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 성장
Compounding Growth
개념
이번 기간에 늘어난 몫이 다음 기간의 밑천에 더해져, 같은 비율을 지켜도 늘어나는 양 자체가 점점 커지는 성장 모양입니다.
등장 배경
성장 목표를 덧셈으로 세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번 달 신규 3,000명, 다음 달도 3,000명 하는 식입니다. 세우기 쉽고 달성 여부도 분명해 오래 쓰였습니다. 문제는 이 목표가 지금까지 쌓아 둔 것을 쓰지 않는다는 데 있었습니다. 사용자가 1만 명이든 10만 명이든 다음 달에 3,000명을 데려와야 하는 건 똑같습니다.
그래서 같은 숫자가 전혀 다른 상황을 가리켜도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달에 300명이 늘어난 회사가 둘인데 한쪽은 원래 1,000명이고 다른 쪽은 1만 명이었다면, 앞쪽은 30퍼센트가 커진 것이고 뒤쪽은 3퍼센트가 커진 것입니다. 덧셈으로 적은 보고서에서는 둘 다 300명입니다.
페이지덱에서도 이 차이가 늦게 드러났습니다. 현우가 보고한 매달 신규 가입 수는 계속 올랐습니다. 반년째 되는 달에 규원이 이 속도면 2년 뒤에 몇 명이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답을 내 보니 광고를 지금처럼 계속 넣어야만 유지되는 숫자였고, 멈추면 그대로 멈추는 구조였습니다.
복리 성장은 이 자리에서 쓰는 말입니다. 쌓인 것이 다음 달 성장에 얼마나 보태는지를 계획에 넣는 관점이고, 이자가 원금에 붙어 다음 달 이자를 키우는 금융의 계산에서 온 이름입니다.
작동 방식
지금 가진 것에 일정한 비율을 곱해 다음 기간의 크기를 구하고, 그 결과가 다시 다음 기간의 밑천이 됩니다. 순서로 보면 셋입니다.
- 밑천과 비율을 정합니다. 지금 활성 사용자가 1만 명이고 월 성장률이 5퍼센트라고 해 보겠습니다.
- 첫 달에는 500명이 늘어 1만 500명이 됩니다. 매달 500명씩 늘리는 덧셈 목표와 결과가 같아서 이 시점에는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 둘째 달부터 갈립니다. 5퍼센트를 곱하는 대상이 1만이 아니라 1만 500이라 525명이 늘고, 셋째 달에는 551명이 늘어납니다.
차이는 시간이 지나야 눈에 띕니다. 월 5퍼센트를 열두 달 지키면 1만 명은 1만 8,000명이 되고 스물네 달이면 3만 2,000명이 됩니다. 매달 500명씩 더하는 쪽은 같은 기간에 1만 6,000명과 2만 2,000명입니다. 첫해에는 2,000명 차이지만 둘째 해가 끝날 때는 1만 명이 벌어집니다.
곡선이 이렇게 생긴 탓에 초반 여섯 달은 어느 쪽으로 가든 그래프가 밋밋합니다. 1만 명이 1만 500명이 된 화면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비율이 유지되려면 새로 들어오는 흐름이 계속되고 이미 들어온 사람이 빠져나가지 않아야 합니다. 뒤엣것이 리텐션, 곧 쓰던 사용자가 계속 돌아오는 정도입니다. 매달 5퍼센트가 들어오는데 4퍼센트가 나가면 실질 성장률은 1퍼센트고, 스물네 달 뒤 숫자는 3만 2,000명이 아니라 1만 2,000명입니다. 들어오는 만큼 빠져나가 수위가 오르지 않는 상태를 새는 양동이라 부릅니다.
쓰이는 곳
복리 성장은 목표를 어떤 단위로 적을지 정할 때와 이번 달에 할 일을 고를 때 쓰입니다.
- 목표의 단위. 신규 3,000명 대신 월 성장률 7퍼센트로 적습니다. 비율로 적으면 규모가 커질수록 필요한 절대 수도 커져서, 반년 전에 통하던 방법이 지금은 모자라다는 사실이 목표에 드러납니다.
- 할 일의 선별. 이번 달에만 효과가 나는 일과 매달 비율로 붙는 일을 나눕니다. 대형 행사나 한 번 터진 광고는 앞쪽이고, 그로스 루프처럼 결과가 다시 입력으로 돌아오는 구조는 뒤쪽입니다. 루프에는 기존 사용자가 새 사용자를 데려오는 바이럴 루프, 사용자가 쓴 글이 검색 유입을 만드는 콘텐츠 루프, 번 돈을 광고에 다시 넣는 유료 루프가 있습니다.
- 투자 설명. 투자를 받는 자리에서 묻는 숫자는 대개 지난달 신규 수가 아니라 월 성장률입니다. 비율이 유지된다는 근거가 있으면 규모가 작아도 2년 뒤 그림을 같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구독 매출. 기존 고객이 남은 채로 신규 고객이 얹히는 구독 사업은 매출도 같은 모양으로 쌓이고, 여기서도 남는 비율이 곡선을 정합니다.
실무 용례
"이번 분기는 신규 몇 명이 아니라 월 성장률 7퍼센트로 잡겠습니다."
목표를 절대 수가 아니라 비율로 적어 규모에 따라 기준이 같이 올라가게 하자는 제안입니다.
"지금 곡선이 밋밋해 보이는데, 이 비율이면 여덟 달 뒤에 두 배입니다."
초반 구간이 원래 그렇게 보이니 방향을 바꾸지 말자는 말입니다.
"이건 이번 달만 오르는 일이라 복리가 안 붙어요."
효과가 한 번으로 끝나고 다음 달 밑천에 보태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분기 계획 자리에서 현우가 이번 달 신규를 두 배로 만들겠다며 광고 예산 증액을 제안했습니다. 규원이 그다음 달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예산을 되돌리면 신규도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답이 나왔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민서가 다른 안을 냈습니다. 초대 화면에서 동료를 부르는 데 세 번 눌러야 하는 것을 한 번으로 줄이자는 안이었고, 이번 달 효과는 광고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지현이 두 안을 나란히 계산했습니다. 광고는 이번 달에 2,000명을 더 데려오고 끝이지만, 초대 화면 개선은 월 성장률을 4퍼센트에서 5퍼센트로 올립니다. 1만 명에서 시작하면 열두 달 뒤 둘의 차이는 거의 없지만, 스물네 달 뒤에는 2만 5,600명과 3만 2,200명으로 갈립니다. 팀은 둘 다 하되 예산 증액은 한 달만 쓰기로 정했습니다.
흔한 오해
복리 성장을 빠른 성장과 같은 말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중에 그려지는 가파른 구간만 눈에 남아 생기는 오해입니다. 실제로 이 방식은 처음이 가장 느립니다. 첫 달에 늘어난 500명은 덧셈으로 3,000명을 데려온 달보다 초라해 보입니다. 이 차이를 참지 못하고 여섯 달 만에 방향을 바꾸면, 곡선이 벌어지는 구간을 매번 앞두고 그만두게 됩니다.
한 번 붙으면 알아서 굴러간다는 오해도 흔합니다. 이자가 저절로 붙는 금융의 그림이 그대로 옮겨 와서 생깁니다. 비율을 지키는 일은 규모가 커질수록 어려워집니다. 1만 명의 5퍼센트는 500명이지만 10만 명의 5퍼센트는 5,000명이라, 같은 비율을 지키려면 매달 열 배를 데려와야 합니다. 초대나 검색으로 들어오는 양이 규모를 따라 커지지 않으면 비율은 자연히 내려갑니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것은 잘못됐다는 신호가 아니라 기본값에 가깝습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가리키는가 | 복리 성장과의 차이 |
|---|---|---|
| 그로스 루프 | 산출물이 다시 입력으로 돌아오는 구조 | 루프는 장치고 복리 성장은 그 장치가 돌 때 나타나는 곡선입니다. 루프가 있어도 빠져나가는 양이 크면 곡선은 생기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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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