연구실과 병원을 여섯 달 보게 했습니다. 조건은 하나, 이번 분기 매출 목표에서 이 자리는 뺀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섯 달 뒤 병원은 접었습니다. 문서를 여럿이 함께 고치는 일 자체가 드물었습니다. 법무법인에서는 계약 두 건이 나왔고 하나가 연 6천만 원짜리였습니다. 더 크게 남은 것은 전자결재 솔루션 회사와 맺은 파트너 계약입니다. 그 회사가 거래하던 법무법인 300곳에 페이지덱이 함께 소개됐고, 다음 분기부터 수아가 받는 상담의 절반이 그 경로였습니다.
흔한 오해
BDR 을 영업 경력의 첫 칸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자리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을 직접 닫지 않고 채용 공고도 신입을 찾으니 그렇게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답이 없는 질문에 가설을 세우고 반년짜리 실험을 돌리는 쪽입니다. 어느 업종이 왜 우리와 맞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명단이 나오고, 그 설명이 틀렸다는 것도 스스로 알아차려야 제때 접습니다. 시키는 대로 명단만 돌리면 1년 뒤에도 열린 시장 없이 발송량만 쌓입니다.
성과를 만든 미팅 수로 재는 것도 흔합니다. 옆자리와 겉모습이 비슷하니 지표도 같이 쓰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팅 수는 익숙한 시장에서 훨씬 쉽게 올라갑니다. 이미 우리를 아는 업종은 답장률이 몇 배라, 숫자로 평가받는 사람의 손은 그쪽으로 갑니다. 새 시장을 보라고 만든 자리가 기존 시장을 한 번 더 훑는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BDR 은 새로 검증한 업종 수와 맺은 파트너 수로 재고 평가 주기도 반년이나 1년으로 잡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누구에게 연락하는가 | BDR 과의 차이 |
|---|---|---|
| SDR | 이미 주력으로 삼은 시장 안의 개별 회사 | 목표 시장이 정해진 상태에서 그 안을 훑기 때문에 성과가 그날그날 미팅 수로 잡힙니다. BDR 은 그 시장 자체를 새로 만드는 쪽이라 성과가 몇 달 뒤에야 모양을 갖춥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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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