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Budget

개념

정해진 기간에 팀과 항목마다 쓸 수 있는 금액의 상한으로, 다 합치면 그 기간에 회사가 내보낼 돈의 계획이 됩니다.

등장 배경

회사가 작을 때는 돈 쓰는 일이 전부 한 사람을 거쳐 갑니다. 대표가 결재 요청을 하나씩 보고 승인하면 그것으로 통제가 됩니다. 구성원이 열 명일 때는 이 방식이 가장 정확합니다.

구성원이 마흔 명을 넘기면 같은 방식이 두 군데서 동시에 고장 납니다. 먼저 결재가 밀립니다. 대표는 하루에 스무 건의 요청을 보게 되고, 대부분은 내용을 판단할 만큼 알지 못하는 건이라 결국 금액만 보고 넘깁니다. 그러면서 속도도 잃습니다. 7만 원짜리 협업 도구 하나를 쓰려고 나흘을 기다리는 일이 생깁니다.

더 큰 문제는 개별로는 다 맞는 결정이 합쳐질 때 드러납니다. 마케팅은 반응이 좋은 광고에 돈을 더 넣기로 하고, 엔지니어링은 느려진 서버를 늘리기로 하고, 세일즈는 업계 행사에 부스를 내기로 합니다. 세 결정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는 타당합니다. 그런데 같은 분기에 겹치면 그달에 나가는 돈이 예상보다 1억 원 가까이 많아지고, 그 사실은 다음 달 명세서를 볼 때야 드러납니다. 번레이트를 사후에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이미 나간 돈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예산은 이 판단을 앞으로 당겨 두는 장치입니다. 건건이 묻는 대신 기간과 금액을 미리 잘라 주고, 그 안에서는 묻지 않게 합니다. 통제를 늘리는 쪽이 아니라 통제해야 할 자리를 한 번으로 줄이는 쪽입니다.

작동 방식

분기나 한 해를 단위로 팀마다 쓸 수 있는 상한을 먼저 정해 두고, 그 선 안에서는 팀이 알아서 쓰고 선을 넘을 때만 승인을 받게 합니다. 정하는 순서는 대개 다섯 단계입니다.

  1. 회사 전체가 이 기간에 내보낼 총액을 정합니다. 매출 전망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현금과 목표 런웨이에서 거꾸로 계산합니다. 잔고가 36억 원이고 18개월을 버텨야 한다면 한 달에 2억 원, 한 분기에 6억 원이 상한이 됩니다.
  2. 총액을 항목으로 나눕니다. 인건비, 도구와 소프트웨어, 광고, 서버와 인프라, 행사와 출장이 보통의 묶음입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인건비가 전체의 70퍼센트 안팎을 차지합니다.
  3. 항목을 팀에 배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총액이 늘 모자랍니다. 팀들이 요청한 금액을 더하면 정해 둔 총액을 30퍼센트쯤 넘는 것이 보통이고, 그 차이를 줄이는 대화가 예산 회의의 대부분입니다.
  4. 매달 실제 지출을 예산 옆에 적어 차이를 봅니다. 분기 예산 8,000만 원을 받은 팀이 두 달 만에 7,000만 원을 썼다면 남은 한 달에 1,000만 원으로 지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대조를 분기 말에 한 번만 하면 손쓸 시점이 이미 지나 있습니다.
  5. 남은 금액을 어떻게 처리할지 미리 정합니다. 다음 기간으로 넘길 수 있는지, 아니면 사라지는지를 정해 두지 않으면 12월에 쓸 이유가 없는 지출이 몰립니다.

상한을 넘을 때의 절차도 함께 정해 둡니다. 금액 구간마다 승인자를 달리 두는 방식이 흔합니다. 200만 원까지는 팀장, 2,000만 원까지는 그 위, 그보다 크면 대표가 봅니다. 이 표가 없으면 결국 모든 건이 다시 한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쓰이는 곳

한 해의 예산은 연간 계획을 짜면서 함께 정해집니다. 목표를 먼저 세우고 그 목표에 필요한 돈을 붙이는 순서이고, 그래서 예산표를 보면 그 회사가 올해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가 드러납니다. 광고비가 두 배로 늘고 채용이 멈춰 있으면 올해는 사람을 늘리는 대신 이미 만든 것을 파는 해입니다.

인건비 쪽은 금액이 아니라 사람 수로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헤드카운트가 그 자리를 맡습니다. 연봉이 제각각이라 금액만으로는 몇 명을 더 뽑을 수 있는지 알 수 없고, 한 번 뽑으면 그 비용이 매달 계속 나간다는 점에서 다른 항목과 성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팀 안에서는 도구를 새로 들일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입니다. 남은 예산이 있으면 결재는 형식이고, 없으면 다음 분기로 미루거나 쓰던 것을 하나 끊습니다. 분기 중간에 상황이 크게 바뀌면 예산 자체를 다시 짜기도 합니다. 이때 옆에 두는 것이 재무 전망입니다.

실무 용례

"그건 이번 분기 예산에 안 잡혀 있어서, 다음 분기로 넘기거나 다른 걸 빼야 해요."

총액이 정해져 있으니 새로 넣으려면 같은 크기만큼 빼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산은 남았는데 헤드카운트가 없어요."

돈은 있지만 인원 한도에 걸려 채용할 수 없다는 상황입니다.

"예산 대비 실적이 두 달째 넘고 있어서 한번 봐야 할 것 같아요."

쓰기로 한 금액보다 실제 지출이 많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페이지덱은 분기 예산 9억 원으로 한 해를 돌립니다. 인건비가 6억 3,000만 원, 마케팅이 8,000만 원, 서버와 인프라가 6,000만 원이고 나머지가 도구와 행사와 출장입니다.

지난 분기 중반에 현우가 광고 성과가 좋아 집행을 늘리자고 가져왔습니다. 마케팅 예산 8,000만 원 중 두 달 만에 7,000만 원이 나간 뒤였습니다. 규원은 총액을 늘리는 대신 다음 분기 몫을 당겨 쓰는 안과 행사 참가 한 건을 빼는 안을 놓고 골랐습니다. 예산이 없었다면 이 대화는 명세서를 본 다음 달에 시작됐을 것입니다.

흔한 오해

받은 예산은 다 써야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남기면 다음 기간에 그만큼 깎인다는 경험이 실제로 있기 때문에 생기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예산은 상한이지 목표가 아닙니다. 8,000만 원을 받아 6,000만 원으로 같은 성과를 냈다면 2,000만 원만큼 런웨이가 길어진 것입니다. 이 오해를 그대로 두면 분기 마지막 달마다 쓸 이유가 약한 지출이 몰리고, 다음 분기 예산은 그 부풀린 숫자를 기준으로 다시 잡힙니다.

예산을 줄이면 런웨이가 그만큼 늘어난다고 보는 것도 흔합니다. 줄인 금액이 그대로 남은 현금에 더해진다는 계산이 직관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대부분의 항목이 인건비이고, 그 바깥의 도구와 광고와 행사를 전부 끊어도 총액의 30퍼센트 남짓입니다. 분기 9억 원 중 2억 7,000만 원을 아껴도 런웨이는 한 달 반쯤 늘어납니다. 이 사실을 모르면 조직은 작은 항목을 깎는 데 몇 주를 쓰고, 정작 결정해야 할 채용 속도 이야기는 미뤄 둡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용어무엇을 적는가예산과의 차이
재무 전망앞으로 실제로 일어날 매출과 비용의 추정예산은 넘지 말라고 그어 둔 선이고 전망은 이대로 가면 어떻게 되는지의 예측입니다. 예산은 분기 중에 잘 바뀌지 않지만 전망은 매달 새 숫자로 고쳐 씁니다

같이 보면 좋은 페이지

  • 자금 관리

    예산이 어떤 일의 한 부분인지, 옆에 어떤 손잡이가 더 있는지 봅니다

  • 재무 전망

    예산과 늘 함께 놓고 보는 표라 다음으로 읽기 좋습니다

  • 연간 계획

    한 해 예산이 어디서 정해지는지 그 자리를 봅니다

연관 용어

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