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양동이
Leaky Bucket
개념
들어오는 사용자만큼 기존 사용자가 빠져나가서, 유입을 아무리 늘려도 전체 사용자 수가 제자리에 머무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등장 배경
성장을 숫자로 보고하던 팀들이 오래 들고 다닌 값은 신규 가입자 수 하나였습니다. 이번 달 3,000명, 지난달보다 200명 많다는 식입니다. 들어온 사람만 세면 그래프는 언제나 오른쪽 위를 향하니 회의는 잘되고 있다는 분위기로 끝났습니다.
어긋남은 다른 회의에서 드러났습니다. 페이지덱에서도 반년 내내 매달 3,000명이 새로 가입했는데,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제품을 연 사람 수인 월간 활성 사용자는 1만 명 언저리에서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마케팅 쪽은 유입이 늘었다고 보고하고 제품 쪽은 사용자가 안 는다고 보고했는데, 두 보고가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빠진 것은 반대편 숫자였습니다. 들어온 사람만 세고 나간 사람을 세지 않으면 두 보고는 영원히 만나지 못합니다. 새는 양동이는 그 둘을 한 화면에 올려놓게 만든 말입니다. 위에서 물을 붓는데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어 수위가 오르지 않는 그림으로, 시선을 유입과 이탈의 차이로 옮겨 놓습니다.
작동 방식
수위는 붓는 양이 아니라 붓는 양에서 새는 양을 뺀 값으로 정해집니다. 활성 사용자 수도 같아서, 이번 달 숫자는 지난달 숫자에 새로 들어온 사람을 더하고 떠난 사람을 뺀 값입니다.
한 달 사이 이 숫자를 움직이는 값은 둘입니다.
- 신규 유입 — 이번 달에 처음 들어온 사람입니다. 광고, 검색, 초대처럼 밖에서 데려오는 경로가 모두 여기 들어갑니다.
- 이탈 — 지난달까지 쓰다가 이번 달에는 오지 않은 사람입니다. 계정을 지우고 나가기보다 아무 말 없이 안 들어오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사용자가 이렇게 떠나는 현상을 처른이라고 부릅니다.
숫자를 넣어 보면 양동이가 새는 상태가 선명해집니다. 활성 사용자 1만 명에 한 달 이탈률이 30퍼센트인 제품이라면 매달 3,000명이 빠져나갑니다. 이때 신규 유입이 딱 3,000명이면 다음 달도, 그다음 달도 1만 명입니다. 여섯 달 동안 1만 8,000명을 새로 데려왔는데 화면에 찍히는 숫자는 반년 전과 같습니다.
여기서 광고비를 두 배로 늘려 매달 6,000명을 데려온다고 해 봅니다. 숫자는 오르지만 무한정 오르지는 않습니다. 남아 있는 사람이 늘면 그 30퍼센트인 이탈 인원도 같이 늘기 때문입니다. 1만 3,000명이 되면 3,900명이 빠집니다. 결국 유입과 이탈이 같아지는 2만 명에서 멈춥니다. 정착하는 수위는 월 유입을 이탈률로 나눈 값입니다.
반대쪽을 건드리면 같은 자리에 다른 비용으로 도착합니다. 유입을 3,000명으로 둔 채 이탈률만 15퍼센트로 낮춰도 멈추는 지점은 똑같이 2만 명입니다. 다만 광고 쪽은 매달 두 배의 돈을 계속 내야 그 수위가 유지되고, 이탈률 쪽은 한 번 고쳐 놓으면 그대로 갑니다. 쓰던 사용자가 계속 돌아오는 정도인 리텐션을 올리는 일이 같은 수위를 훨씬 싸게 만듭니다.
쓰이는 곳
가장 자주 나오는 자리는 광고 예산을 더 쓸지 정하는 회의입니다. 채널 성과가 나쁘지 않은데도 전체 숫자가 안 움직일 때, 돈을 더 넣자는 쪽과 지금 넣는 돈부터 새고 있다는 쪽이 갈립니다.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데 드는 돈인 고객 획득 비용이 3만 원인데 그 사람이 두 달 만에 떠난다면, 예산을 두 배로 늘릴 때 손실도 두 배가 됩니다.
두 번째 자리는 구멍이 어디에 뚫렸는지 찾는 작업입니다. 같은 시기에 들어온 사람끼리 묶어 시간이 지나며 얼마나 남는지 보는 코호트 분석을 쓰면, 대개 가입 첫 주에 절반 넘게 빠지는 그림이 나옵니다. 그러면 구멍은 오래 쓴 사람 쪽이 아니라 새 사용자가 자리 잡기까지의 구간인 온보딩에 있습니다. 제품의 쓸모를 처음 체감하는 활성화까지 가 보지도 못하고 떠나는 겁니다.
세 번째는 성장 구조를 새로 붙이려 할 때입니다. 사용자가 만든 결과가 다시 사용자를 데려오는 그로스 루프는 대개 양동이가 새지 않는다는 확인을 받은 뒤에 답니다. 남지 않는 사용자는 다른 사용자를 부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실무 용례
"지금 양동이가 새고 있어서 광고를 더 태우는 건 의미가 없어요."
유입을 늘려도 그만큼 빠져나가니 예산 증액을 뒤로 미루자는 제안입니다.
"신규 가입은 매달 3,000인데 활성 사용자가 반년째 1만이에요. 새는 양동이죠."
유입 숫자만으로는 성장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구멍부터 막고 물을 붓죠. 이번 분기는 잔존율에 붙겠습니다."
획득 쪽 과제를 미루고 이탈을 줄이는 과제를 먼저 하겠다는 선언입니다.
페이지덱에서 이 말이 오간 건 유료 채널 예산을 두 배로 올리자는 제안이 나온 자리였습니다. 현우가 가입 한 건당 비용이 석 달째 안정적이라고 보고했고, 같은 회의에서 지현이 코호트 표를 열었습니다. 지난 여섯 달 동안 가입한 사람 중 넷째 주까지 남은 비율이 18퍼센트였고, 예산을 어떻게 쓰든 변하지 않았습니다.
규원은 증액을 다음 분기로 미루고 한 분기를 온보딩 개선에 쓰기로 정했습니다. 그 결정을 설명한 표현이 새는 양동이였습니다. 광고가 실패했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상태로 예산을 늘리면 늘린 만큼 같은 비율로 빠져나간다는 뜻이었습니다. 넉 달 뒤 잔존율이 31퍼센트로 오른 다음에야 예산 이야기가 다시 올라왔습니다.
흔한 오해
구멍을 완전히 막는 것을 목표로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동이 그림이 워낙 선명해서 물이 한 방울도 안 새는 상태가 정상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탈이 0인 제품은 없습니다. 한번 써 보고 자기 일에 안 맞아 떠나는 사람은 정상적인 흐름이고, 그런 사용자까지 붙잡으려 들면 제품이 아무에게도 맞지 않는 모양으로 부풀어 오릅니다. 목표는 0이 아니라 유입이 이탈을 넉넉히 넘어서는 지점입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있습니다. 새는 양동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획득을 멈춰야 한다고 읽는 경우입니다. 구멍이 뚫렸는데 물을 붓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유입을 아예 끊으면 구멍을 고쳤는지 확인할 재료도 사라집니다. 잔존율이 올랐는지는 새로 들어온 사람들이 남는지를 봐야 아는데,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없으면 그 표가 비어 있습니다. 실제로 하는 일은 획득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늘리기로 한 계획을 미루는 것입니다.
자주 헷갈리는 용어
| 용어 | 무엇을 가리키는가 | 새는 양동이와의 차이 |
|---|---|---|
| 퍼널 이탈 구간 | 가입이나 결제 과정에서 사람이 유독 많이 빠지는 특정 단계 | 아직 자리 잡지 않은 사람이 들어오다 마는 한 지점을 짚습니다. 새는 양동이는 이미 쓰던 사람까지 나가 전체 수가 멈춘 상태 전체를 가리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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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업데이트 2026-09-16